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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등의 기준시가과세 유감
 저자: 송쌍종 |   당월호가기:323  |  날짜:2004-01-02 |  조회수:22879
 

송 쌍 종
<서울시립대학교 세무대학원 교수, 법학박사>



우리 국민성은 체험학습형(體驗學習型)이라는 해석론이 있다. 이는 시쳇말로 "뜨거운 맛을 보아야만 정신차린다" 는 의미이다.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친다는 속담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우리가 후진국인 까닭이기도 하다.

부동산투기가 문제되기 시작한 것은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될 무렵이었다. L그룹 S회장이 땅을 사재기함을 보고서 다른 재벌들이 시샘하여 땅투기에 나서자 전국적으로 투기가 번졌다는 주장은 자못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이렇듯 땅이 투기의 대상이 되면서 부동산 투기억제를 겨냥한 정책개발은 지속되어 왔다. 그 때마다 세제는 억제대책의 중심 메뉴이었다. 그리하여 세금만 동원하면 투기를 잡는다는 이른바 조세만능주의(租稅萬能主義)가 60년대이래 당국자들의 뇌리에 박혔다.

1967년의 부동산 투기억제세를 비롯하여 1973년부터의 각종 지방세 중과세율과 1975년의 부당이득세가 그 예이다. 1975년에 투기억제세를 양도소득세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렀지만, 이는 아직 투기억제의 대표적 정책세제이다. 1988년과 그 이듬해만 시행되었던 토지과다보유세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와 토지분 재산세를 통합한 1990년부터의 종합토지세도 한 부류이다. 다만 이는 수입목적과 정책목적을 혼합함으로써 어느 목적도 달성치 못하는 불합리성이 문제이다.

지금까지의 이들 조세정책은 새로운 세목을 만들거나 세율을 높이는 방법이었다. 이는 과세대상의 평가방법을 바꿈으로써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는 뜻이다. 즉 과세표준을 실액(實額)으로 산정하여 거래과세인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및 등록세를 매기고 무상이전과세인 상속세와 증여세도 과세하며 또한 보유과세인 종합토지세와 재산세도 같이 과세하는 방법을 적극 모색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에 버금가는 과세제도는 있었다. 즉 종합토지세와 재산세를 과세할 경우 시가를 표준으로 산정한다는 뜻의 '시가표준액(時價標準額)'을 지자체가 고시하는데, 그것이 시세와 동떨어지거나 급등하는 지역의 시가를 원활히 반영치 못하므로, 국세청이 시가표준액에 「몇 배」(예 5배)씩을 곱하여 기준시가를 따로 만들어 양도소득세·상속세 등을 과세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 기준시가는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평가기준이지만, 지난 30년간 이를 활용하여 투기지역의 양도소득세 등을 과세함으로써 상당한 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03년에 들어 기준시가라는 카드만으로는 서울 강남지역 등의 부동산시세 폭등에 대하여 약발이 안 듣는 문제가 생겼다.
그 결과 기준시가를 전면 적용하는 방법을 꾀하게 되었다. 즉 기준시가를 국세만이 아니라 지방세인 재산세나 종합토지세에도 같이 적용하도록 제도를 바꾸자는 것이다. 이는 신축성있는 기준시가를 지방세에도 확대적용하면 효과가 있으리라는 점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이에는 생각하여 볼 점이 있다. 우선 원가기준(건축비기준)으로 건물을 평가하는 과세시가표준액이 과연 실액과세(實額課稅)에 근접하도록 과학적인 시가평가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다음으로 기준시가로 과세하는 지방세는 자치단체별로 부익부빈익빈을 결과할 수밖에 없을 터인데, 세수는 과다하면서 부동산값은 치솟는 자치단체에게 정부가 새 제도를 무조건적으로 강요할 방법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독일의 역교부세제(逆交付稅制) 즉 넘치는 세수액을 다른 부족한 지방단체로 넘겨주는 식의 제도개선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충분한 연구 없이 발등의 불끄기 식으로 제도개혁을 논하는 일은 답답하다. 차라리 기준시가보다는 본격적인 실액과세를 단행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좋을 듯도 하며, 진정으로 조화로운 세제의 연구가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바야흐로 우리는 투명사회로 치닫는 길목에 섰습니다. 우리 경리인들은 투명사회의 건설에 긴요한 주춧돌입니다. 경리회계의 투명성이야말로 기업발전의 선결과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모두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힘냅시다! 화이팅(Fighting)! 간바레(がんばれ)! 찌야요우(加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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