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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고 투명한 회계정보를 바라면서...
 저자: 강경규 |   당월호가기:320  |  날짜:2003-10-01 |  조회수:7869
 

『매미』란 놈이 한반도를 온통 뒤죽박죽 어질러 놓고 동해 쪽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유유히 도망가 버렸다. 아마 『매미』녀석이 우리나라의 무질서하고 어지러운 상황을 눈치채고 자신도 한번 어울려 보자는 심산으로 한 건 한 것 같다. 마치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자기 중심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칭송되어 왔다. 예의를 존중한다는 것은 무리를 지어 사는 우리 인간들의 일상생활에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농경사회를 통하여 우리 민족은 자연적으로 사람이 모여 사는 가운데 단체에서 각 개인이 지켜야 할 도리와 이웃에 대한 배려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실천하게 되었다. 이웃사촌이란 말은 이러한 연유에서 생겼고 이웃과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 모습이었다. 이렇게 가족과 사회를 중시하는 사회는 잘 정비된 도덕과 가치관이 성립되었고 이를 잘 지키는 것을 미덕으로 알아 왔다. 우리의 전통적인 사회모습은 자기 자신 보다는 이웃을 먼저 배려하고 사회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이러한 이웃사촌의 현상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같은 아파트 옆집에 몇 년간 살면서도 인사 한번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연히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어도 냉담하며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다. 각자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모두가 자기의 이익만을 주장하고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치 않으니 사회가 혼란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인터넷 쇼핑 몰에서 이민 상품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순식간에 상품이 매진되어 쇼핑 몰 관계자도 놀랐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외국이민을 희망하는 사람들 분포를 보면 3,40대 젊은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편안한 조국을 버리고 낯선 외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앞날의 희망을 찾아서 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앞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래 전 우리나라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시기에 젊은 동료 교수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리나라 젊은 세대가 겪는 가장 큰 갈등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가 혼란하고 안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장래의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가령 매월 어느 정도하면 저축을 계속하면 몇 년 뒤에 집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장래계획을 세울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입시정책이 그렇고 조세정책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사회의 병리현상들은 젊은 세대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외국이민을 생각하도록 몰아치는 중병으로 발전하였다. 우리 모두가 앞장서서 당장 고쳐 나가야 할 아픔인 것이다.

이러한 아픔을 치유하고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 대 수술이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 사회가 강도 높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추진해 왔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 수많은 개혁구호의 외침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 짚어 볼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왜 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두 가지의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개혁의 대상을 주로 제도나 사람으로 본 것이 문제라고 생각된다. 제도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개혁은 외형적인 개혁에 불과하다고 본다. 제도나 사람을 움직이는 기본 동력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도나 사람을 움직이는 기본 동인은 사람들의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혁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식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지금까지의 개혁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국민에게 강요하는 하향식 개혁이었다는 것이다.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개혁에 참여할 때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종합적으로 이야기하면 개혁은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의식개혁을 이루어 갈 때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역사가 일천하여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성숙해 가는 단계에 있고 오늘날의 혼란은 과도기 현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과도기 혼란상황을 단축시키고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선진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국민이 건전한 정신을 가진 시민으로 성숙해 간다면 사회는 안정적인 상태가 되고 국민들은 미래를 바라보고 안심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민주시민의 의식개혁은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의식개혁은 거창한 문제를 개혁할 것이 아니라 생활 가운데서 상식적인 사고와 행동이 이루어지면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는 누구나 남으로부터 존경받으며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고 있다. 스스로가 남으로부터 존경받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듯이 남을 존경하고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 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는 다음 세대를 위한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고 느낀다 바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소위 선진국을 여행해 보고 느낀 점은 우리나라에 비해 미래 투자라고 할 수 있는 공공투자와 사회 간접투자를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음 세대가 투자해야 많은 부분을 선조 들이 부담하여 이루어 놓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많은 정책들이 다음 세대를 위하여 입안되고 추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으며 젊은 세대들은 국가와 사회를 믿고 미래를 설계하며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회계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회계가 우리 사회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회계학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국민들의 투자를 바른 방향으로 유도하고 기업가들에게는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며 일반 국민에게는 재산 증식의 기회를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회계학이 본연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체 그리고 국민 개개인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함으로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분식회계와 부실 감사의 문제점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일시적으로는 그러한 일들이 지나 갈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다 같이 망하는 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회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회계시스템이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고유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이 도와 주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고가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방식일 것이다. 국가는 기업체나 감사인 그리고 일반 투자가를 믿고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할 것이며 기업체는 신뢰성있는 정확한 회계정보를 작성하여 제공해야 하고 감사인은 독립성을 가지고 엄격한 감사를 실시함으로서 사회의 신뢰를 얻으며 투자가도 기업체와 감사인을 믿어 주는 풍토가 필요할 것이다. 회계시스템과 관련된 사람들도 모두 상식인으로 돌아가서 회계를 바라보고 사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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