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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제’의 교훈적 시사점
 저자: 송쌍종 |   당월호가기:354  |  날짜:2006-08-08 |  조회수:23728
 

우리가 어떤 정책을 수립한다고 함은 그 추진코자 하는 특정의 목표를 구체화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곧 ‘정책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목표를 정하는 것만으로써 실제적인 일 추진이 원활히 진행될 수는 없다. 비록 그런 목표를 위하여 가동할 수 있는 조직이 있더라도 그렇다.

이 점은 전쟁에서 적과 싸워 이기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다음에 어떠한 일 추진의 단계가 필요한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먼저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즉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누구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환경 아래 어떠한 전술을 부려 싸울 것인가에 관한 종합적인 방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전략이 부실하다면 그 전쟁은 패배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


다음으로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주도면밀한 기술적인 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 흔히 말하는 ‘효과적인 전술’을 구사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기술적인 방법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 적에 비로소 가능하다. 그러나 전략을 세우고 전술을 갖추었다 해서 곧바로 전쟁이 수행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장에서 벌이는 실질적인 싸움인 효율적인 전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4년에 숱한 반대론에도 불구하고 나랏님까지 나섰고 정부와 여당이 총력을 기울여 추진하였던 종합부동산세제의 정책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비현실적인 부동산의 평가 문제를 바로잡는 조치일 뿐이라고 당국자가 누차 발명하기는 하였지만, 당시에 치솟는 부동산 물가를 당장 억제하겠다는 성급한 목표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하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동산 투기의 억제’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제대로 수립되었었는가? 한 마디로 ‘아니올시다’이다. 이를테면 ‘국민의 정부’가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기부양을 부추기려고 추진한 양도소득세제의 여러 완화조치 및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자금을 부동산 투자에 동원하는 것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던, 과거와 사뭇 달랐던 조치는 방치하면서 뚝만 근사하게 쌓아 놓으면 ‘루사’호 태풍의 홍수 물이라도 쉽게 막을 수 있다는 식으로 지극히 단세포적인 사고에 입각하여 종합부동산세제를 밀어부쳤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변적인 경제환경의 적절한 조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세제만을 땜질식으로 손질하였던 것이다. 예컨대 400조원 대의 과잉유동성 자금이 부동산시장 외에는 달리 갈 곳이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그대로 눈감은 채 세제로써만 부동산의 가격 앙등을 규율할 수 있다고 하는 안이한 판단이 깔려 있었다.

부동산 부자들에게 고율의 보유세 부담만 지우면, 가진 부동산을 무조건 팔려고 내놓을 수 밖에 없으리라는 자못 순진한 전략적 판단은 참여정부의 과욕에 넘치면서 무모하기까지 한 무차별적인 정책추진으로 전국 토지시장이 과열현상인 마당에 성과는 별로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 할 것이다. 거기에다 종래와 달리 토지와 건물을 종합평가하는 전술을 너무 급진적으로 시현함으로써 제도 시행의 긍적적 효과는 커녕 부작용만을 불러왔다고 보아야 한다.

이처럼 잘못된 전략과 전술을 바탕으로 하여 저돌적인 전투만이 이어진 상황이었다고 할 만하다. 그러한 전투를 결사적으로 진두지휘하는 장수도 있었다. 병사의 수도 넉넉한 편이었다. 그러나 전략과 전술이 비현실적이고 경제논리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애초부터 목표 달성은 빗나갈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 이 시점에서 잘못된 전략을 수정하고 뒤틀린 전술을 고쳐야 한다고 아우성들이다. 물론 그렇게 할 수 밖에는 없지만, 종합부동산세제가 잘못된 원인의 전부인양 무작정 칼부터 들이댈 것인가가 문제이다. 현명한 의사라면 환자의 수술에 앞서 종합적인 진단과 처방 및 검토를 거쳐야 할 일이 아닌가 말이다.

원래 세금으로 물가를 잡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여러 가지 관련 제도와 적절히 맛물릴 경우에만 세제가 투기억제와 같은 정책목적을 달성하는 건설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정책 당국자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세금만능주의의 그릇된 인식은 수정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시행 초기의 이 세제를 아예 폐지하는 일도 곤란하다. 더 큰 후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쥐잡으려다 독을 깨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면서 종합부동산세제의 개선을 위하여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우선 문제점의 철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지나친 이상형도 아니고 과잉수단도 아니며 부작용이 최소 한도에 그칠 수 있는 최적의 처방을 찾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소득세제와 연계통합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현행의 종합부동산세제는 우리에게 효자가 될 수도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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