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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세금계산서와 과세자료의 양성화
 저자: 송쌍종 |   당월호가기:388  |  날짜:2009-06-05 |  조회수:21886
 

 

우리나라에 부가가치세제가 도입․시행된 것은 1977.7.1.의 일이었다. 어느덧 한 세대가 지나는 사이에 이 제도는 크게 발전하여 왔다. 문자 그대로 부가가치세는 ‘효자세목’이었으며, 이것이 과세자료의 양성화에 기여한 공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 세목 하나의 세수액이 국세청이 관장하는 열 네다섯을 헤아리는 세목 전체 세수액의 3분의 1을 웃도는 실적이었으니 긴 설명이 필요없다.

이러한 부가가치세제의 중심에 ‘세금계산서제도’가 있다. 다른 모든 나라에 없는 세금계산서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세제가 지니는 하나의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운용되는가에 따라 탈세가 차단되기도 하고 겸하여 공평과세가 실현되기도 하므로, 궁극적으로는 조세정의(租稅正義)의 구현과도 관련성이 있다.
당초에 세금계산서제도가 시행되었을 적에는 ‘공급자’가 4통의 세금계산서를 한꺼번에 작성하여 서식이 붉은 색으로 인쇄된 2통을 자기가 가지며, 나머지 푸른 색으로 인쇄된 2통을 ‘공급받는 자’에게 건네주는 방식이었다. 이들 각자가 가지는 2통 중의 하나는 ‘보관용(保管用)’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이는 영수증 내지 증빙으로 쓰라는 것이었다. 그 다른 하나는 ‘보고용(報告用)’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었으며, 그것을 관할세무서에 제출토록 하여 과세자료로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이는 상호점검(cross-checking)의 기능을 활용하여 공급자와 그 상대방의 거래내역을 전산시스템을 통하여 대조함으로써 과세자료를 양성화하자는 데에 취지가 있었다. 그러나 1977년 무렵에는 손으로 작업한 세금계산서를 놓고서 국세청의 전산요원들이 일일이 입력을 하여야만, 상호점검이 가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업무량은 많고 전문인력은 모자랐기 때문에 그 많은 자료를 미처 충분히 입력하지 못하여 제출받은 세금계산서의 태반은 무용지물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하여 30만원 이상인 거래에 한하여 세금계산서를 제출하도록 제도를 고쳤다. 이 방법은 하나의 거래를 여러 개의 세금계산서로 쪼개는 조작의 풍조를 불러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역시 충분히 입력을 하지 못하여 그 활용에 있어 한계가 드러났다. 그 결과 세금계산서의 합계표만을 전산입력과 연계하여 내도록 하는 제도로 바뀌게 되었다. 물론 이 합계표의 제출방식은 IT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전산제도의 급속한 발달과 더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같은 세금계산서에 관하여 이번에는 국세청이 ‘전자세금계산서(電子稅金計算書)’라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함에 이르렀다. 이는 인터넷이나 VAN 단말기 등 전자적 방법으로 세금계산서를 작성․교부하면서 그 자료를 동시에 국세청에 전송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는 다음 해부터 우선 법인사업자에게 단계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다시 개인사업자에게로 확대하여 나간다는 것이지만, 여하간에 세금계산서의 혁명에 해당하는 획기적인 방법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1949년에 미국에서 돈을 내지 않고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는 단체인 ‘다이너스클럽(Diner's clubㆍ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결성되어 플라스틱 회원증을 나눠주면서 세계 최초로 만들어졌다는 신용카드(다이너스 카드―Diners Card)는 우리나라에서 과세자료의 양성화를 위하여 잘 활용되고 있다. 즉 부가가치세법에 신용카드의 사용에 따른 세액공제가 규정된 것은 1993.12.31.의 일이었으며, 지금까지 신용카드의 사용에 따른 세수증대의 효과는 눈의 뜨일 정도이었다. 거기에 2005년부터는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현금영수증제도를 발명하여 시행 중에 있다. 이 또한 과세자료의 양성화를 위하여 엄청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전자세금계산서제도가 오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세정의 발전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이는 과거의 ‘종이세금계산서’의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종이를 쓰지 않는 친환경적인 세금계산서의 보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것이 제도의 개발 여하에 따라서는 과세자료의 양성화와 세수증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기회에 세제․세정의 선진화라는 대명제를 놓고 생각하여 볼 점이 있다. 이를테면 오랜 동안의 숙제이던 간이과세제도의 폐지를 단행하면서 간이과세자들에게 전자세금계산서를 활용토록 함과 아울러 그 활용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에 걸쳐 상당히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그들에게 현재보다 더 많은 세금부담을 지우지 않는 보수적인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될 것이며, 도매업체의 탈세와 같은 고질적인 지하경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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