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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재무제표의 주 재무제표화 논쟁
 저자: 정용근 |   당월호가기:326  |  날짜:2004-04-01 |  조회수:5577
 

정 용 근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최근에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고자 하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는 참여정부의 회계의 투명성 제고 정책의 하나로 채택되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이미 연결재무제표준칙 개정안(기업회계기준서 공개초안 제20호, 연결재무제표, 2003. 10)도 발표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불황 속에서 외국인의 대 한국투자 실적이 최근에 매우 저조하다는 사실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외국투자 저조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우리나라 기업의 “회계투명성의 결여”라고 알려지고 있다.
회계투명성의 문제는 이미 IMF사태 이후에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었으나 이 문제는 지금도 해결해야 할 큰 문제로 남아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회계부정 사건으로 인하여 몇 개의 대기업과 회계법인이 몰락하는 것을 보아 왔으며, 회계부정과 관련된 소송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차에 최근에 SK글로벌의 회계부정 사건은 또다시 우리를 놀라게 하였으며 그것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가도 실감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회계분식(window dressing)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여 왔으나 최근에는 회계분식이라는 용어대신에 아예 회계부정((accounting fraud)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회계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엔론, 월드컴 등과 같은 대기업의 회계부정 사태 이후에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SK글로벌 회계부정 사태가 알려지자 사람들은 이와 같은 회계부정이 이 회사뿐인가? 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었으며, 회계부정은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대체로 관행처럼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왔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눈치이다. 그리하여 과거의 누적된 회계부정에 대한 “대사면”과 같은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회계부정의 관행을 어떻게 끊어버릴 수 있는가?는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과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 회계인 모두의 당면한 과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회계부정의 관행을 차단하고 회계의 투명성을 기하기 위한 여러 가지 회계 개혁정책이 강하게 추진되고 있다. 회계감리제도의 강화, 내부관리제도의 강화, 재무제표의 최고경영자 인증제도, 집단소송제도, 공인회계사의 제3자 책임강화, 감사위원제도, 회계기준의 국제화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겠다는 정책도 이와 같은 회계부정의 방지를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연결재무제표가 작성되기 시작된 것은 1976년 1월 1일(상장법인 등의 회계처리 규정 및 동 규칙)부터이다. 그러나 이후 연결재무제표는 외부감사대상에서도 제외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참고자료로 작성되는 것에 불과 하였다. 물론 이 시기에는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교육과 인식이 매우 부족하였고 연결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기준도 정비되지 못한 상태였다. 연결재무제표의 작성이 의무화되고 외부감사대상에도 포함된 것은 약 10여년 전인 1992년 4월 증권거래법(제5조)이 개정된 때이다. 그러나 연결재무제표의 작성이 의무화되고 외부감사대상에 포함되었으나 기업이 공시하는 재무제표는 연결재무제표가 아니라 개별재무제표이며 연결재무제표는 하나의 보충적 정보로 공시하도록 되어 있다. 최근 회계제도 개혁안은 이것을 수정하여 기업이 공시하는 주 재무제표를 연결재무제표로 한다는 것이며 연차보고서 뿐만 아니라 분기 및 반기보고서도 연결재무제표로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회계기준은 지난 30 여년 동안에 참으로 많은 변화의 과정을 거쳐왔다. 이 중에서도 연결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기준은 어떤 기준보다도 많은 논쟁과 변화를 경험하였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도 1992년, 1994년, 1996년 등에 개정이 있었고, 또한 2000년에도 대폭적인 개정이 있었으며, 2000년의 개정 이후에 연결재무제표 제도는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여기에서 연결재무제표를 주재재무제표로 하고자 하는 개혁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기업회계기준서 공개초안 제20호로 발표된 연결재무제표기준 개정안을 보면 연결재무제표제도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의 촛점이 되는 연결종속회사의 범위에 대하여 현행 기준과 는 너무나 중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연결종속회사의 범위에 대해서는 과거에 참으로 많은 논의를 해온 문제이고 그 결과로 “지배지분율기준”과 “실질지배력기준”을 채택한 것이 현행 기준의 내용이다. 연결종속회사의 범위에 대한 공개초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좀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현재 우리나라는 연결재무제표제도 외에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기업집단결합재무제표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기업은 막중한 회계업무의 부담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수년 전에 연결재무제표제도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 “지분법회계”도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기 위해서는 현행 지분법회계와 기업집단결합재무제표제도를 종합하여 좀더 시간을 가지고 검토를 할 필요가 있으며 외부감사와 관련된 문제도 함께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새로운 제도를 졸속으로 시행하였다는 후회를 또다시 반복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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