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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B의 시가평가제의 완화에 관하여... |
| 저자: 신호영 |
당월호가기:389
| 날짜:2009-07-06
| 조회수:212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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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호 영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시가평가제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는 회계기준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 ‘엔론 회계부정 사태’ 이후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강화되었다.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는 지난 4월 시가평가제(mark-to-market)의 기준을 완화한다고 발표하였다. FASB는 이번 개정된 내용을 오는 6월에 종료되는 회계기간부터 적용하며, 3월 15일 종료된 것도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도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보유목적을 변경할 경우 시가평가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말 국제회계기준을 변경하였다.
HSBC와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USB 등 유럽계 대형은행 10개 회사는 2008년 회계결산 때 파생금융상품의 보유목적을 매매목적에서 대출금목적으로 변경함으로써 시가평가 회계기준을 완화해 최종 손실액 가운데 총 200억 달러를 축소시켰다고 보도했다.
최근 금융위기로 금융자산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락하자, 과연 시장가격이 공정가치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왜냐하면 기업입장에서는 아직 팔지도 않았고 팔 의사도 없는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의 시장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큰 손실을 본 것처럼 회계장부에 기록하게 되고 이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은 단기매매, 만기보유 그리고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구분된다. 단기매매금융자산은 단기간 내 매매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을 말하며 시장가격의 변동을 손익으로 반영한다. 만기보유금융자산은 가격하락이 일시적이 아니거나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시가평가제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매도가능 금융자산의 경우 시장가격의 변동을 자본조정으로 처리하지만 가격 하락이 일시적이 아닌 경우(예를 들어 통상 6개월 이상 장기간 큰 폭으로 하락하였을 때) 그 차액은 모두 당기 손익계산에 포함한다.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FASB는 시가평가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상황을 명시하였다. (FAS 157-4) 금융자산의 거래 규모와 수준은 급격히 감소할 때와 금융자산의 거래환경이 비정상적일 때로서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정부나 공적 기관 등 특정 상대와 거래해야 할 때 등이다. 그리고 금융자산의 가격은 기업 스스로 적합한 가치평가모형을 사용해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추정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재량권이 늘어났다.
미국은 이전에는 금융상품의 가격이 장부 금액보다 하락하고 그러한 하락이 일시적이 아닌 경우, 이를 모두 손익계산서에 당기 손실로 인식하였다.
하지만 FASB는 이번에 만기 보유용과 매도가능용 자산의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당기손실에 반영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규정하였다. 즉, 채권발행기관의 신용도 하락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당기손실로 인식하고 매각 의도가 없는 금융자산의 일시적 가격하락은 자본조정으로 처리하여 손익계산서에 표시하지 않고 직접 자본의 감소로 나타내도록 하였다.
FASB는 이 처럼 시가평가제의 회계기준을 완화하는 대신 기업이 어떻게 금융자산의 공정가치를 계산하였는지, 그 과정을 1년 1회 공시에서 1년 4회 공시로 강화하였다.
그러나 공정가치의 계산법을 공시하고 공시를 강화한다고 해서 일반투자자가 복잡한 계산법을 이해하고 또한 제시된 가치가 공정한 가치인지 판단하기란 예전보다 더욱 어렵게 되었다. 월가는 이번 시가평가제 완화로 은행들의 이익이 약 20%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버냉키(Bernanke) 미 연준(FRB)의장은 “금융자산 가격을 합리적으로 회계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으며, 공시를 통해 기업들이 금융자산가격을 왜곡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가평가제의 완화가 투자자산의 가치하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부실 규모는 줄일 수 있겠지만, 자칫 이것이 현실을 회피하는 분식으로 이해되어 해당 금융기관들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누리엔 루비니(Roubini) 뉴욕대 교수와 플크루그먼(Krugman)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시가평가제를 완화한 데 대해 “부실자산의 인식과 처리가 지연돼 더 큰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였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 IMF의 권고로 시가평가제를 도입하였으나 미국과 달리 매도가능금융자산의 시가가 하락하였어도 이를 당기손실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단지 채권 발행기관의 신용위험이 높아져서 회수가능성이 낮아지는 경우에만 손실로 인식하고 있다. 다행히도 한국은 FASB가 이번에 완화한 규정을 이미 일부 채택하고 있었다.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이 전면도입된다. 공정가치를 포함한 국제회계기준과 관련한 여러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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