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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기나긴 수험생활의 끝과 새로운 시작

저자: 성창석 | 당월호가기:302 | 날짜:2002-04-01 | 조회수:5017

성 창 석
<제36회공인회계사시험합격>

<필 자 소 개>
전북대학교 회계학과 졸업
제36회 공인회계사시험 합격
삼일회계법인 근무
TEL. 016-612-9054

♠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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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청탁을 받고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다가 공부할 때 메고 다녔던 가방을 살펴 보았다. 많은 물건이 먼지에 수북히 쌓여 있었고, 답안마킹용 싸인펜, 사진이 붙어 있는 수험표, 구겨진 2차 답안지, 깨알 같이 적혀 있는 각종공식 및 암기사항 들....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껴 본다. 합격이라는 산에 오르기 위하여 힘겨웠던 그 때를 되돌아 본다.

♠ 시험준비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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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라는 단어를 처음 접해본 것은 고 3때였다. 부모님의 권유로 아무런 생각없이 회계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회계사가 되고 싶어서 진학한 것은 아니었다. 학과에 적응을 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그렇게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 왔는데 복학 전까지의 기간이 약 4개월 정도 남아있었다. 처음 두달간은 광양제철에서 쇳가루와 땀이 범벅이 되는 생활을 했고
나머지 두달 동안은 학과 수업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 회계원리를 혼자서 보았다.

♠ 수험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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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2년 후인 96년 겨울, 맡고 있는 동아리 회장직을 마무리하고 4학년이 되기 전에 본격적인 수험생활에 돌입하였다.
한 3개월 정도만 열심히 하면 1차라도 붙을 것 같았는데 시작한지 1주일만에 맥이 풀려버렸다. 결코 만만한 시험이 아니었다. 시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접하지 않고 지레 짐작으로 준비를 했던 것이었다. 객관식회계가 요구하는 빠른 문제풀이 능력, 세법의 난해함, 고대 상형문자 같은 재무관리, 전혀 대비가 없었던 경제, 상법, 영어...여섯 과목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공부한 과목이 없었다. 결국 97년 1차는 형편없는 점수로 낙방하였다. 깊이 반성하고 1년간을 혼자 집중해서 공부해도 붙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한 학기를 휴학하고 상경해서 학원수강을 하였다. 학원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정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지겨운 서울 생활를 끝내고 다시 전주로 내려와서 9월부터 학교 도서관에서 강행군을 시작하였다. 학원수업 받았던 재무관리, 세무회계, 경제학 등의 과목을 11월까지 2회독 정도하였다. 12월부터는 객관식만 보았다. 하루에 조금씩 전과목을 모두 보는 방법을 취하였다.

♠ 재도전에서 1차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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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보기 전까지 객관식으로 전과목을 3회독 하였다. 시험을 치른 후 떨어질 것 같아 난담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커트라인(106개)으로 합격을 하였다.
수험생활 중에 이때가 제일 기뻤던 것 같다.
그해 2차 시험은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 버렸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때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것 때문에 장수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8월말에 졸업을 하였지만 계속 도서관에서 친구와 함께 2차 준비를 하였다. 과목 당 한두권의 책을 가지고 전과목을 반복하면서 보았다. 참 재미없이 공부를 했다. 그래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스스로 채찍질을 하며 98년을 보냈다.
재미없는 생활을 꾹 참으며 시험준비를 했건만세상은 참으로 낸정하였다. 나름대로 제대로 준비했다고 했는데도 시험장에서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2차 시험직후 떨어질 것을 예상하였다. 막상 형편없는 점수(53점)로 떨어지고 나니 내자신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고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한달간은 방황하다가 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고시반에 들어갔지만 아웃사이더 같은 성격 때문에 한달 만에 다시 학교도서관으로 향했다. 2000년 동차를 목표로 재재도전을 위해서이다.

♠ 잠깐의 외도와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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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은 악몽과도 같은 해였다. 사실 1차 시험준비는 과거와 같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 모의고사성적도 잘 나오고 해서 방심을 했는데 이 시험은 결코빈틈을 주지 않았다. 시험후 인터넷으로 채점을 해보니 울고만 싶었다. 2차 낙방 때보다 더 좌절했다. 미래에 대한 갈림길에 서서 고민을 하다가 급한 마음에 얼마 후에 있는 세무사 시험에 발을 들여 놓았다. 재정학 책을 사서 조세론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았다. 세무사 1차에서도 답안 마킹 실수를 했지만 가까스로 통과했다. 2차는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하고 떨어졌다. 다시 고시반에 입실하여 10월 까지 2차 유예생끼리 세법학 스터디를 하였다. 스터디가 끝난 후 10월말부터 슬럼프가 찾아왔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추위가 찾아온 11월말, 공부가 싫어 농구를 하다가 그만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세시간에 걸친 접합수술을 받고 한달간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전신마취가 깨인 후의 느끼이란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기분이 나빴다. 멍하니 한달을 보내고 퇴원 후 약 석달 동안 목발을 짚고 다녔다.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대망의 2000년이라던 2000년이 나에게는 시련의 해였다.

