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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배상법에 따른 조세구제의 가능성 |
| 저자: 송쌍종 |
당월호가기:463
| 날짜:2015-09-10
| 조회수:17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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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한민국헌법’이라 이름붙여진 ‘법 중의 법’을 정점으로 하여 그 밑에 수많은 법률들이 제정되어 있는 법치주의 나라에 살고 있다. 조세법의 경우에는 헌법 아래 26개나 되는 개별세법이 있다. 이들 개별세법들이 조세의 부과나 징수 등을 구체적으로 규율한다는 것이 이른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이다.
국회는 개별세법을 정교하게 규정하고 그 아래 단계의 행정부에 의한 행정입법인 시행령들이 모법의 시행을 적절히 떠받쳐 줌과 동시에 이러한 조세법령을 집행하는 세무공무원들이 국고우선주의라는 도그마에 사로잡히지 않고 공정하게 세무행정을 펼친다면, 모두가 염원하는 공평과세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조세법률이나 시행령에 부실한 구석이 너무 많으며, 행정을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들쭉날쭉이기 때문이다.
위 조세법률주의라는 말은 자주 쓰이지만, 세무행정이 법의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펼쳐져야 한다는 뜻의 ‘법치세정’이라는 말이 잘 쓰이지 않는 이유로는 이에 관한 공무원들의 문제의식이 부족한 탓이 클 것 같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위법하거나 부당한 조세처분에 대하여 불복하는 납세자가 법이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구제받을 수 있는 조세구제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그 방법은 비교적 다양하다. 그 동안 납세자가 동원할 수 있는 조세구제의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은 국세기본법이나 지방세기본법 등의 조세기본법에 따른 조세불복청구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조세불복이 이 방법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조세기본법상의 불복청구는 그 청구기간(90일)을 한번이라도 놓친 경우에 본안심리라는 본게임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대법원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불복청구에서 절차의 위법성을 이유로 줄곧 각하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즉 조세처분이 명백히 무효인 경우라도, 납세자가 그러한 무효를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단 법이 정하는 각 청구기간을 넘기 전에 불복청구를 진행하여야만 구제가 가능하다는 특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조세기본법에 따른 보통의 불복청구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이 없는가에 관하여 논의가 있어 왔다. 부당이득의 반환청구를 내세운 민사소송의 제기가 그 방법의 하나이다. 당초의 부과나 징수라는 조세처분이 중대하고 명백할 정도로 무효라면, 한번 무효는 영원히 무효라는 일반적인 원리에 걸맞도록, 납세자는 언제든지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무효인 조세처분으로 국가가 얻은 조세수입은 부당이득이므로, 그것을 돌려달라는 반환청구가 소송으로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재판을 맡는 법관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므로, 이같은 법리를 지금까지 판결로 받아들인 예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 문제이다. 또한 무효라는 사실을 확인하여 달라는 ‘확인의 소’에서 승소하더라도, 이미 받은 세금을 그 확인에 따라 돌려달라는 ‘이행의 소’를 다시 제기하여야 한다는 소송논리도 문제이다.
또다른 방법의 하나로 ‘청원법’에 따른 청원이라는 것이 이론상 가능하다. 이것은 기본권 중의 하나로 국가에 대하여 국민이 그 불만이나 희망사항을 개진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납세자는 조세처분이 무효인가의 여부와 상관없이 억울하게 느끼는 세금을 놓고 선처하여 달라는 청원을 할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청원을 제기한 납세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예가 없다.
그런데 최근에 국가배상법을 근거로 민사소송인 국가배상청구소송을 과세처분이 무효인 경우만이 아니라 취소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제기할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고개들고 있다. 이에 관한 일본의 최근판례가 참고자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경우 그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국가에 청구할 수 있는 ‘국가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 이는 헌법 제29조 제1항에서도 보장되는 권리이다. 그러므로 조세에 관한 배상청구의 소송이 가능하다는 법리가 설명될 수 있다. 물론 이 해석론에 관하여 좀더 구체적이고 진취적인 이론이 개발되어야 하며, 사법부의 판결이 보다 진보적이고 전향적인 시각에서 진전을 보아야 할 일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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