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주식회사의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의 시대에 주식회사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회사의 경영진과 종업원의 불법행위로 인해 주식회사의 명성이 훼손되고, 주가가 하락하며, 심한 경우 주식회사가 파산을 하는 사건이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엔론사의 회계부정 사건과 일본의 설인식품의 우육위장사건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주식회사의 분식회계사건 등이 종종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주식회사의 경영진과 종업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기업의 불상사가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주식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진과 종업원의 불법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것은 경영진 및 종업원에 대한 감시감독제도에 결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서 도입이 되고 있는 것이 내부통제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주식회사의 경영진과 종업원에 대한 감시감독은 구조적․ 조직적으로 수행될 필요성이 있다는 관점에서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과 운용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9월 대법원은 주식회사 대우의 분식회계행위를 이유로 제3자가 이사 및 감사의 책임을 추궁한 사건에서 내부통제시스템에 관한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상법에 의하면, 주식회사의 이사 및 감사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그 임무를 해태한 때에는 그 이사 및 감사는 제3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 대우의 대표이사는 자신은 형식상 또는 예우상의 대표이사에 불과하여 대우의 업무집행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고, 회계분식을 공식적으로 지시하거나 보고받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감사도 회사의 내부감사에만 종사하였고, 중요한 회사의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어 있었다는 점을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였다.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대법원은 우선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주식회사의 경우에 대표이사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야할 의무가 있고, 나아가 내부통제시스템이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는지 여부를 감시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면서 다른 업무집행이사들의 전횡과 위법한 직무집행 및 대규모의 회계분식을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대표이사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다음으로 대법원은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 및 운용에 대해 배려해야 할 의무가 이사회의 구성원인 개개의 이사와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사하는 감사에게 인정된다고 판시하면서 이러한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회계분식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감사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이와 같이 대법원은 주식회사 대우사건판결에서 상법의 해석상 주식회사의 이사의 내부통제의무(a duty of internal control)를 명시적으로 인정하였고, 나아가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고 효과적으로 운용되는지의 여부에 대해 배려해야 할 의무가 주식회사의 감사에게 인정된다고 하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해서는 이를 보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즉 상법의 개정을 통해 내부통제의무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의 회사법의 규정을 참고하여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 및 운용을 이사회의 권한사항으로 규정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현정부는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급속한 규제완화는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규제완화의 보완장치로서 주식회사에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주식회사에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주식회사의 건전성을 제고하는 바람직한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