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박사, 한국해양대학교 법학부 교수)
우리나라의 주식회사의 감사위원회제도(audit committee)는 미국의 주식회사의 감사위원회제도를 모델로 한 것으로 1999년 상법의 개정을 통해 도입되었다. 그런데 미국의 주식회사의 경영기구는 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이사회와 이사회에서 선임된 집행임원(officer)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집행임원제도를 두고 있지 않은 우리나라의 주식회사의 그것과 다르다. 또한, 미국의 회사법상 우리나라의 감사와 같은 기관이 없기 때문에 이사회의 위원회인 감사위원회가 감사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러한 양국간의 회사의 기관구조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법상 주식회사는 이사회내 위원회의 하나로서 감사에 갈음하여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으며, 감사위원회는 이사의 업무집행과 회계를 감사할 권한을 갖고 있다. 상법상으로는 감사위원회의 설치가 임의적이지만, 증권거래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증권회사 및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상장법인에 대해서는 감사위원회의 설치가 강제되어 있다. 이러한 감사위원회제도는 우리나라의 주식회사의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00년대 들어 회계부정으로 인한 엔론사, 월드컴사 등의 파산과 같은 기업의 불상사가 발생하였는데, 이러한 기업불상사의 발생을 막고,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2002년 기업회계개혁법(Sarbanes-Oxley Act of 2002)이 제정되었다. 동법을 통해 미국의 공개회사의 감사위원회제도가 강화되기에 이르렀다. 동법에 의하면, 감사위원회는 회사의 재무제표의 감사와 회사의 회계 및 재무보고과정을 감독할 목적으로 이사회내에 설치된 위원회를 말하며, 외부감사인(registered public accounting firms)의 선임, 보수의 결정, 및 업무의 감독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부담한다.
또한, 동법에 의하면 상장회사의 감사위원회의 감사위원은 독립성(Independence)이 확보되어 있을 것을 요하고, 감사위원회는 회계, 내부회계통제, 또는 내부자고발에 관한 절차를 마련하여야 하며, 상장회사의 감사위원회의 감사위원 중 최소한 1인은 재무전문가(Financial Expert)일 것을 요한다. 나아가 동법은 증권거래소 및 Nasdaq이 동법에 규정된 요건을 갖춘 감사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은 회사의 증권의 상장을 하지 못하도록 요구하는 규칙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채택하도록 지시하고 있고, 그에 따라 SEC가 Rule 10A-3를 채택하게 되었다.
한편,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상장회사매뉴얼(Listed Company Manual)에 의하면, 상장회사는 SEC규칙 10A-3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만 하고, 이러한 감사위원회는 최소한 3인의 이사로 구성되어야 하며, 그 3인의 이사는 독립성의 요건을 갖추어야만 할 것을 요구한다. 즉 독립성이 있는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감사위원회는 감사위원회 규정(audit committee charter)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러한 감사위원회 규정 속에는 감사위원회의 목적, 감사위원회의 연간성과의 평가, 및 SEC 규칙 10A-3의 규정의 내용을 포함한 감사위원회의 의무와 책임에 관한 내용이 언급되어야 한다. 나아가 각 상장회사는 내부감사부서를 두고 있을 것을 요한다.
이와 같은 미국의 감사위원회제도의 개혁과 관련하여 우리 법상의 시사점을 찾는다면, 우선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현행법상 감사위원의 3분의 2이상을 사외이사로 하도록 되어있는 것을 감사위원 전원을 독립한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외감법상의 감사인의 선임과 관련해서는 감사위원회가 감사인의 선․해임, 보수의 결정, 및 감사인에 대한 감독의 책임을 부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감사위원회가 내부감사부서의 장의 임면권을 갖도록 하는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감사위원회제도의 개선과 발전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