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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납세제’ 추진은 合理性과 調和性을 고려해야...
 저자: 송쌍종 |   당월호가기:345  |  날짜:2005-11-01 |  조회수:22700
 



송 쌍 종
<서울시립대학교 세무대학원교수, 법학박사>


조세를 기업회계와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분류하면 󰡐기업조세󰡑와 󰡐비기업조세󰡑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기업조세는 기업이 기장하는 회계장부에서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하여 과세하는 이른바 근거과세가 원칙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법인기업은 비교적 이 원칙에 충실한 편이었다 치더라도, 개인기업의 경우에는 그 기장기업의 비율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조하였다.

그 동안 세법에는 근거과세 지향의 기장신고를 장려하기 위한 여러 가지 유인책이 마련되어 왔다. 이를테면 󰡐간편장부제도󰡑라든가 이미 용도 폐기된 󰡐녹색신고제도󰡑 등이 그 예이다. 소득세법 상의 󰡐소득표준율󰡑이나 󰡐표준소득율󰡑 및 현행의 󰡐기준경비율󰡑 등에 의한 소득추계의 과세방법이나 부가가치세법 상의 외형추계의 과세방법 등도 따지고 보면 근거과세를 역설적으로 촉진하려는 고육지책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번에 󰡐간편납세제󰡑라는 새로운 방식의 기장신고 장려책의 추진에 나섰다. 이는 세무지식이 부족한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의 납세편의성을 도모하고 근거과세를 넓혀 궁극적으로 성실신고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기본적인 증빙만을 갖추면 새로 개발하는 전자장부시스템으로 장부기록을 쉽게 하고 또한 세무조정을 간단히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특히 세무조정에 있어 감가상각비의 계산 및 재고자산의 평가를 단순화하며, 접대비는 정액한도제를 인정하고, 기부금은 개략적 계산제를 인정하며, 퇴직급여충당금 한도액은 계산간소화를 꾀하고, 지급이자의 계상을 완화한다는 등의 방안이 제시되었다. 조세감면은 각종 감면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표준이 되는 일정액의 감면을 무조건 허용하는 표준세액공제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발상의 제도개선방안은 회계장부의 기록을 쉽게 하면서 세무조정을 간소화하여 소득금액의 계산을 간편하게 하자는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옳다. 개인기업의 기장수준이 너무 낮다는 점에서 보아도 그렇다. 하지만 정부의 보도자료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면 몇 가지 문제점이 엿보인다.
첫째 이 방안은 주로 제조업에만 의미가 있다. 감가상각 재고자산 접대비 기부금 충당금 또는 지급이자를 계산 또는 계상하는 일은 실사과세의 경우에만 문제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세무행정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에게는 공격적인 세무조사를 결행하면서 도매상과 소매상은 지나치게 소홀히한 감이 없지 않았다. 이들 도소매상 개인기업은 항목별 비용계산이 별로 문제되지 않으므로 기장은 없이 󰡐오리발󰡑식 대응을 하는 행태가 문제임에도 이에 관하여 고민한 흔적이 없다.
둘째 법인기업을 그 대상으로 삼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수십년의 노력 끝에 기장제도가 정착단계에 들어선 법인세제에 있어 그 60%에 달하는 법인에게 다분히 변칙적인 기장을 허용함은 󰡐40년 공든 탑󰡑을 일거에 혼란으로 몰아넣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법인이라면 소규모라도 납세편의성이나 소득금액의 계산복잡성이 아니라 탈세의도가 문제이다. 그렇지 않다면 왜 개인기업으로 하지 않고 법인제도의 이익을 누리려는 것인가. 오히려 응분의 복잡성으로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기존의 방법이 타당하다.
셋째 미국 호주 등 선진국의 유사제도를 󰡐벤치마킹󰡑한다고 하면서 정작 그들이 활용하는 현금주의를 고려한 내용이 빈약한 이번 안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권리의무확정주의가 법률적인 의미의 권리 또는 의무의 확정만으로 수익실현이나 비용발생을 가려야 하므로 제도가 어렵다는 점에서 현금주의가 대안으로 채택될 여지가 있다면, 이번에 그 활용폭을 더 넓히는 방향을 택했어야 한다.
넷째 세무사라는 전문직업인이 오륙천명이나 있고 수십년 발전하여 왔으며 그것도 매년 700명씩 양산되는 세무사제도를 외면한 이번 구상은 크게 잘못되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기장수수료가 절약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전자장부를 다루는 인력을 확보함에 있어 세무사에게 지급하는 월 수십만원으로 가능할 일인가. 또 질높은 세무상담은 누가 담당할 것인가.
무릇 제도란 합리성과 투명성, 효율성과 공정성 및 조화성을 갖추어야 하는 법이다. 만약 이러한 제도적인 여러 요체를 갖추지 못하면서 현실성마저 떨어지는 기형을 만든다면 나중에 엄청난 비능율과 불공정이 초래된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관한 정부와 국회의 신중한 접근을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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