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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와 합리적․효율적 시장대처 |
| 저자: 최국현 |
당월호가기:384
| 날짜:2009-02-05
| 조회수:13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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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국 현 <중앙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회계학 박사>
지난 2008년은 우리와 모든 세계인이 한가지로 마음 졸이며 불안한 미래에 어느 곳에도 마음을 정하기 어려웠던 한해였다. 혹자는 이번 경제위기를 1930년대 초 8년여 동안 세계를 억눌렀던 경제대공황에 비유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1980년대 초 스태그플레이션을 동반하였던 경제침체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전자는 1990년대부터 시작하여 오늘까지 전 세계가 하나로 추구하여 온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인하여 미국 발 금융위기를 누구도 비켜갈 수 없고 종국에는 온 세계를 빈곤과 궁핍으로 몰아갔던 전(前) 세기의 경제 대공황 이상의 파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후자는 전 세계가 추구해온 글로벌라이제이션 덕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어 선제적이고 전방위적인 대처로 현재의 위기가 경제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이번 위기가 일반적 경제순환과정의 수축기의 양태와는 큰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바이다.
이와 같이 현재의 위기는 금융버블에서 시작하여 실물경제를 섭렵하며 종국에는 우리들 하나하나에게 삭풍(朔風)으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는 1930년대 경제대공황을 이겨내고 1980년대 대불황을 넘어서면서 분업과 효율을 외치며 모든 것을 시장논리에 따른 최소한의 규제와 민영화라는 두 개의 깃발을 날리면서 인류역사상 전례가 없는 풍요를 누리며 천세만세를 누리게 될 최고효율의 인류문명을 이룩하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지금 우리는 한치 앞을 희망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허리를 졸라매면서 생존을 위하여 모든 것을 사르고자 다짐하는 초라한 세계에 남겨져 있다. 우리가 그렇게 전능하고 만능하다고 그렇게 신봉하던 시장이 우리의 절대적 바람을 보기 좋게 메다꽂고 우리를 깔고 앉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던 이들이 그렇게 신봉하던 합리적 시장이 우리 모두를 질식시키는 규모로 버블을 만들고 이제는 그 버블을 터뜨려 우리를 저 아래 나락으로 떨어뜨리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다 허황된 신기루 같은 이상을 향하여 환호하며 아스러지는 환상을 바라보았던 것인가? 그러나 아직 우리는 그 원인이 어떻게 시작하고 성장하였는지 누구도 단언하지 못한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우리는 아프고 곪고 터지고 난 후 다시는 아프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난 아픔을 잊고 다시금 역사의 쳇바퀴를 순환시킨다. 역사는 그렇게 순환하고 반복되며 진화하였다. 현재의 위기에 대하여 시장을 비난하며 시장효율성을 부인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혼돈과 미궁의 세계로 빠져 들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처한 위기를 시장실패로 책임을 물으며 시장을 부인하기 위해서는 시장실패를 초래한, 시장균형에 균열을 조장한 인자(因子)를 규명하여 다시금 시장실패를 유도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시장을 부인하고 시장을 조롱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신봉하고 모든 것의 잣대로 우리의 사고를 지지하던 시장의 붕괴와 함께 그 대가를 치르고야 말 것이다.
금융위기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회계원칙의 예외규정을 정하여 2008년 회기 재무제표 작성 시 선택권을 부여하였다. 대표적인 것으로 외화환율과 파생상품에 대한 시가평가 유보를 선택하게 허락하였으며, 조선업종의 경우 수주 받은 배에 대한 선수금 처리 방법에 대하여 유연성을 열어 놓았다. 이러한 선택권이 현재 우리를 엄습하고 있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이전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아픈 상처를 지혈해 주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우리가 어제까지 지켜야 했던 금과옥조의 원칙을 오늘의 상처를 처매고 나아가 원하는 각색대로 나아가 화장(化粧)하는 곳에 남용된다면, 오늘의 위기를 초래했던 시장균열의 원인으로 상처를 처매는 격이 될 수 있음을 감독 당국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시장이 균형을 찾고자 할 때마다 스스로 자정을 찾는 시장의 불균형을 우리의 잣대로 세우고 일으키는 것을 반복한다면 종국에는 더 이상 기우는 불균형을 지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또다시 작디작은 잡목으로 균형 잃은 거대한 함선을 지탱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오늘과 같이 미래에 대한 꿈을 묻고서 두려움 속에서 생존의 키워드만을 지탱하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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