♠ 세 번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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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학원수강을 하러 떠나는 유예생들을 보며 부러워 하였다. 경제적인 문제와 불편한 몸 때문에 상경은 엄두도 못내고 마음 한편에는 회게사 시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2월말에 있는 1차 시험을 위하여다시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세무사 시험도 놓치기 아까워 병행해서 책을 보았다. 하루의 반은 세법책을 보고 나머지 반은 1차에 투자했다. 영어는 볼 시간도 없었다.
1차가 끝난후 채점을 해보니 106개 (기답안기준, 확정후 2개 상승함)가 나왔다.
또 한달간을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이때에도 세법책은 놓지 않았다. 4월이 되자 공인회계사 선발인원을 1000명으로 확대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때부터 합격의 확신을 가지고 계획을 세웠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두 개다 응시하기로 마을을 먹었다. 회계감사와 2차용 재무회계책을 구입하여 단권화하였고 재무관리와 원가회계는 학교특강을 이용하여 보충하였다.
시험날짜가 다가올수록 부담이 되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첫 번째 관문인 세무사시험, 회계학 1부, 2부는 자신있게 풀었고, 세법학은 조금어려웠지만 이미 끝난 시험이라 과감히 잊어버렸습니다. 나머지 10일동안은 오로지 회계사 2차에 열중했다. 두 번째 관문인회계사 시험, 더운 날씨 때문에 지치고 쉬는 시간에 쉴새 없이 책을 들여다 보며 정리를 하는 주변 수험생들을 보며 위압감을 느꼈다.
과연 내가 붙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하였지만 이내 잊어버리고 문제를 풀어갔다. 둘째날에는 1교시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머리가 너무 아파 중요한 원가회계도 시작 10분후 까지도 문제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역시 회계사 시험은 쉽지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법을 제외하고는 어느 과목이라도 안심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게 출제되었다. 조금 아쉬움이 남았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것과 시험이 끝났다는 데 의의를 두고 여행도 다니며 편히 쉬면서 한달을 보냈다. 8월 부터는 학교선배의 소개로 벤처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9월11일은 세계무역센터가 테러에 의하여 무너지던 날로 기억된다. 마음이 어수선한 틈을 타고 세무사 합격소식이 전해졌다. 기뻤다. 9월 20일에는 회계사 시험도 합격했다고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오랜 백수 생활로 녹슬어 가던 휴대전화기에 불이 붙을 정도로 전화가 많이 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로써 5년간에 걸친 수험생활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공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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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 배양과정- CPA시험의 출발은 회계원리부터이다. 자산의 기본개념부터 시작하여 현금흐름표를 정확히 마무리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항상 '왜 그렇지?' 라는 의문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해야지 논리적 뒷받침 없이 단순히 계산만 잘하는 것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바닷물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탄탄한 기초공사가 필요하듯이 이론적 근거와 산식의 도츨과정, 법조문의 취지를 생각하여 공부하기 바란다. 또한 영어에는 왕도가 없다. 자주 보고 듣고 말하는 연습을 하여 익숙해 지는 수 밖에 없다.

1차 시험- 세무사 시험이건 공인회계사 시험이건 1차는 한정된 시간과의 싸움이다. 따라서 적절한 시간배분 능력이 요구되며 포기할 문제는 과감히 포기하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어려우면 다른 사람도 어렵다.충실히 준비해서 자신이 맞출수 있는 문제만 제대로 맞는 다면 합격할 수 있다. 전략과목은 없더라도 절대로 취약한 과목은 없어야 한다.

2차 시험- 동차 때에는 따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기 배양과정과 1차 시험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1차 시험후에는 공부흐름이 끊기기가 쉽다. 나의 경험으로 공부흐름이 끊기면 다시 찾기가 쉽지 않다. 동차를 겸험삼아 치르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면 유예 때 힘이 든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고 만약 유예에 접어들면 스터디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일정한 출제경향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으로 대비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건강관리-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관리이다. 나 같은 경우는 농구에 대한 승부욕이 지나쳐 프로선수도 아닌데 공부에 지장을 줄 정도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적당한 운동을 하여 시험 막판에 체력의 저하를 막아야 겠다.

♠ 글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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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주변사람이 많이 도와주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멀리서 항상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 회계학에 흥미를 불어 넣어 주신 한길석 교수님,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어려웠을 때 흔쾌히 도움을 주었던 여러 친구들과 고시반원 여러분들, 도서자치위원회 선후배들에게도 감사하며, 미약한 나를 합격하게 해주신 하느님께도 감사드린다.
이제 법인에 입사한지 수개월이 되어 간다. 그 동안 내가 느낀 점은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김민기님의 '봉우리'라는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제가 지금 있는 곳은 그저 고갯마루입니다. 길은 다시 더 높은 봉우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수험생 여러분에게 합격은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것만큼 힘든 레이스이다. 여러분 최선을 다하여 꼭 정상에 올라 그 기분을 만끽하기 바란다.

<공부에 도움이 된 책>
재무회계: 김근수, 송인만, 송상엽, 박호근, 손호근
원가회계: 김성기, 오경수, 임명호, 김영주
세 법: 이준규, 신도현, 최명근, 강경태, 조재하, 정정운, 장보원,
재무관리: 박종원, 이의경, 김세원
회계감사: 노준화, 이병소
경 영 학: 정순진
경제학,재정학: 정병렬
상 법: 윤승옥
영 어: 거로워크샆, 아카데미토플, 각종 모의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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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택스 매거진에 게재된 글 입니다 택스 매거진는 매월 발행되는 정기 간행물 입니다 "새로운 세무·자세한 회계"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30주년간 경리인들과 함께 해온 최고의 경리인 실무 길잡이 입니다 매월 1회 발행, 4X6배판, 매월180쪽 월 15,000원, 연18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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