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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수선택권과 공정가액접근법
 저자: 정용근 |   당월호가기:316  |  날짜:2003-06-01 |  조회수:6832
 

정 용 근
<동국대학교 경영대학교수>

회사가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한 때에 이를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이 문제를 놓고 미국에서 회계학계와 기업 및 정치권과의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어 왔다.
주식매수선택권(stock option)은 회사의 임직원에게 고도의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에서 이미 1920년대부터 도입되었고 1980년대 이후에 크게 성행하였다. stock option을 통하여 기업은 인건비지출을 절감하는 반면에 stock option을 부여받은 임직원은 회사의 영업성과에 따라 거액의 보상을 받을 수 있게되어 일시에 '백만장자(millionaire)' 의 꿈을 실현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백만장자의 꿈을 이루고 있어 꿈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stock option을 부여받은 사람들은 자신이 받은 stock option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물불을 가리지 않고 불철주야로 회사를 위하여 일할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그래서 stock option은 의욕이 넘치는 경영자들의 '황금수갑(golden handcuff)'이 되기도 한다. stock option제도는 한마디로 자본주의 경제원리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미국적인 제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stock option의 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경영자들이 회계분식을 통하여 재무성과를 부풀리는 사건으로 인하여 stock option이 경영자의 'moral hazard'의 원흉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고, 이 때문에 이 제도가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어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stock option의 회계처리방법도 함께 도마 위에 올라 회계학계는 물론 정치와 언론 등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임직원에게 stock option을 부여하면 회사는 이 시점(권리부여일)에서 아무런 지출이 일어나지 않고 훨씬 후 약정용역기간이 경과한 후 권리행사가능기간에 권리행사가 되는 때 사전에 약정된 수량의 신주(또는 자기주식)를 약정된 가액(행사가격)으로 교부하거나 약정내용에 따라 보상액을 지급하면 되는 것인데 회계 상에 무슨 문제가 있기에 그토록 말이 많고 시끄러운가?

stock option회계문제의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회사가 stock option을 부여하는 경우에 재무제표 상에 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권리부여시점에는 일반적으로 주식의 시가와 행사가격 사이에 차이가 없음으로 권리부여시점에서 회사는 stock option과 관련하여 아무런 지출이 없으며 동시에 권리를 부여받은 사람 역시 stock option으로 인한 아무런 수익이 없기 때문에 권리부여시점에서 stock option의 가치는 zero이고 물론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stock option은 몇 년 후인 권리행사가능기간에 권리가 행사될 것이고 그 시점에서는 주식의 시가와 행사가격 사이에 차이가 발생(주가가 상승하여)할 것이기 때문에 권리행사에 따라 수익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stock option의 가치는 미래의 권리행사일의 주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지라도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은 명백하고 따라서 stock option의 가치를 어떤 형태로든지 재무제표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하여 미국의 FASB를 중심으로 한 회계학계에서는 권리부여시점에서 stock option의 가치를 추정하여 재무제표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끈질기게 주장하여 왔으나 번번히 유명 정치인들을 앞세운 기업가들의 강력한 로비와 반대에 부딛쳐 아직까지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984년에 FASB가 이 문제에 대한 재검토를 시도하자 즉각 기업인들과 정치권이 합세하여 '부서지지 않았으면 수리도 하지 말라(if it ain't broke, don't fix it)'라는 논리를 앞세워 반대하여 실현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반대는 기업의 비용 증가와 이에 따른 기업성과의 감소를 우려한 데 기인된 것은 물론이다.

그 후 1992년에 미국의 상원의원 Carl Levin이 stock option의 가치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여야 한다는 법안을 제출한 것을 계기로 FASB는 1993년에 stock option의 회계처리방법의 수정 작업에 다시 착수하여 '공개초안(exposure draft)'을 발표하였는데 여기에서는 stock option의 가치평가방법으로 소위 '공정가액접근방법(fair value method)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option가격결정모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업가들은 stock option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가치를 올바로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또다시 일부 유명 정치인들을 앞세워 강력한 반대를 계속하였다.

예컨대 하원의원인 Anna Ashoo(california)는 FASB의 공개초안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면서, 'FASB의 주장은 미국경제의 회복에 찬물을 끼 얻는 것이며 미국의 기업정신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 미국의 고도기술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ASB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공정가액접근법의 적용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나 결국 실현되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1995년에 발표된 'FASB Statement No. 123'에서 공정가액접근법을 제시하였으나 이를 강제하지 못하고 기업의 임의에 따라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선으로 만족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에 증권거래법의 개정을 통하여 상장회사와 코스닼회사에 처음으로 이 제도가 도입되었고 2000년에 회계기준을 설정하면서 용감하게도 공정가액접근법을 도입하였으나 미국에서와 같은 심각한 반대에 부딪치지 않았다. 이것은 공정가액접근법이 얼마나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인지 아직 잘 알지 못한데 기인된 것인지 아니면 회계기준 설정에 있어 소위 '경제적결과(economic consequence)' 접근방법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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