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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회계 전문인의 기본기를 다지는 시스템의 재검토
 저자: 송쌍종 |   당월호가기:494  |  날짜:2018-04-10 |  조회수:17308
 


민간 차원의 기업이라면 그 존립 목적이 이윤의 추구에 있다. 회사기업에서는 경영으로 얻은 이윤을 법이 정하는 배당이라는 방식으로 출자자에게 분배한다. 개인기업에서는 법적인 배당절차가 없으므로, 그 이윤을 경영자가 마음대로 차지할 수 있다. 어쨌든 이들 기업은 예외없이 이윤에 걸맞는 세금을 내야 한다.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고, 법인세(회사기업 내지 법인기업의 경우)나 소득세(개인기업의 경우)를 내야 한다. 이밖에도 수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모든 기업은 경영상의 이윤을 정확히 계량하는 기업회계의 기장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세무상의 과세실적을 산정하는 세무회계도 필요하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회계에 있어 으레 장부와 더불어 명확한 근거를 밝히는 증빙이 요구된다. 따라서 법령으로 규율하는 기장체계를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개인기업의 경우에는 장부를 갖출 능력이 모자라 간접자료만으로 과세표준액을 결정하는 인정과세의 예가 있기는 하지만, 그 비중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대다수 기업은 기업회계와 세무회계를 다루는 훈련된 회계전문 인력을 고용한다. 다만 여의치 않을 경우 기장대리를 맡는 세무사와 같은 전문인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내고서 장부 또는 세무신고서류의 작성을 의뢰하기도 한다. 이런 일을 주업무로 하는 세무사가 이미 1만명을 넘었다. 공인회계사의 일부와 적은 수의 변호사 등이 이런 업무를 대행하기도 한다.

세무사나 공인회계사와 같은 전문자격인을 배출하는 국가시험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세무사시험과 공인회계사시험은 연례행사로 치러지고 있는 중이다. 기업에 대한 과세행정을 다루는 세무공무원의 경우 채용시험 외에도 기존의 근무인력을 위한 밀도있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의 경우에는 일률적인 채용시험이나 교육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지만, 애초부터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부기검정시험의 합격자나 일정한 수준 이상의 경력자 등을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기업 안에서 회계실무교육이 일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상으로 미루어 본다면, 기업 안의 회계업무 종사자이건 기업 밖의 전문조력자인 세무사나 공인회계사 등의 질적 수준은 현재 흡족할 정도로 보장되고 있다는 얘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속단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는 겉으로 보이는 피상적인 현상이며, 양적인 측면에 치중한 확실성이 없는 진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안에서 이루어지는 회계인력의 충원에 관하여는 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으므로, 일단 논외로 한다. 문제는 세무사와 공인회계사의 경우이다. 이것들에 관하여는 시험제도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기업의 세무회계를 도우는 기본기를 보장하는 자격시험제도가 전혀 아니라는 뜻이다. 조력을 받는 기업의 회계담당자들보다 수준이 더 높아야 하는데도 그렇다.

전자의 경우 종전에는 제2차시험에서 세무회계의 주관식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합격이 불가능할 정도로 시험제도가 비교적 충실하게 운영되었었다. 요즈음은 세무회계의 주관식 문제를 다루는 데에 필요한 조세법전을 아예 들춰볼 필요가 없는 시험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몇 해 전에 한국세무사회에서 새로운 합격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는 매연도별 합격자 중에서 세법전을 들추면서 공부한 합격자가 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후자의 경우에는 종전에 있었던 세무회계의 문제풀이가 필요한 제3차시험이 없어졌다. 그 결과 공인회계사 자격을 얻으려고 세무회계를 공부하는 일조차 아예 필요없게 되었다.

한마디로 기업의 세무회계 측면의 전문조력자인 세무사나 공인회계사 등이 세무회계에 관한 기본기를 전혀 갖추지 못한 채로 양산되는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매년 세무사 7백명 정도와 공인회계사 1천명 정도의 세무회계 지식이 수준 이하인 새 합격자가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세무회계에 관한 한에서, 저질의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들이 대세를 점하고서 서로 덤핑을 일삼는 사회문제를 불러올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하루빨리 10년을 내다보는 국가 차원의 혁신적인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할 일이다. 이미 늦은 느낌이 들 정도이므로, 당국자들의 현실 직시가 매우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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