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기국회에선 2주택 이상 다주택의 주택 양도에 50~60%의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중과세제가 올해 양도 분부터 완전 폐지됐다. 아울러 정부는 법정 취득세율(4%)을 그대로 두고 한시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해 오던 주택취득세율도 지난해 8월 28일 이후 취득 분부터 1~3%로 영구 인하했다.
이와 같이 정부는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택 취득과 양도 단계에서의 세금을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하지만 유독 토지 양도세중과세제는 주민 고통과 지자체 세수 감소, 기업의 생산용지 취득의 어려움은 아랑곳없이 가격 폭등기에 도입된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 내용은 전국적으로 비사업용 토지 양도에 대해 누진세율(6~38%)에 10%p을 가산한 최고 48%의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이하 ‘토지 양도세중과세제’라 한다)하는 것이다. 이런 토지 양도세중과세제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역행한다. 오히려 과잉규제에 해당한다. 전국의 땅값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8년 0.32% 하락한 이후 2009년 0.96%, 2010년 1.05%, 2011년 1.17%, 2012년 0.96%, 지난해 1.3%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전국 지가상승률은 6년째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1% 안팎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시기에 과연 전국적인 토지 투기억제세제를 도입해 토지거래를 억제할 필요가 있는가? 토지 투기는 국지적인 투기에 대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소득세법 제104조의 2에 규정하고 있는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 양도세를 중과하는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기에 해당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거래계약을 허가받게 하면 국지적 토지투기는 발붙일 수 없다. 그런데도 전국을 투기억제 대상으로 하는 과잉규제세제로 토지거래를 막는 것은 한건의 거래가 절실한 시점에서 너무나 안일한 탁상 대응이다. 토지 투기억제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토지 양도세중과세제는 농어촌 주민과 지자체에 집중적으로 불이익을 안긴다. 특히 지방 농지와 임야가 대거 비사업용 토지에 포함됐기 때문에 지방의 토지거래가 어렵다.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경제와 지자체 재정을 더욱 침체시키고 농어촌 주민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킨다. 민생 챙기기에 앞장서야할 국회가 농어촌 주민과 같은 경제적 약자의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된다. 또한 토지 양도세중과세제는 기업의 토지 취득원가를 높이고 사업용 토지 확보를 가로 막는다. 기업의 투자를 어렵게 하고 경쟁력을 떨어뜨림은 물론이다. 거래규제 세제를 푸는데 있어 왜 주택과 토지를 차별하는가? 주택이 국민의 생활터전이라면 토지는 일자리 창출 주체인 기업의 필수 생산요소다. 박 대통령도 기업의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최우선으로 풀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지 않는가. 한편, 정부는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폭 해제했다. 개발과 고도 성장기에 늘어나기만 하던 전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이제 전 국토 면적의 0.2%인 10만188㎢만 남게 됐다. 국토부가 토지거래 허가구역을 대폭 해제한 것은 전국의 땅값이 안정돼 있는 반면, 주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판단에서다. 토지 취득 단계 거래규제는 풀면서 양도 단계에서 세금을 강화해 거래를 묵는 정책은 상호 모순이다. 이런 정책 부조화를 바로 잡는 게 진정한 규제완화다. 세계는 지금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해 세금 감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내수 경기 회복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동산경기를 회복시키고 안정적인 부동산거래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부동산 매매와 관련된 세금을 깎아줄 때 발생하는 세수 감소보다 세금 감면으로 거래가 살아나 내수가 회복될 때 거둬들일 수 있는 세금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지금은 토지 규제 하나라도 더 풀어 거래를 활성화할 때다. 토지 양도세중과세제 적용 대상을 전국 모든 토지로 할 게 아니라, 그 대상 토지를 대폭 축소하는 게 마땅하다. 즉 토지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거나 상승 우려가 있는 지역에 한해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투기지역 내에 소재하는 비사업용 토지를 양도하는 경우에 한하여 토지 양도세중과세제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관련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래야 세금으로 토지거래를 과잉 규제함에 따라 발생하는 전국적인 거래 침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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