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학교 법학부교수>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에 관한 정확하고 중요한 정보가 적시에 시장에 유통되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에 관한 정보 가운데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적에 관련된 정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업의 실적은 재무제표를 통해 알려지기 때문에 이와 같이 공시되고 유통되는 기업의 재무 및 회계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재무 및 회계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의 유지와 직접 관련되는 것이 기업의 감사제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정한 규모이상의 공개주식회사의 경우에 감사가 아닌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가 감사업무를 수행한다. 나아가 공개주식회사가 갖고 있는 공익성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외부감사인에 의한 감사를 받게 된다. 이러한 공개주식회사에서는 고도로 적정한 회계처리가 필요하며,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감사가 실시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회사의 경영진은 종종 회사의 경영실적을 과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의 악화된 경영실적을 은폐하고자 하는 유인이 있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경영진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감사제도가 적절하게 기능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분식회계로 상징되는 대규모 회계부정사건이 연일 언론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예컨대 국내 최대 그룹의 하나인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영진은 장부조작 등의 회계부정행위를 통해 회사의 비자금을 마련하는 행위를 하다가 검찰의 수사를 받아 형사처벌을 당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회계부정행위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우선 회사내부의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경영진에 의한 회계부정행위를 묵인 내지 방조했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외부감사인에 의한 회계감사행위가 부실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이 회사의 경영진과 공모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회사의 분식회계행위와 이를 방조한 회계법인의 부실감사의 추문으로 인해 공인회계사의 윤리기준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러한 회계부정현상의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서도 대기업에 의한 대규모의 회계부정행위가 적발되어 사회경제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이러한 회계부정행위가 건전한 자본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저하시킨다는 점에서 회사의 회계부정행위를 방지하고, 또한 회계법인에 의한 부실한 감사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는 회계감사제도의 개혁이 추진되었다.
미국은 기업회계개혁법(Sarbanes-Oxley Act of 2002)의 제정을 통해 회계법인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고, 공개회사의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며, 공개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기업의 재무정보의 공시를 강화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제도개혁을 통해 공개주식회사의 회계부정행위를 예방하고 방지하고자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2006년부터 적용되는 신회사법을 통해 감사제도의 개혁을 추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예컨대, 회계참여제도, 내부통제제도 등이 그것이다. 우선 회계참여제도에 대해서 보면, 주식회사는 정관의 정함에 따라 임의기관으로 회계참여인을 둘 수 있는데, 회계참여인은 공인회계사, 감사법인, 세무사 등만이 될 수 있으며, 이사 및 집행역과 함께 회사의 계산서류 등을 공동으로 작성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둘째, 내부통제제도의 구축을 이사회의 권한으로 법정함과 아울러 위원회설치회사의 경우에는 내부통제제도의 구축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외부감사기관으로 회계감사인의 책임을 강화하였으며, 주식회사는 감사전원으로 구성되는 감사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상법, 증권거래법, 및 금융기관관련법상의 감사제도와 주식회사의 내부통제제도의 정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통일적으로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회계부정행위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 이상의 공개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준법감시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병존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고, 중소규모의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일본의 회계참여제도의 도입을 고려할만하다. 또한,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감사위원회로 하여금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도록 제도화하여야 하며, 외부감사인에 대한 감독 및 제재도 보다 엄격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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