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 법학박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사회적 책임투자(SRI)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글로벌화된 시장환경에서 기업지배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선진국에서는 기업지배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제의 정비를 강화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기업지배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데,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제도, 은행, 증권회사 등과 같은 금융기관에 도입되어 있는 준법감시인제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도입되어 있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공정거래관련법, 증권관련법, 기업회계관련법 등을 위반하는 사례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의 법령위반행위로 인해 기업의 명성이 훼손되고, 기업의 가치가 하락하며, 기업에 대한 시장 및 소비자의 신뢰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의 건전성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업의 준법경영 및 윤리경영을 확보하여 선진적인 기업문화와 제도의 정착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준법지원인제도의 도입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상장회사의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을 제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데,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준법감시인제도가 도입되어 있지만,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준법경영 및 윤리경영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에 입각하여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 준법지원인제도라고 할 수 있다.
준법지원인제도의 도입을 핵심골자로 하는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장회사는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하여 그 임직원의 직무집행이 법령 및 정관에 적합할 것을 확보하고 기타 상장회사 업무의 적정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준법통제에 관한 기준 및 절차, 즉 준법통제기준을 마련하여야 한다. 둘째, 상장회사는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준법지원인을 1인 이상 두어야 한다. 셋째, 준법지원인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임면하는데, 준법지원인은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여부를 점검하여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이러한 제도 도입의 취지를 생각하면 상장회사의 준법지원인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즉 법령위반행위의 빈발이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의 건전성을 크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준법지원인제도의 도입을 통해 기업의 준법경영 및 윤리경영을 실현하고 나아가 기업의 국제경쟁력과 대외적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준법지원인제도의 도입논의와 관련하여 몇 가지 지적할 사항이 있다. 첫째, 내부통제를 포함한 전사적리스크관리(ERM)의 시각에서 준법지원인제도의 도입이 검토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검토가 불충분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즉 준법감시인제도, 내부회계관리제도, 및 준법지원인제도를 전사적리스크관리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학계 및 실무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금융기관에 도입되어 있는 준법감시인제도와 상장회사에 도입하고자 하는 준법지원인제도의 구별에 관한 것이다. 두 제도는 유사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깊이 있는 검토를 통해 통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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