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호 영 <한양대학교 경영대학교수>
미국에서 2008년 시작된 글로벌금융위기로 인해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였고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규모 환손실로 인해 재무상태가 악화되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 조기상환 압박, 금융비용 상승, 신규여신 곤란 등이 예상되어 한국회계기준원은 2011년 도입예정이었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중 재무제표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일부회계처리기준의 조기적용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였다. 그 중 기업회계기준서 제5호(유형자산)의 개정으로 2008년 12월 31일이 속하는 연도부터 우리나라의 유가증권상장기업, 코스닥상장기업, 비상장기업 중 상당수의 기업들이 유형자산에 대하여 공정가치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2011년 도입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제1016호에서는 종전기준과 같이 유형자산을 취득원가로 평가하고 해당자산의 공시지가를 주석에 공시하는 방법과 공정가치평가금액으로 재무제표금액을 조정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자산재평가제도는 유형자산의 공정가치가 장부금액과 다를 경우 해당 자산의 재무상태표가액을 공정가치로 표시하는 평가방법이다. 전통적인 회계처리방법에서는 화폐의 경제적 가치가 일정하다는 화폐가치 안정의 공준을 채택하여 유형자산에 대하여 취득원가로 표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이는 역사적 취득원가가 목적적합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신뢰성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변하기 때문에 서로 상이한 가치의 수익·비용의 대응이 이루어져 재무상태와 경영성과가 왜곡 될 수 있다. 조기도입된 기업회계기준서에 의하면 유형자산의 공정가치 평가로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적이 적절하게 표시되어 회계정보의 질적 특성인 목적적합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재산재평가의 실시정보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산재평가모형의 채택이 경영자의 재량으로 결정되어 기업 간의 회계수치의 비교가능성이 저해되고 또한 재평가 증의 경우 기타포괄손익의 증가로 자본총액이 증가하여 수익성비율과 활동성비율 등의 비율이 낮아져 투자자들이 경영자의 성과를 나쁘게 평가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김정애·최종서 2010).
2000년말 폐지된 자산재평가제도는 재무구조개선이나 자본축적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 다양한 정책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였으나 자산재평가제도가 악용되고 법적 수혜가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회계정보의 비교가능성과 유용성을 저해하는 등 많은 부작용들도 있었다. 또한 공정경쟁, 조세부담의 형평성 및 부의 공정배분 등 경제적 정의라는 새로운 가치체계의 정립에 적절하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전춘옥 1995).
기업회계기준서 제5호에서는 평가증만 허용되었던 기존의 재평가제도와 달리 평가증과 평가감이 모두 허용되며, 평가증에 의한 재평가차익의 경우 기존에는 자본잉여금으로 처리하였으나 2008년 이후부터는 기타포괄손익으로 처리한다. 그리고 자산재평가차액에 대하여 이전과 달리 법인세감면 혜택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동일한 유형자산에 대하여 이전에 당기손실로 인식한 재평가감소액이 있다면 그 금액을 한도로 재평가증가액만큼 당기이익으로 인식한다. 그 이유는 재평가손실은 당기손실로 인식하며, 후속기간의 재평가이익은 과거 재평가손실의 회복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가감에 의한 손실의 경우에는 당기손실로 인식한다. 그러나 동일자산에 대하여 재평가잉여금이 있다면 당기손실로 인식한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제1016호에서는 이전제도와 달리 재평가대상자산, 재평가방법, 법인세절감효과유무, 회계처리방법 등이 다르다. 2008년부터 2010년말까지 유형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한 293개의 유가증권상장기업들(금융업 제외)의 재평가차액이 58조에 달하였다(송기홍 외 2011). 이 중 96.05%가 토지의 재평가차액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이 감가상각대상자산을 제외하고 주로 비상각대상자산인 토지만을 재평가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감가상각대상자산을 재평가하여 재평가잉여금을 인식하는 경우 재평가 이후년도부터는 법인세절감효과도 없으면서 감가상각비가 높아져 재평가하지 아니하였을 경우보다 당기순이익이 과소계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재평가하지 아니하였을 경우와의 감가상각비 차이만큼 재평가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대체하여 배당은 가능하지만 당기순이익이 과소계상되기 때문에 회사들이 감가상각대상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회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회계정보이용자들인 투자자, 채권자, 재무분석가 등은 어떤 기업들이 선택사항인 공정가치재평가를 채택하는 지를 분석하여 재평가차액정보와 재평가선택기업들의 특성간의 관계를 그들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로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