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기업들이 기업분할을 통해 구조개편을 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증시 주변 개미투자자들 사이에 악재인지 호재인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웠다. 기업이 합병이나 분할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합병은 주로 기업 간 시너지 효과나 중복비용 절감을 위해 한다. 외환위기 시절 외부충격으로 독자 생존 능력을 잃은 많은 금융기관들이 불가피한 생존전략으로 통폐합하였다. 반대로 기업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분할전략을 택하기도 한다. 최근, LG화학은 베터리사업을 분할하고 SK텔레콤은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하는 개편계획을 발표하였다.
기업분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말 당시 다급했던 외자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 상법개정을 통해 도입되었다. 부실자산을 배드컴퍼니로 몰아 분할시키고 깨끗이 세탁된 굿컴퍼니에 신규 구제금융을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기업분할은 순환출자구조 해소, 투명한 지배구조 및 부실파급 차단을 위한 지주사제도 도입에도 활발히 활용되기도 하였다.
기업분할은 특정 사업부를 떼어내는 것이다. 기업분할에는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이 있다. 물적분할은 분할회사(모회사)의 특정사업부를 신설회사(자회사)로 만들고, 이에 대한 지분을 100%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기업분할이다. 물적분할은 분할회사의 기존 주주들이 신설회사의 지분을 간접·보유하기 때문에 신설회사의 주식을 추가로 부여받지 못한다. 물적분할시 기존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기에 소액주주들이 반대하기도 한다. 또한 모회사는 자회사를 간접보유하므로 자회사가 이익을 많이 낼 경우 그 성장효과가 모회사에 묻히게 되어 자회사 기업가치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반면, 적자인 경우 자회사에 대한 경영상 책임을 묻기 어렵기도 하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로 대표되는 전지사업부문을 분할하여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다고 발표하였다. LG화학은 배터리사업에 필요한 연간 3조원 상당의 설비투자금액을 현재 구조에서 감당하기 어려워 물적분할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물적분할 후 신설회사는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유치가 가능하다. 또한 분할을 통해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적분할을 하면 주주구성과 실체의 변동이 없다. 따라서 회계처리상으로는 모회사는 별도재무제표에 종속투자주식계정을 보고하고 모회사와 자회사를 연결하는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면 된다.
한편, 인적분할은 분할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의 기업분할이다. 주주구성비율이 변하지 않는다. 인적분할 후 신설회사는 독립회사로 곧바로 주식 상장이 가능하며 기존주주들은 분할회사와 신설회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할 수 있다. 신설회사 증자시 기존 주주는 지분율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가능하므로 물적분할에 비해 지분 희석 우려가 적다. 주주가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신설회사주식으로 교환하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주로 인적분할을 선호하기도 한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내년부터 신설지주사는 자회사지분을 30%이상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SK텔레콤은 자회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를 보유하는 중간지주사인 투자회사와 통신사업회사로 올해 안에 인적분할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의하면 인적분할시 분할회사는 특정사업부의 분배를 선언한 후 관련 자산·부채를 분배할 의무를 부담하는 시점인 주주총회승인일에 분할신설회사로 이전되는 사업부문의 공정가치를 평가하여 미지급배당금으로 계상한다. 미지급배당금은 분배될 비현금자산의 분배시점의 공정가치로 측정하기 때문에 분할되는 사업부문에 인식되지 않았던 무형자산이나 영업권이 포함되어 공정가치가 결정된다. 분할회사는 인적분할을 통해 분할신설회사로 이전되는 사업부문에 대하여 재무상태표에 별도로 소유주에 대한 분배예정자산집단으로 분류하며, 장부금액과 순공정가치 중 작은 금액으로 측정한다. 분배시점의 분배대상 비현금자산의 장부금액과 미지급배당금의 차이는 포괄손익계산서에 별도로 중단영업처분손익(당기손익)으로 보고한다.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 ESG 경영 및 포스트 팬데믹 환경 등 구조적이고도 중층적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사업포트폴리오의 재편, 신성장사업의 육성 및 강화, 사업특성에 따른 전문경영·책임경영체제 마련, 대규모 자금조달과 유연한 M&A활동을 위한 지배구조개편 등 기업생존과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과제들에 대해 중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정부의 규제, 승계 및 상속 문제는 물론 때로는 여론마저도 감안해야 한다. 기업분할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요긴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기회를 기민하게 포착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기업인들과 기업가정신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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