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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을 극복하고 꾸준한 정진만이/공인회계사

저자: 김기영 | 당월호가기:344 | 날짜:2005-10-10 | 조회수:4317

김 기 영
<제39회 공인회계사시험합격>

<필자소개>
전남대학교 경영학부 졸업
제39회 공인회계사 시험합격
대주회계법인 근무(현)
Tel: 011-9222-6223

♠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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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공인회계사 2차 시험의 끝을 알리는 벨이 울린 후 2번의 실패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시험이 드디어 끝났구나 라는 안도감보다는 어느 때보다 긴장하며 치른 시험의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게 마음을 짓눌렀다. 또 다시 실패한다면 힘든 가운데서도 격려해주신 어머님과 불확실한 미래를 감당하며 참고 기다려 준 여자친구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한번 더 도전할 용기가 생길까? 라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험장을 걸어 나왔다. 2달 남짓의 기간 후 합격자 발표일 두려움에 감히 합격자 리스트를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합격했다면 누군가 전화에 주겠지 라는 생각에 핸드폰을 꼭 쥐고 수험생의 초조한 마음으로 안절부절하고 있던 중 그 순간 그렇게 갈망하고 듣고 싶었던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축하한다. 합격했구나." 날아갈 듯 기쁠 줄 알았지만 마음이 점점 담담해져 갔다.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 온 합격이라는 단어가 기다림의 시간에 반비례하여 나에게 너무나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4년간의 수험생활이 끝나도 회계사로서의 발걸음을 내딛게 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너무나 보잘것없는 이력이라 합격수기를 쓸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고심하였으나 나 스스로에겐 어려운 상황가운데 수험생으로서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합격하기 위하여 고분분투 했던 순수한 마음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될 것 같아 글을 시작하였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수험생들도 조금이나마 공감하며 도움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 회계사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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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2월 부유하지 않은 평범한 가정에서 무난히 대학생활은 하던 나에겐 그 해 겨울은 그 추운 날씨만큼이나 잔인했다. 방학중이라 아침에 늦잠을 자던 중 출근하신 아버님의 사고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더 이상 나와 우리가족은 평범하지 않았다. 수능시험을 치른 여동생은 입학통지서를 받아 논 대학교를 포기하고 전문대학으로 진학을 해야 했고, 어머님과 졸지에 한 가족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 놓인 나는 고심 끝에 학교를 휴학하고 어머님과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안정되자 복학을 하였는데 학교생활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 그 날 장사분량의 장을 보고 학교 수업에 참석 점심땐 배달을 하였으며 저녁엔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하였다. 이렇게 생활한 2년 반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주워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는 아들이며 오빠의 모습을 보여줄 위치에 있던 난 고생하시는 어머님과 자기희생에 익숙해져 버린 동생 앞에서 불평 한마디 할 수 없었다. 주어진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장학금을 받아야 된다는 일념 하에 복학 후 졸업 때까지 3년 연속 전체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였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경영학 및 회계학의 전공수업에 충실한 것이 밑거름이 되어 남보다 늦게 시작한 회계학시험에 더욱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이 회계사 시험준비를 하고 있던 터라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난 2001년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심정으로 회계사 시험을 치렀다. 이때는 지방에서 처음으로 1차 시험을 치른 때여서 지방대에 다니고 있던 나로선 서울로 올라가는 부담도 없고 해서 장난삼아 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다. 주어진 시간 내에 혼신의 힘을 다 부어가며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의 모습을 보니 장난삼아 참석하여 시험지만 뒤적거리고 있던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고 나도 이런 시험장에서 구경꾼이 아닌 참가자가 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게 되었다. 시험결과는 평균 38점 예상대로였다. 전공 3학년 커리큘럼을 제외하고는 시험과목에 대해 전혀 공부가 없었던 나에겐 말 그대로 찍어서 맞은 점수였던 것이다. 그 해 겨울 같이(?) 1차 시험을 치른 친구들이 거의 다 합격이라는 영광을 누렸다. 이런 친구들로부터 동기부여를 받았지만 4학년 들어 공부를 시작하려고 결심하기엔 주어진 상황에서 무척이나 힘들었다. 마침 이 시기에 교수님께서 취업추천을 해주셔서 가족에게 취업을 포기하고 회계사 시험을 도전해 본다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품은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때론 친구 같고 때론 선배 같은 어머님이 이런 나의 생각을 들으시고 너무나도 고맙게도 기뻐하셨고 도전하는데 용기를 주셨다.

♠ 1차 도전 그리고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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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1월이 다가왔고 마음이 급해졌다. 그 해 초에 1차 시험을 치른 후 틈틈이 학교 도서관에서 강의 테이프를 듣고 회계학, 세법, 경제학은 1~2독을 한 터지만 아직은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였고 또한 식당 일을 그냥 놔둘 수가 없어서 하루 중 4시간 정도는 일을 거들어야 하므로 절대적인 시간도 없었다. 무작정 12월이 가기 전에 전과목 1회 통독 그 후엔 객관식 문제집 위주로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2달에 전과목을 공부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계획임이 여실히 밝혀졌다. 회계학과 세법만 겨우 한번 더 보고 새해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매일 머리에 맴돌았다. 이제는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부를 할 수는 없었다. 단지 합격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준비를 해야 했다. 철저히 볼 부분과 안볼 부분을 분류했다. 먹을 것은 없으나 버리기에는 아까운 계륵은 포기하고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부분에 올인 하는 전략으로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하였다. 경제학과 상법은 매일 탐독하였고 회계학과 세법 및 경영학은 객관식 문제집의 기본문제풀이 위주고 공부하였다. 이러한 전략과 예년과 비교하여 상당히 낮아진 커트라인에 힘입어 아슬아슬하게 합격할 수 있었다.

