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승리한 야권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3%P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세법은 예산안의 부수법안에 해당한다. 올해 12월 1일에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으로서 법인세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자동 상정이 가능하다. 이 경우 2야(野) 공조로 법인세율 인상이 포함된 법인세법 개정안이 올 연말에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으로 당장 대기업이 가장 타격을 받고, 복지 지출이 집중되는 중산서민층에 혜택이 집중될 것이다. 내년 12월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법인세율은 경제적 잣대, 세계적 조류, 투자 등 경제적 잣대로 판단해야지 야권이 정치적 도마 위에 올려놓고 표가 되는 방향으로 재단할 문제가 아니다. 세계 각국이 재정위기에 시달리면서도 법인세율을 올리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법인세가 경제에 미치는 비효율성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법인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6개국(18%)에 불과하다. 반면 나머지 28개국(82%)이 법인세율을 인하하거나 그대로 유지했다. 그나마 세율을 올린 6개국은 멕시코·헝가리·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빠진 적이 있는 나라다. 야권은 우리나라를 재정위기 국가 수준으로 보는 것인가? 지금은 외자 유치, 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세계 각국이 법인세율을 낮추는 ‘조세경쟁 시대’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부담률(3.7%)은 OECD 국가 평균(2.8%)을 웃돈다. 한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은 이미 OECD 34개 회원국 중 노르웨이, 호주, 룩셈부르크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그것도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 한국경제는 2~3%대의 저성장이 고착화됐다. 여기에 조선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앞으로 여소야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다. 여기에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도 넘어야 할 파고다. 기업 환경이 사면초가인데 법인세율마저 인상하면 국내기업의 해외 탈출과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 기피를 가속화시킨다. 일자리와 세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달 21일 한국경제영구원은 한국이 법인세율을 3%포인트 인상하면 순 자본유출 규모가 29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세율이 과다하게 인상되거나 비효율적인 세목에서 세율이 인상되면 오히려 세수가 줄어든다. 이는 미국의 경제학자 레퍼(Laffer, A. B.)가 ‘레퍼곡선(Laffer curve)'으로 입증한 세율과 세수관계 함수이론이다. 이는 현재도 여전히 유효하다. 세율이 과다하게 높아지면 자본의 국내 투자 기피, 근로의욕 저하, 부자의 해외 탈출 등 세금 회피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법인세 실효세율 계산 방식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법인세율 3%포인트 인상에 따른 법인세 감소액은 4조59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율 인상으로 세수입이 3조원 증가한다고 해도 전체 세수입이 1조597억원 줄어든다. 복지재원 조달 수단은, 첫째, 30조원에 달하는 방만한 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부자의 세금 없는 부(富)의 무상이전 차단 등 세원확대가 최우선 방안이다. 둘째, 재원 낭비가 심한 보편적 복지를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 등 세출구조조정이 다음 순위다. 세율 인상은 최후 수단이다. 야권이 법인세율 인상에 앞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를 방치해 놓고 법인세율 인상만 주장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뀌었다. 앞으로 복지 재원 조달을 위한 수단으로 세율인상이 필요하다면, 소득을 세원으로 하는 소득세와 법인세, 소비를 세원으로 하는 부가가치세 중 어느 세목에서 얼마의 증세를 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한국은 GDP 대비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부담이 현저히 낮은 반면 법인세 부담은 높다. 지구촌시대에 유독 한국만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법인세율을 인상해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 이는 야권이 표를 겨냥한 정치적 잣대로 법인세율을 올려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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