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나라의 대형 조선회사라고 할 수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천문학적인 분식회계를 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가 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묵인하거나 방조한 혐의로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이 형사법적 처벌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산업은행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국책은행이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대회사와 금융회사인 한국산업은행의 문제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란 회사의 조직운영에 있어서의 법적 구조와 실제의 힘의 흐름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기업의 기본법이라고 할 수 있는 상법은 IMF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기존의 감사에 갈음하여 새로이 감사위원회제도를 1999년 개정상법에 도입하였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확보를 위하여 사외이사가 위원의 3분의 2이상이 되도록 규정되었다. 그 후, 2009년 개정상법에서는 최근 사업연도말 현재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감사위원회의 설치가 의무화되었다.
다시 말하면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상법상 사외이사란 해당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이사(상법 제382조 제3항)를 말한다. 따라서 ①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는 이사·집행임원 및 피용자 또는 최근 2년 이내에 회사의 상무에 종사한 이사·감사·집행임원 및 피용자, ② 최대주주가 자연인인 경우 본인과 그 배우자 및 직계 존속·비속, ③ 최대주주가 법인인 경우 그 법인의 이사·감사·집행임원 및 피용자, ④ 이사·감사·집행임원의 배우자 및 직계 존속·비속, ⑤ 회사의 모회사 또는 자회사의 이사·감사·집행임원 및 피용자, ⑥ 회사와 거래관계 등 중요한 이해관계에 있는 법인의 이사·감사·집행임원 및 피용자, ⑦ 회사의 이사·집행임원 및 피용자가 이사·집행임원으로 있는 다른 회사의 이사·감사·집행임원 및 피용자 등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상법 제382조 제3항 각호). 사외이사의 자격에 대해 이러한 엄격한 법률적 제한을 가하는 것은 사외이사가 대주주의 영향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의 문제와 한국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감독의 문제가 발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대회사의 경영 투명성에 대한 대외적 평가가 악화되기에 이르렀다. 사실 상법상의 감사위원회제도는 이사로서 업무집행에 관여한 자가 감사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자기감사의 모순이 있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입법적 대책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와 대표이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최근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기도 하였다. 감사위원회제도의 혁신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대회사에 대해서는 집행임원제도를 의무화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집행임원설치회사에 있어서 이사회는 업무감독기능을 수행하고, 집행임원이 업무집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사 및 집행임원의 직무집행에 감사는 감사위원회가 하게 된다. 물론 상법상으로는 이미 집행임원제도(상법 제408조의2)가 도입되어 있지만, 실제 집행임원을 둔 집행임원 설치회사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집행임원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기업의 문화를 고려하면, 제도 운영상의 어려움이 따를 수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집행임원설치회사의 경우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실효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의 기능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기업지배구조의 혁신이 우리나라 대회사의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기업의 대외적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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