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쌍 종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조세법학회 회장)
미국에서 발진되어 온 세계경제를 뒤흔들어 온 이른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앞으로 그 후폭풍이 더 두렵다고들 야단법석일 즈음에 우리는 금융위기의 대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위헌 논란으로 여야가 정쟁을 벌여 왔다. 여당은 징벌적 세금이므로 위헌이라고 하였고, 야당은 합헌이라고 하였다. 이 세목을 입법하였던 당시의 ‘열린우리당’은 그 부작용으로 당 자체가 몰락하는 운명을 맞기도 하였었다. 이에 관하여 헌법재판소(헌재)가 2008.11.13.에 그 일부를 무효로 그리고 그 일부를 헌법불합치로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이 종부세는 부동산 즉 토지와 건물을 인별로 그것도 개인별이 아닌 부부별 합산으로 누진과세하자는 세제이었다. 이것을 논의하던 초기에는 토지만을 과세대상으로 하자는 방향이었다. 그러다가 토지 위에 지어진 건물도 합산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바뀌었었다.
종부세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것이라고들 얘기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상황으로 미루어 과연 다른 나라에 없는 것이라 해서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치부하고 말 수 있는가 하는 데에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과거 박정권 시절에 ‘방위세법’을 만들었을 적에도 당시에 그런 법률을 가진 나라는 없었다. 그런데도 당해 법률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주장은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의 논의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가운데, 토론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하나의 반증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종부세의 과세기준 등에 관한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말썽많은 이 조세가 어디에 연원을 두고 생성되었는가에 관하여 음미하여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의 경우에는 항상 부동산투기의 억제라고 하는 발등의 불을 끄느라고 이러한 다른 나라에 유례가 없는 ‘괴상한’ 제도를 만들어 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이 조세가 처음이 아니다.
경부고속도로의 건설이 진행되면서 땅 투기가 성행하기 시작하였다. 그 전에는 투기라는 말이 아예 없었다. 그러다가 땅 투기가 기승을 부리자, ‘부동산투기억제세’라는 것을 만들었다. 이것은 나중에 양도소득세라는 이름으로 변형되었다. 그 후 주택에 대하여는 재산세의 과세원리에 맞지도 않는 누진과세가 시행되었으며, 취득세와 등록세의 중과세제도라는 것도 도입되었다. 다시 놀고 있는 땅에 대한 ‘공한지세’와 법인이 업무와 무관하게 소유하는 비업무용토지에 대한 중과제도라는 것도 마련되었다. 다시 일본의 특별토지보유세라는 것을 참고하여 ‘토지과다보유세’라는 것을 신설하였다.
이 토지과다보유세는 토지분 재산세와 병행하는 제도이었지만, 그에 관한 위헌 논의는 전혀 없었다. 토지의 개별필지마다 같은 비율(3/1000)로 과세하는 이른바 ‘대물개별과세’ 방식의 토지분 재산세와 토지를 인별로 합산하여 따로 누진세율로 별도과세하는 ‘대인종합과세’ 방식의 토지과다보유세가 이원적으로 과세되기 때문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불행히도 1988년에 처음 시행된 토지과다보유세는 그 이듬해에 두 번째로 과세된 후 역시 세계에 유례가 없던 ‘종합토지세’(종토세)라는 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 종토세(89.6.16. 신설)는 우리나라에 있어 세제적 측면의 재앙이 되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 시행 후로 12-13년간은 조세수입면에서 별로 보탬이 되지 못하였고, 토지투기의 억제에는 더더욱 기여한 바가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이번에 위헌 논란을 일으킨 종부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종토세가 세수에도 도움되지 못하고, 투기억제에도 무기력하게 된 이유는 그 과세논리의 모순 때문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세수목적에 기여하는 종래의 재산세와 투기억제라는 정책목적에 기여하는 토지과다보유세의 두 과세논리를 혼합하여 상호모순적인 성질의 세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토지투기의 억제를 위하여 불가피하다고 강변하였던 당시의 당국자들 말이 거짓이었음은 그 시행이 있기도 전에 이미 89.12.30.자로 ‘토지초과이득세’(토초세)라는 것이 생겨난 데에서 드러났다. 그런데 종토세의 모순을 보완하는 기능을 가졌던 토초세는 1994.7.29.자의 헌재 위헌결정으로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결국 종토세와 양도소득세 등으로는 투기억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무엇인가 돌파구를 마련하여야 하였던 2005년 당시의 여당은 종부세라고 하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를 무리하게 입법화하였다. 이 또한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무력화되고 말았으니, 우리 세제의 덧없음을 탓하고만 말 것인가. 국토는 비좁고, 선진개도국이라는 특징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잉태된 종부세는 이제 제 기능을 발휘하기는 커녕 존폐의 기로에 섰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이 제도가 과연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다시한번 숙고의 여지가 남는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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