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나 경제발전을 겨냥한 경제정책적 시각에서 바라보건 아니면 단순히 공평과세만을 추구하자는 시각에서 보건 간에 현행 세제상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적폐청산의 깃발을 날리며 출범한 ‘문재인정부’에서 세제에 관한 적폐라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손 치더라도 적폐에 못지않는 갖가지 문제가 세제상으로 그리고 세무행정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세제상의 적폐에 필적하는 문제들 중에서 해결순서를 정한다면 부가가치세법의 개정이 그 첫단추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부가가치세제상의 문제가 비교적 개선이 쉬우면서도 그 효과는 크고 넓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가가치세법상의 개선과제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을 두 가지만 고른다면 간이과세제도의 폐지와 부가가치세환급제도의 개선이라고 판단된다. 간이과세제도는 1977년 시행 초기에 ‘과세특례’라는 것으로 불리웠다가 나중에 ‘간이과세’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이것이 과세특례일 때에는 이른바 외형과세방법을 택하여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공급액(매출액) 전부를 ‘공급대가’라 부르고 한 과세기간의 공급대가 전체를 합산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그 과세표준에 1,000분의 20(대리 중개 주선 위탁매매와 도급의 경우에는 1,000분의 35)의 세율을 적용하는 천분율과세를 했다. 이것이 ‘간이과세’라는 것으로 바뀌면서 위 ‘공급대가’의 합계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되, 이것에 이른바 업종별 부가가치율이라는 것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에 일반과세자와 같은 10%의 세율을 곱하여 세액을 산출하는 백분율과세를 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이는 결국 외형에서 일정 부분이 공제되므로, 백분율과세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업종별 부가가치율이라는 것은 어차피 인위적인 가공을 거치는 것이므로, 실질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추계과세의 성질을 지닐 도리 밖에 없다. 그러므로 연간의 공급대가가 4천 800만원을 넘지 않으면서 ‘납세의무의 면제’라는 비과세 범주에 속하지 않는 2천 4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모든 개인사업자에게는 간이과세자라 이름붙이고서 합법적인 탈세를 법률로 허용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정식의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지 않으므로, 법의 허점을 활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정규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여야 하는 일반과세자로 전환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이들 간이과세자를 일반과세자로 전환하면서 개정법의 시행 후 5년간을 특례기간으로 설정하여 과거 3년 정도의 평균 납세액만큼만을 부가가치세로 납세하도록 하되 정규세금계산서를 제대로 발급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 기간 동안 과세표준이 과거보다 늘더라도 연평균 납세액에 매연도의 물가상승률만큼만을 더 올리는 데에 그치는 방향으로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면서 세금계산서의 발급에 관하여는 엄격한 세무행정관리를 하고서 5년 후에 완전히 양성화하여 정상적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로 거듭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현행법상의 세액계산방법인 ‘전단계세액공제법’에 따르면,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뺀 금액이 부(-)의 수치로 계산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해당 과세기간에는 매출실적이 적고 매입실적은 반대로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부(-)의 금액을 ‘환급세액’으로 돌려주는 것이 현행법의 원칙이다. 이렇게 하더라도 길게는 문제가 해결된다. 납부세액이 상대적으로 큰 과세기간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 매입세액에 관한 매출세액 해당 세금이 원래의 공급자에 의하여 국고로 납입되지 않는 경우에는 국가의 세수결손이 생길 수 있다. 자료상이 끼어들어 공급을 증명하는 엉터리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서 나중에 종적을 감추는 경우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국가가 환급세액을 환급할 적에는 전단계의 납부세액이 국고로 들어온 실적을 반드시 확인하는 행정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는 전산시스템이 완벽한 수준이므로 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현행 부가가치세법에는 이러한 근거규정이 없다. 과거에 이런 규정이 없이도 세무행정에서 이렇게 시행한 적이 있었다. 그러한 행정절차가 어느 사이에 사라진 지금 부정환급은 상당히 널리 자행되고 있다. 이것을 막으면 연간 20조원의 세수증대가 가능하다는 전문인의 주장(세정신문 2015.8.10. 기사)도 있고 보면, 정부당국은 이를 위한 부가가치세법의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