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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 개편, 내용요체와 형식체계의 정비가 기본이다.
 저자: 송쌍종 |   당월호가기:419  |  날짜:2012-01-10 |  조회수:19288
 


최근에 들어 ‘알기 쉬운 세법’을 만든다는 얘기가 자못 무성하다. 어렵다고 느껴지던 세법을 알기 쉽게 만들자는 데에 이의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방법을 놓고서는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구난방으로 입씨름만 벌릴 수는 없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우선 ‘알기 쉬운 조세체계’인가 혹은 ‘알기 쉬운 세법체계’인가를 가려야 한다. ‘조세체계’는 국세와 지방세의 세목을 어떻게 안배할 것인가 그리고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국민경제현상을 소득(수익 포함) 보유 소비 교환(유통) 및 편익 등과 같은 담세력의 제도적인 포착이 가능한 현상사실로 나누어 어떤 세목체계를 내세울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이는 재정학적인 차원에 속한다.

이와 같은 세목체계를 어떤 내용과 형식의 그릇에 담아 구체적인 조문체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의 문제는 ‘세법체계’의 차원에 속한다. 그러므로 ‘알기 쉬운 세법’이라는 것은 세법논리의 차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세체계’라는 제목을 내세워 ‘세법체계’를 논의하는 것은 머리와 몸통이 달라져 버리는 모순을 지닌다.
‘세법체계’의 기본토대는 다음과 같은 시각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이것은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기본토대를 마련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이다.

첫째로 조세의 부과 징수 소멸 구제 및 처벌의 각 모습 중 둘 이상을 한데 묶는 통합법체계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각기 다른 단행법체계로 할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예컨대 독일에서는 징수모습을 조세기본법에 담는다. 그러나 우리는 국세의 경우 일본처럼 단행법으로 다룬다. 그러나 지방세나 관세의 경우에는 지방세기본법이나 관세법에 통합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의 조세처벌에 관하여 우리는 ‘조세범처벌법’이라는 단행법체계로 규율하지만, 일본에서는 각 개별세법에 처벌규정을 따로따로 담는다.

둘째로 세목의 종류는 다양하기 마련이므로, 하나의 세법에 여러 세목을 묶어 규정할 것인가(다세목주의) 아니면 세목마다에 개별세법을 둘 것인가(단세목주의) 하는 문제를 결정하여야 한다. 국세의 경우 우리는 일본처럼 단세목주의를 원칙으로 삼았다. 그러나 미국의 연방세법은 다세목주의를 택하고 있다.

셋째로 각 세목에 관한 부과의 내용요체를 어떻게 통일시킬 것인가의 원칙을 정하여야 한다. 즉 모든 세목에 관하여 누구에게(납세의무자) 무엇을 대상으로(과세물건) 언제 어디를 기준으로(귀속시기 및 귀속장소) 납세의무자와 귀속(결합)된 과세물건을 어떻게 계산하고(과세표준) 그것에 어떤 비율을 곱하여(세율) 세액을 산출토록 할 것인가를 명확히하여야 한다. 이것이 과세요건사실의 규율이다. 그리고 산출세액에서 얼마의 세액공제를 인정할 것인가를 정하여야 한다. 이상의 요소규정에는 통일성이 필요하다. 소득세는 ‘과세표준’을 신고하라 하고(소득세법 70조) 법인세는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하라(법인세법 60조) 하면, 통일성이 없다.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은 납세의무자부터 규정하고(이 방법이 옳다), 부가가치세법과 개별소비세법은 과세대상부터 규정하는 것도 잘못이다.

넷째로 확정신고 경정 결정 세액통지 납부 및 환급은 절차의 문제이다. 이것들을 규율하는 확정절차법(확정신고 경정 및 결정)과 실현절차법(세액통지 납부 및 환급)을 어떻게 정돈할 것인가에 관하여도 뚜렷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다섯째 위 여러 원칙에 발딛은 내용요체를 어떠한 형식체계(틀)의 법률에 담을 것인가 하는 기본토대를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하여 ‘통합법’인가 아니면 ‘단행법’인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모법’과 ‘시행령’의 관계정립도 중요하다. 특히 위 과세요건사실의 규율에 관하여 모법에서 구체적으로 규율하지 않고 포괄위임으로 시행령에 미루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어긋난다.

이상의 기본토대 위에 용어개념의 정확성을 확보하여야 하고, 법문표현을 충분히 하여야 하며, 계산의 편의성을 고려하여야 하고, 법문형식을 합당하게 하여야 하며, 다른 법률과의 사이에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알기 쉬운 세법’의 진면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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