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석 찬
<제43회 세무사시험 합격>
<필 자 소 개>
공주사범대학 화학교육과 졸업
제43회 세무사시험 합격
세무회계사무소 근무(현)
TEL. (041)854-1501
♠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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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험이 끝나고 합격자 발표와 더불어 나오는 합격수기를 사실 부러워 하면서 읽었었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장수한 수험생인 내 자신이 막상 합격수기를 쓰려니 이 글을 읽는 수험생을 장수의 길로 인도하지 않을까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 어쨌든 나의 지나온 수험생활과 공부방법이 다른 이들에게
조금의 희망이라도 되길 바라며 부끄럽지만 나의 수험생활에 대하여 적어본다.
♠ 수험준비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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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학시부터 전공과목(화학교육)이 가슴에 와 닿지 않아 졸업 후 진로에 대하여 고민하던 중 제대할 무렵 아버지의 소개로 세무사라는 전문직을 알게 되었다. 세무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지만 전혀 기초가 없는 이과출신인 나로선 사실 일대의 방향전환이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과목인 세법과 회계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세무사라는 직업이 전문직이며 어쩌면 내 적성과 더 잘 맞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느낌이 나로 하여금 세무사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 수험생활의 시작과 네 번의 낙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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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공부를 시작한 것은 1992년 봄이었던 것 같다. 기억이 조금 흐리지만 그 때에는 지방에 부기학원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어렵게 수소문한 끝에 서울 종로에 세무사 전문학원이 있는 것을 알고 서울에 올라와 회계학과 세법에 대한 학원강의를 들어가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회계원리와 중급회계를 공부할 때는 회계학도 생각보다는 재미있고 할 만 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중급회계 강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세법개론을 시작했는데 이때만 해도 제목과 내용이 온통 한자로 써져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용어 자체를 읽고 이해하는 것만도 쉽지 않아 처음엔 세법을 아주 어려운 학문으로 생각했었다.
어쨌든 비좁은 고시원에서 천성적으로 허약한 체력임에도 불구하고 타오르는 지적 호기심으로 공부시작한지 1년이 될 무렵 1차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는데, 어쩌면 생각보다 빠른 1차 합격이 오랜 수험생활을 하게 된 이유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2차 준비 그중에서도 특히 세법학공부가 안된 상태에서 1차합격은 나로 하여금 세무사시험을 쉽게 보게 하고 자만심을 불러일으켜 갑갑한 고시원에서 나오게 되고 결국 그 해부터 2차를 연달아 네 번이나 낙방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공부하는 마음자세와 공부방법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세무사시험과목 중에서 어느 하나도 대학에서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스터디도 하지 않고 공부방향을 인도해주는 선후배도 없는 상태에서 왜 ․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단순히 열심히 공부하기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덤볐으니 여러 번에 걸친 낙방은 어쩌면 당연할 귀결일 것이다.
♠ 수험생활의 포기와 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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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낙방으로 인한 좌절감을 이기지 못해 수험생활을 접고 직장생활을 시작하였다. 그 동안 공부한 것이 아까워 선배가 하는 회계사무소에 들어갔다. 일단 수험생활은 포기했지만 언제든 기회가 되면 다시 공부를 시작하리라 마음먹고 직장을 다녔다. 또한 실무에 능통할 정도가 되면 시험공부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존에 이론을 공부했기 때문에 실무를 익히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그 실무는 공부하는데 있어선 생각보다 별로 도움이 되질 않았다. 시험을 보기위해 공부할 필요까지는 없는 세밀한 내용(특히 예규와 판례)을 실무에서는 주로 다루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을 하고 다음해에 첫째 아이까지 낳았으니 결국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건 점점 먼나라 이야기가 되었다.
♠ 재도전과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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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도 항상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는데, 어느덧 직장생활을 한지 7년 정도 지나자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마음의 여력이 비로소 생겼다. 아마 실무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고 생활 자체가 안정이 되어 그런 것 같았다.
