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7.1. 시행되기 시작했던 현행 부가가치세제는 올해 7월 1일로 만 44년을 맞이한다. 반 세기 가까이 비교적 성공적인 시행을 계속하여 온 것이다. 이러한 ‘부가가치세’는 대표적인 거래세로서 현재 시행 중인 26(내국세 13, 관세 2, 지방세 11)개 세목을 통틀어 지금까지 줄곧 세무확보에 가장 큰 기여를 하여 왔으며,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져 왔다.
이렇듯 공로가 큰 부가가치세제이지만, 제도상의 허점이 이루 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큰 것도 사실이다. 이 점을 국민이나 이론가들은 물론이지만, 특히 당국자들은 그러한 허점을 애써 외면하거나 심지어는 즐기는 측면이 없잖아 있었다고 본다. 이제는 이와 같은 허점을 바로잡으면서 보다 큰 세수증대를 꾀하고, 진전된 공평과세를 실현할 만한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 이유는 코로나 19(covid-19)의 세계적인 대유행이 3년째 계속되어 오다가 예방백신의 접종이 본격적으로 실행될 계제에 이르렀으며, 금년말이나 늦어도 다음 해 상반기에는 집단면역이 생성될 전망인 바, 그 때에는 정상적인 것(normal)에 대한 판단기준이 새롭게(new) 변화하는 이른바 ‘뉴 노멀’(new normal)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고방식이 바뀌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식과 더불어 우리가 미처 절실히 깨닫지 못해 왔던 제도상의 허점을 바로잡는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부가가치세제의 허점은 크게 두 줄기로 요약할 수 있다고 본다. 그 한줄기는 세금계산서를 둘러싼 허점이고, 그 다른 한줄기는 간이과세제도를 둘러싼 허점이다. 여기에서는 지면관계로 앞것만을 간단히 짚어보기로 한다. 이에 관하여 이미 입법기관의 일부에서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세금계산서제도의 개편에 관한 골자 세 가지를 소개하기로 한다.
그 하나는 세금계산서의 발급시기를 현재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시기’(법 34①)로 정하고 있는 허점을 ‘공급대가를 받는 시기’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원래 세금계산서는 영어로 표현하면 ‘tax invoice(세금송장)’이므로, 세금의 납부를 전제로 하여 세금을 낸 영수증의 개념이라야 한다. 그런데도 현행 제도는 세금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물적인 공급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논리상으로도 문제가 있다. 이를테면 외상거래시에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모순이 있다. 또 하나는 해당 납부세액이 있는 가운데 발급한 세금계산서만을 근거로 매입세액공제를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이는 국세청의 전산행정으로 점검이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공급받는 자가 그 공급시기에 발급받은 세금계산서를 가지고서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공급자가 해당 매출세액을 국고에 납입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공급받는 자가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만약에 공급자가 납부 없이 행방불명이거나 자료상의 가짜세금계산서를 받았는데도 공급받은 자의 매입세액공제를 허용하여 국고손실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상과 관련하여 공급받는 자가 공급대가를 공급자에게 지급하더라도 그 매출세액을 공급자가 고의로 정부에 납부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우려를 없애기 위하여 공급받는 자가 미리 은행에서 국세청의 전산망과 연계된 가상계좌를 설정하여 그 가상계좌번호를 공급자로 하여금 세금계산서에 기재하도록 해당 공급자에게 요구하는 권리를 부여한다면, 공급받는 자가 그 공급대가를 은행의 가상계좌에 입금함으로써 원만한 거래관행을 확립할 수 있게 된다.
다른 하나는 세금계산서 발급의무가 없는 자로부터 농산물 또는 중고품 등을 공급받는 경우에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하자는 방법이다. 이는 ‘다목적세금계산서’(다른 말로는 ‘겸용세금계산서’)로 양식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세금계산서에 공급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적는 난을 넣어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액을 나누어 적을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을 제조?가공하여 판매하는 자는 매출액에서 그 매출원가를 뺀 금액을 과세대상으로 보아 부가가치세를 낼 수 있다.
우리나라 세금계산서제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선진화된 제도이다. 또한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러므로 세금계산서의 활용범위를 크게 넓혀 현행 간이과세자도 정규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법을 바꾼다면, 막대한 세수증대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너나없이 자기가 소비한 만큼의 소비세를 부가가치세로 내게 한다면, 공평과세의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