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은 최근 연예인 육성 게임인 ‘BTS(방탄소년단)월드’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시 20시간 만에 한국 등 세계 51개국 애플엡스토어에서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JYP, YG, SM엔터테인먼트 3개사의 2018년 평균 PER을 비교하여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2018년 말 기준 자본금 약8억 8천만원)의 기업가치를 1조 2,800억원~2조 2,8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였다. 비슷하게 이익을 버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주가를 비교해 기업가치를 추정한 것이다. 연예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이러한 평가는 세계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K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때문이다.
빅히트는 제조회사가 아니므로 공장, 설비나 부동산의 비중이 매우 적고, 수익의 대부분은 방탄소년단의 공연료와 저작권에 의존한다. 방탄소년단의 전속계약금(2018년 말 70억원에 재계약)은 자동차 회사의 기술 특허처럼 무형자산으로 분류한다. 전속계약금은 방탄소년단이 전속계약 기간(7년) 중 소속사 외에 다른 회사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하는 독점적 권리이다. 전속계약금은 기계장치나 공장건물 등 다른 유형자산처럼 전속계약 기간 내에 감가상각(매년 10억원의 감가상각비인식)한다. 버닝썬 사태에 연루된 빅뱅멤버 승리는 엔터테인먼트회사의 부실자산이다. 승리가 활동을 중단하게 되면 남은 전속 기간에 대한 무형자산의 가치는 ‘0원’이 되며 이는 손상처리된다. 방탄소년단의 현금창출능력은 빅히트의 기업가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8년 빅히트의 영업이익은 641억원이다.
무형자산은 게임, 음악, 영화 등과 같이 물리적인 실체는 없지만 법률상의 권리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하며 과거 사건의 결과로 현재 통제하고 있어야 하며 그 가치를 신뢰성있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미래 경제적 효익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자산이다. 영국학자 조너선 해스컬과 스티언 위스틀레이크는 ‘자본없는 자본주의’에서 앞으로 무형자산이 99%를 차지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한다.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유형자산은 큰 의미가 없으며 앞으로는 기업평가의 중심이 무형자산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한다. 매년 순이익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게임업계, 신약개발 성공에 근접했다는 바이오회사들은 주가가 단숨에 몇 배씩 뛰며 화제가 된다. 그러나 기업가치와 재무제표상의 순자산장부가의 차이가 커서 재무제표의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비판과 함께 무형자산의 회계처리를 재무제표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100년이 넘도록 크게 변하지 않은 현행회계처리 기준으로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으며 투자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한류문화컨텐츠 수출의 경제효과’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문화콘텐츠 수출액은 7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8% 늘었고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9.2% 증가하였다. 2018년 전체 수출액 증가율이 5.4%, 최근 5년 동안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이 1.4%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미국 스텐더드 앤 푸어스(S&P) 500에 포함된 기업들의 기업가치 대비 무형자산 비중은 1975년 17%에서 2015년 84%로 크게 높아졌다. 이처럼 재무제표상 무형자산의 비중이 중요해지고 있는 반면, 무형자산의 가치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1조 7천억원의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경우에도 매출 중 게임 ‘리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도 불구하고 무형자산은 약 540억원에 불과하였다.
최근 한국회계기준원은 게임 ‘리니지’나 방탄소년단의 경우처럼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형자산 회계처리 기준을 새로이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게임산업, 엔터테인먼트산업과 같은 콘텐츠산업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게 되어 인수합병(M&A) 등의 경우 기업가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나아가 이들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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