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현 회계학 박사 중앙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기업지배구조란 기업의 경제활동 단위를 둘러싼 관계자들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메커니즘을 말한다. 기업지배구조는 좁은 의미로 주주총회와 이사회간의 권한배분 문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경영자 통제메커니즘을 가리킨다. 최적의 기업지배구조는 회사가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여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하면서 일반적인 사회적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통로는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이사회의 경영의사결정이 경영효율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이는 경영성과의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둘째,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대주주 및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사적이익을 효과적으로 제한할 수 있어 기업의 경영투명성이 높아지고 이는 투자자들의 당해 기업에 대한 신뢰도 상승을 가져오므로 기업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업지배구조는 회계투명성을 확보하고 재무보고의 불확실성을 제한하므로 기업가치 및 기업성과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실증결과에 의하여 검증되고 있는 바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계기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었다 1997년 삼미ㆍ기아자동차ㆍ한보철강 등 30대 재벌그룹에 속한 대기업이 도산하였고, 이들 기업이 도산한 것은 수익성보다는 금융기관 차입에 의한 외형위주의 경영을 해온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딪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방만한 경영에 의한 사업다각화, 차입 위주의 자금조달에 의한 재무구조의 취약성, 최고경영자에 의한 독단적 의사결정, 금융기관의 신용평가 부재와 지배구조의 문제점, 회계의 불투명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었다. 대기업의 잇따른 도산으로 외국투자자들이 투자자금 회수에 나서고 그 결과 외환위기가 촉발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기업지배구조의 개선과 경영감독기능의 혁신을 위하여 입법을 통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되었다 1999년을 전후하여 지배주주가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경우에 대한 책임사항을 신설하고 독립된 감사위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감사위원회 설치 규정을 신설하도록 상법을 개정하였고, 주요주주의 친인척을 감사에서 배제토록 하고 사외이사 선임을 강제하는 등의 증권거래법을 개정하였다. 정부는 2002년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을 설립하여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제정하고,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매년 기업지배구조개선의 이행을 평가하여 지배구조우수기업을 선정ㆍ발표하는 등 기업지배구조의 국제적 표준 도입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04년 처음으로 공표되기 시작한 기업지배구조 등급의 구성을 살펴보면 KT, POCO, 삼성전자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상대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도 많이 받아왔고 이러한 대내외적 기준을 맞추기 위한 지속적 노력의 결과로 점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발표되는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평가는 매년 상반기 설문조사 및 구조원 내부조사를 통하여 주주 권리보호,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평가/보상, 공시의 적정성, 감사기구의 설치/운영, 경영 과실배분의 5개 항목으로 지배구조 점수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8개의 등급으로 등급을 분류한 다음 지배구조 등급이 1등급인 ‘최우량’으로 부터 6등급인 ‘보통’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공표하고 있다. 지배구조평가결과를 모두 발표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부터 2009년까지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에 대한 기업지배구조평가를 분석하여 보면 기업지배구조가 ‘양호’ 이상의 등급을 유지하는 기업의 비중은 약 8% 정도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에서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와 유관기관들이 지난 10년간 관련제도의 정비와 시장견제 등을 통한 지배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였으나 아직도 국내 상장기업의 상당수 기업들이 적절하고 효과적인 기업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와 올해에 일련 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저축은행 사태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바와 같이 비효과적인 지배구조는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와 부정 및 회계분식에 대하여 방지 및 견제의 기능을 상실하고 해당기업을 방향 없이 표류하게 하면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시키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견기업군인 모회사와 건설자회사를 둘러싼 소유주 및 내부관계자들의 기업자금의 채널링으로 금융권과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미 많은 연구들이 효과적인 지배구조가 기업성과와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는바 정부 및 유관기관은 지배구조의 효과적인 운용을 위한 제도적 정비와 꾸준한 피드백을 통하여 보다 적절한 제도의 안착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지배구조의 구축 및 효과적 운영은 우리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와 더불어 21세기 산업의 재구성에도 이바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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