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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기장 및 세무처리에 관한 세법규정의 배려
 저자: 송쌍종 |   당월호가기:340  |  날짜:2005-06-02 |  조회수:22996
 

송 쌍 종
<서울시립대학교 세무대학원교수, 법학박사>



조세를 기업과의 관련성 여부를 기준으로 분류하면 ''기업조세''와 ''비기업조세''로 나눌 수 있다. 이는 다시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세분할 수도 있다. 즉 기업이 부담하는 조세를 모두 기업조세로 보고, 개인이나 가계에서 내는 조세를 비기업조세로 보는 견해는 전자에 해당한다. 이를테면 지방세인 재산세를 기업이 납부하면 기업조세이고 가계에서 내면 비기업조세라고 하는 식이다. 이를 좁은 의미로 이해하면, 기업에서 세무계산이 이루어지고 그 납부 또한 기업이 행하는 조세만이 기업조세이고, 이의 반대는 비기업조세이다.

좁은 의미의 기업조세에는 부가가치세, 법인세, 사업소득 및 부동산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등이 해당한다. 이들 조세는 기업이 비치·기장하는 회계장부를 토대로 세무계산을 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이다. 물론 기업의 기장을 무시하고 추계과세가 행하여지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현상이다. 그러므로 기장을 근거로 하는 이른바 근거과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법이다.

이러한 기업조세를 위하여는 개별세법 속에 회계기장 및 세무경리를 도와주는 규정내용을 다각도로 배려하는 조세입법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회계기장 및 세무경리가 원활하지 못하다면 기업 측에만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과세당국의 불편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회계에만 맡겨 둘 일이 아니라 개별세법의 모법과 시행령 및 시행규칙 속에 적절한 회계 및 세무처리의 규정을 배려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에서 본다면 현행 개별세법 중에서 부가가치세법은 비교적 문제가 많은 실정법이다. 특히 부가가치세에는 ''매입세액 공제''라는 특이한 원칙이 적용되며,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재화·용역의 공급과 외국으로부터의 재화의 수입이 성질상 서로 차이가 있어, 제도의 실체를 잘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복잡한 내용의 과세거래를 법적 표현만을 고려하여 형식에 치우쳐 규정하고 말기 때문에 정작 회계처리 또는 세무계산에 임하는 실무자들은 어려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부가가치세법 제13조 제4항은 ''재화의 수입에 대한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은 관세의 과세가격과 관세·특별소비세·주세·교육세·교통세 및 농어촌특별세의 합계액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17조 제1항 제2호는''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되었거나 사용될 재화의 수입에 대한 세액''을 납부세액의 계산을 위한 매입세액으로 인정한다. 그런데 이에 관한 세금계산서로서 국내거래와는 달리 공급자가 아닌 세관장이 ''수입세금계산서''라는 것을 수입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같은 법 16조 3항). 이 때에 세관장은 국내거래의 경우에 공급가액에 대하여 거래징수되는 것과 같은 이치의 부가가치세액을 ''얹어받는 방법''으로 징수하여야 하지만, 이에 관한 명확한 근거규정이 없다.

그리고 이 경우의 세관장의 법적 지위에 관하여는 규정이 없다. 해석론으로 보면, 외국의 공급자(수출상)로 하여금 거래징수를 하도록 요구하여야 할 터이지만, 우리의 과세권이 미치지 못하므로 그러한 공급자에게 요구할 징수의무를 대신 세관장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관장은 원천징수의무자와 비슷하게 ''징수납부의무자''의 지위에 놓인다. 다만 원천징수처럼 ''떼고 지급하는 방법''이 아니라 ''얹어받는 방법''을 쓰는 점이 다를 따름이다. 이 점에 착안하여 세관장이 ''수입물품에 대한 부가가치세액을 징수하여 납부하여야 한다''는 식으로 규정하여야만 혼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입자(수입상)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라는 점도 법에 명시하여야 마땅하다.

우리는 흔히 ''쉬운 세법''을 들먹인다. 그러면 쉬운 세법이란 무엇인가? 이는 단순히 표현이 쉬운 법이라는 뜻이 아니다. 어느 누가 해석하더라도 같은 결론이 나오도록 규정되는 세법이 쉬운 세법인 것이다. 그리고 이는 또한 기업조세의 경우에 기업 안의 세법 수요자 내지 세법에 관한 이해관계자인 경리인들이 회계기장과 세무처리를 취급함에 있어 이해가 쉽도록 만들어진 세법이 곧 쉬운 세법이다. 이를 위하여는 우선 납세의무자와 과세물건 및 과세표준이나 세율 등과 같은 과세요건사실들에 관하여 세법원리에 맞는 상세한 규정을 마련하여야 하며, 나아가 법률전문가가 아니라 회계전문가인 회계경리인들이 알기 쉬도록 세법 조항을 배려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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