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법학박사,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부교수)
올해 들어 부산저축은행사태를 시작으로 다수의 상호저축은행의 부실문제가 크게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부실판정을 받은 상호저축은행의 불법․부당대출과 분식회계 등의 부정행위가 발각되어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금융기관의 불상사가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2008년 1월 프랑스 제2위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의 직원이 파생상품거래를 통해 49억 유로의 손실을 입히는 금융사고가 발생하였고, 동년 9월 미국에서는 세계 4위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는 불상사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 9월 스위스의 최대은행인 유비에스(UBS)의 직원이 파생상품거래를 하다가 2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히는 금융사고가 다시 발생하였다.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이와 같은 기업의 불상사는 내부통제의 실패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불상사는 금융기관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일반 기업의 경우에도 비자금 조성행위, 분식회계, 횡령 등과 같은 불상사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의 가치가 하락하고, 기업의 명성이 크게 훼손되며,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의 부작용이 초래된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이행이 강조되고, 사회적 책임투자(SRI) 펀드가 활성화되는 글로벌한 경영환경 속에서는 기업의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의 중요성이 전사적 리스크관리(ERM)의 관점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부통제제도로서 금융기관 관련법상의 준법감시인제도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상의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법제화되어 있는데, 최근 상법의 개정을 통해 새로이 상장회사의 준법지원인제도가 도입되었다. 즉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는 법령을 준수하고 회사 경영을 적정하게 하기 위하여 임직원이 그 직무를 수행할 때 따라야 할 준법통제에 관한 기준 및 절차, 즉 준법통제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나아가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 즉 준법지원인을 이사회의 결의로 1인 이상 두도록 한 것(상법 제542조의13)이다. 상법상 준법지원인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최소한 상장회사의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이하와 같은 문제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준법감시인제도, 내부회계관리제도, 및 준법지원인제도를 전사적 리스크관리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학계 및 실무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상법상 준법지원인제도를 도입했지만, 상법상 내부통제에 관한 명문의 근거규정은 없기 때문에 이에 관한 근거규정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셋째, 금융기관에 도입되어 있는 준법감시인제도와 상장회사에 도입하고자 하는 준법지원인제도의 구별에 관한 것인데, 금융기관의 준법감시인의 업무가 금융기관의 리스크 전반에 미치는 것임에 반해, 상장회사의 준법지원인의 업무는 상장회사의 법적 리스크(legal risk)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구별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준법감시인의 업무인 내부통제기준의 준수여부의 조사에 있어서 내부통제기준의 내용에는 법령준수와 같은 준법통제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두 제도는 유사한 측면이 많다. 따라서 법령의 개정을 통해 준법지원인제도와 준법감시인제도를 명확히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 기존의 준법감시인제도 및 내부회계관리제도와의 관련성을 고려할 때, 준법지원인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상장회사의 범위는 외감법상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주식회사로 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욱이 준법감시인제도가 도입되어 있는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준법지원인제도도 도입될 여지가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섯 째, 원칙적으로 준법지원인은 상장회사의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여부를 점검하여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하는데,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여부에 대한 보고를 이사회로 한정할 필요는 없으므로 준법지원인은 일정한 경우에는 감사위원회에도 준법통제기준의 준수여부를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섯 째, 내부회계관리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상근이사가 담당하는 것에 비추어 준법지원인도 내부회계관리자처럼 변호사자격이 있는 상근이사로 임명하도록 하거나 상법상 집행임원제도가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집행임원제도가 도입된 주식회사의 경우 준법지원인을 집행임원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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