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2018년 새해에는 한국이 투자 매력 국가가 돼 기업 투자, 일자리와 가계소득이 함께 늘어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요 대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FDI : 해외에 공장 건설 등) 급증으로 일자리 136만개가 해외로 빠져나갔다. 그런데도 정부는 성장 동력인 자본과 기술을 가진 기업을 외면한 채 노동 친화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정부 정책은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 기업 부담을 늘리는 것 일색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프리드리 하이에크는 그의 저서『치명적 자만』에서 “정부가 통제권을 갖고 계획을 세워 운영하면 더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부(富)의 불평등도 정부가 세금으로 조정하고, 일자리도 재정을 풀어서 만들고, 물가도 통화정책으로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본다” 고 기술했다. 그는 “이러한 ‘치명적 자만’의 결과는 원래의 선한 의도와 정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시장 원리를 무시한 정책의 폐해를 지적했다. 하이에크의『치명적 자만』은 지금으로부터 29년 전인 1988년 출간 된 책인데 현 정부 정책을 송곳같이 지적한 것 같아 놀랍다.
노무현 정부는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위해 징벌적 세금을 도입하고 대출을 조이는 등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를 무시한 정책으로 대응했다. 결과는 그 어느 정부보다 강남 집값을 폭등시켰다. ‘선한 의도’와는 달리 부자들의 배만 불렸다. 전문가들로부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노무현 정부와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집행 결과는 노무현 정부와 달리 집값이 안정되기를 기대하지만 우려스럽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워 기업을 옥죄고 부담을 늘리면 기업이 해외로 떠난다. 돈과 기술을 가진 대기업이 떠나면 일자리는 누가 만드나? 정부는 기업이 안심하고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전제조건으로서 ‘시장경제와 사유재산권’을 확실히 보장해 줘야 한다. 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신기술개발과 인재육성에 나설 수 있도록 감세와 노동개혁·규제완화로 투자 환경을 혁신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노동유연화’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 노사는 대화 없는 극한 대립으로 허송세월하고 있으니 한국과 한국 청년들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한편,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IMF)를 거치면서 양극화, 즉 빈부격차가 심화됐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성장 과실인 부(富)와 소득이 대기업과 부자에게 집중되었고, 중소기업과 중산서민층은 소외됐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양극화가 가장 심각한 국가에 속한다. 부(富)와 소득의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고 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가계소득은 뒷걸음치는데 지난해 법인소득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간판 상장기업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사주 취득과 배당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이후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과 배당이 늘어나면 외국인 투자자와 부자에게 그 혜택이 집중된다. 이에 비해 가계 소득과 근로자의 임금은 정체 상태다. 소득 양극화의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비 지출 비중은 10%정도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20%를 웃돈다.
앞으로 정부는 혁신적인 공급정책으로 ‘기업 경쟁력’과 ‘노동생산성’을 높여 성장 과실(파이)을 키우면서 경제적 약자에 대한 분배 또는 복지를 강화하는 ‘투 트랙(two track)’으로 가야 한다. 성장 없이 분배와 복지를 늘리면 경제 규모가 쪼그라들고 미래 세대가 부담할 나랏빚이 늘어난다. 현 세대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후손에게 빚 투성이 한국을 넘겨 줄 수는 없지 않는가?
우리나라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상당기간 재정으로 서민 가계를 비롯한 경제적 약자에 대한 분배와 복지를 과거보다 더 늘릴 수밖에 없다. 복지를 늘리더라도 성장이 전제돼야하고 소모성 현금 뿌리기는 지양하면서 직업교육 확대· 근로장려금 인상과 같은 생산적 복지위주가 돼야 한다.
그리고 2018년 무술년 올 한해에는 사회 각 분야에 도사리고 있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을 뿌리 뽑아 ‘기회 균등과 공정 경쟁’이 살아 숨 쉬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중소기업 기술탈취, 납품단가 후려치기,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과 가진 자의 ‘갑질’을 근절시키기 위한 법과 제도가 제대로 구축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올 한해 사회 각 분야의 지도층과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함께 성장하는 풍토가 조성돼 서민 가계의 삶과 중소기업의 경영이 지난해보다 나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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