♠ 2차 시험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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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실력도 없이 전략으로 1차에 합격하였을 뿐만 아니라 2002년의 월드컵 역사의 현장에 동참해 버린 터라 큰 기대 없이 2차 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전 과목 40점 미만의 엽기적인 점수를 받았다. 합격자발표가 난 후부터 본격적으로 2차 시험공부를 시작하였다. 컨디션을 잃지 않고 꾸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선 우선 생활패턴을 규칙적으로 바꿔야 했다. 무슨 일이 있던 간에 아침 8시까지는 학교도서관에 출근(?)을 하고 저녁10시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1월이 되기 전까지 하루에 3과목씩 기본서로 단권화하여 감사를 제외한 5과목을 2회독하였다. 1월이 되자 아무래도 생활이 나태해져 갔다. 매일 하던 식당 일을 포기하고 서울로 무작정 상경하여 그곳에서 스터디에 동참하게 되었다. 오전 7시경에 멤버가 모여 문제를 풀고 서로 채점하고 리뷰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는데 나의 컨디션에 상관없이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고 상대방의 접근방법과 해답기재요령을 배우고 나의 것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다.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후까지는 직장에 다니는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며 일주일간의 피곤을 삭였다. 시험 전날 너무 긴장이 되었다. 유예라는 부담감과 올 해 밖에 기회가 없다는 사실이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였다. 두어 시간 잠을 자고 본 시험 결과는 좋았다. 자신도 있었고 스스로의 가 채점 결과도 낙관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결과발표 후 실패에 대해 좌절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나 하나만 바라보고 모든 것을 희생하는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볼 면목이 없었다. 세법 점수가 예상외로 낮게 나온 것이 패인이었다. 커트라인과 0.6점 차이로 떨어진 것이 더욱 괴롭게 했다. 과연 다시 1차부터 도전하여야 하는가?

♠ 제39회 회계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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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후. 매일 학교는 나갔지만 재도전이란 단어는 멀어져만 갔다. 아무도 모르게 일반회사의 입사원서를 쓰고 마냥 술과 당구로 시간을 죽였다. 어느덧 2004년이 되고 30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입사원서 넣어 논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중차대한 결정의 순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대로 꿈을 포기하고 좌절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를 밑거름 삼아 다시 도전할 것인가? 1차 시험은 불과 2달 남짓 남은 상태에서 재도전 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과목당 40문제로 시험제도가 개편됨에 따라 2차를 접해본 나로선 조금 더 수월하게 1차 시험을 합격하게 되었다. 이제 불과 2달 남짓한 2차 시험 나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38회 2차 시험의 시험답안에 대한 내 평가가 주관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쓴 답안이 객관적으로 보아 간결 명료하게, 그리고 충실히 작성했는가 하는 점에서 자신이 없었다. 결국은 내 공부가 덜 된 것만은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로 상경하여 공부하는 것은 더 이상 무리인지라 학교 고시반에 들어갔다. 남은 기간은 60일 동안 4명이 스터디를 만들었다. 원가를 전략과목으로 삼고 실전훈련을 하는데 목표를 두고 매일 아침 2시간 원가관리회계 문제풀이 후 삼일TSS모의고사 10회분을 가지고 그날 분량만큼 공부한 후 저녁9시에 모여 1회분씩 모의고사를 보고 저녁12시에 1시간 회계감사 서브노트를 암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모의고사의 범위가 누적적이어서 마지막 정리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고 시험당일까지 실전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시험당일 문제를 받아 봤을 때 유사한 문제가 많이 있다고 느끼게 해주어 자신감을 가지고 시험에 임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준비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0일간의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나가고 시험장에서의 마지막 종이 울렸다. 이젠 끝났구나! 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그만 다리가 꺾여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뭔지 모르지만 후련했다. 할 만큼 했다. 시험발표일 합격이라는 사실을 안 후 제일먼저 어머니와 여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며칠 동안 가까운 주변 이들의 전화를 받으면서 그간 보이지 않게 도와준 이들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참고서적>
재무회계: 박호근 중급회계, 강경보 TOSS
원가회계: 김영주 고급원가, 서강대 100제
세무회계: 이철재 세무회계
재무관리: 이의경 재무관리, 김민환 재무관리
회계감사: 노준화 회계감사, 권오상 사례문제
상법: 오수철 상법
경영학: 정순진 경영학
경제학: 정병렬 경제학
기타: 삼일 TOSS 모의고사(2차)

♠ 맺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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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수험생의 길에 목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갖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며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이러한 자신감과 결심이 1년, 2년 수험생활이 연장되면 점차 희석되며 과연 내가 이룰 수 있을까? 라며 두려워하고 흔들리는 것도 현실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 실패가 또 다른 시작이 됩니다. 좌절하지 마시고 꾸준히 정진하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열매는 주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수험생활 동안 든든한 버팀목으로 지지해주신 어머니와 여동생 지현이, 영원한 반려자가 될 사랑하는 민지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 준 많은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또한 회계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불찰주야 노력하시는 많은 수험생 여러분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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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택스 매거진에 게재된 글 입니다 택스 매거진는 매월 발행되는 정기 간행물 입니다 "새로운 세무·자세한 회계"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30주년간 경리인들과 함께 해온 최고의 경리인 실무 길잡이 입니다 매월 1회 발행, 4X6배판, 매월180쪽 월 15,000원, 연18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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