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상 근 <명지전문대 교수 경영학박사>
정부는 중산·서민층의 소비기반을 넓히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진작시켜 경제를 살리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21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감세를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그 주요 쟁점은 3가지다. 감세로 세입이 줄어들면 나라살림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감세혜택이 대기업과 부자에게 쏠려있으며, 감세가 실제 경기활성화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먼저, 경기침체로 서민과 중소기업의 고통이 심각한데 나라살림만이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게 바람직한 가이다. 세금초과징수액이 지난해 13조7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1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감세를, 야당은 재정지출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일시적 요인에 의하여 세금이 초과 징수되는 것이 아니라 세원확대로 인한 항구적 요인에 의하여 세금이 더 들어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회성인 재정지출을 늘리기보다 정부가 내 놓은 영구적인 감세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세수가 초과 징수되고 있지만 낙관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감세와 함께 누락된 세원을 발굴하고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을 줄이는 작은 정부를 추진해 감세가 ‘재정적자’로 이어지는 딜레마를 경계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덜 낸 세금을 찾아내고 재정지출을 10% 절감하면 매년 11조원 정도를 감세해도 재정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 정부에 감세와 재정지출축소를 동시에 추진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감세를 하면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다. 세상만사가 마찬가지지만 감세도 표면적인 것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감세는 정부에서 가계가 소비하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주는 것과 같다. 소비와 투자는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린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 중산서민층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다. 하지만 감세가 부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정부가 감세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외국에서 감세정책이 성공한 사례를 보면, 레이건 대통령은 집권 8년 동안 감세와 규제완화로 경기를 살리고 2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레이건 정부의 감세정책은 차기 클린턴정부에서 경제의 호황과 주식시장의 활황을 꽃피우는 기반이 됐다. 아일랜드는 외국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47%에 달하던 법인세를 12.5%로 낮춰 지난 10년 동안 유럽연합(EU) 평균의 3배에 이르는 경제성장을 일궈냈다. 감세는 부자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단편적인 주장만 고집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경제는 성장의 기반인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90년대 6~7%에서 2000년대 들어 4%대로 떨어진 상태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잠재성장률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재정확대 및 감세정책과 같은 총수요확대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기업의 ‘총공급능력 확충’과 같은 공급확대정책으로 감세정책을 보완하면서 잠재성장률과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개방경제체제하에서 세계 유수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기업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국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고 내수와 수출이 살아난다.
기업의 총공급능력을 확충하기 위해선 먼저 과감한 규제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출자총액제한, 수도권공장총량제 등 ‘투자관련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야 한다, 야당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균형발전을 내세워 수도권규제를 풀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처지가 국내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에 다툼을 벌일 정도로 여유가 있는 게 아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공장 신·증설이 불가능 해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에 큰 차질을 빚는 가하면,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국내 기업이 해외로 떠나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기업의 투자유치 측면에서 수도권공장총량제 등 수도권규제는 우선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다음으로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이 핵심과제다. 정부가 선정한 나노(Nano) 및 바이오(Bio)를 비롯한 신(薪) 성장동력산업을 이끌 ‘기술개발(R&D)'을 지원하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가 먹고 살 신수종(新樹種)을 개발할 주역이면서 성장의 엔진인 '인적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자립형사립고․과학고 등 영재교육 활성화, 영어수업확대, 대학통합 및 특성화촉진 등 교육시스템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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