일단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종전과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나의 과거의 수험생활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되돌아보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도 모색해 보았는데 이 중에서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목표와 계획이 분명치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시험이든 합격을 목표로 할 때 나의 현재 수준을 파악하여 그에 맞추어 년단위, 월단위, 주단위 및 일단위로 구체적인 공부량을 미리 계획하여 반드시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것이 안 될 경우 최소한 월단위와 주단위 만이라도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수정하여 가능한 한 진도가 뒤쳐지지 않도록 독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약했던 것 같다. 따라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잠자기 전에 오늘 하루 계획이 실천되었는지 가능한 한 체크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오늘 하루의 계획을 보고 세무사가 된 후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채찍질을 해야만 했다. 누구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이를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둘째, 수험서를 자주 바꾸었다는 것이다. 특히 재무회계의 경우 신현걸, 김영덕, 박호근, 최종적으로 임태종 재무회계 책으로 2차 시험에서 낙방할 때마다 불안한 마음에 수험서를 바꾼 것이다. 수험서를 한 번 바꿀 때마다 헛되이 소비했던 시간을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다. 가능하면 수험서를 바꾸지 말고 과목당 단권화하여 회계기준이나 세법이 바뀌면 그 부분만 보완하여 시간 낭비를 하지 말고 최대한 회독수를 늘려서 문제에 접근하는 나만의 틀을 만들어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풀 수 있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셋째, 공부시간안배의 실패이다. 시간안배는 구체적인 공부계획 수립과 관련되는데 1차 시험 과목인 상법과 재정학을 예로 들면 평소 70점 내지는 80점 이상 나올 정도가 되면 추가적인 공부시간을 투입하지 말고 평소에 체크해둔 마인드맵 노트와 오답문제 풀이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면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모든 과목을 고르게 공부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내용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게 된다.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가능한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찾게 된 방법인데 한 번쯤 참고해도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최대한 수험서를 빨리 읽기 위한 속독법과 집중력과 기억력(또는 회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마인드맵(mind map) 기억법과 노트법이 그것이다. 수험생활을 새로이 시작하기 전에 약 두달 가량 주변에 학원이 없어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속독법과 관련된 부분을 배웠고, 마인드맵과 관련 하여는 책이 이미 절판되어 도서관에서 간신히 빌려 여러 번 반복하여 읽고 이를 적용해 보니 나에게는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시간이 많이 소비되고 더군다나 상당히 유료여서 속독법은 부담이 되어 생략하더라도 가능하면 마인드맵은 인터넷과 서적으로 많이 보급되어 있으므로 한 번 쯤 접근해 볼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인터넷상 관련 사이트와 각종 서적마다 마인드맵 관련 내용이 조금씩 상이하므로 되도록이면 마인드맵의 창시자인 영국의 토지 부잔이 쓴 마인드맵 북과 마인드맵 기억법, 두 권을 추천한다.
넷째, 공부내용의 깊이 문제이다. 공부의 깊이는 평상시 엄청난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거나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과 수석을 원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되도록이면 단권화한 일반적인 수험서만으로도 충분하며 수험서 내용 중에서 스스로 판단해 볼 때 너무 깊이 있는 문제는 스킵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단, 불필요하게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스킵하라는 것이지 회계학이든 세법학이든 특히 최근에 기출된 내용을 포함하여 빠트리는 내용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얕더라도 넓게 보아야 한다.
2차 시험 과목인 세법학의 경우 시중에 나와 있는 정연대, 정정운, 장보원, 홍재봉․변천수 등 세법학 교재 중 하나를 선택하여 나름대로 세법학을 접근하는 방식을 정하여 위의 방법대로 이해위주로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
나의 경우 세법학 공부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학습시간과 학습분량을 정하고, 정해진 학습분량을 속독한 후 책에 나오는 목차를 보면서 빠르게 마인드맵노트를 작성한다. 마인드맵 노트 작성시 책에 나오는 목차에다가 책을 보지 말고 속독 후 생각나는 주제어와 핵심어를 추가해야한다. 다시 학습분량을 빠르게 읽으면서 마인드맵 노트에 빠진 주제어와 핵심어를 다시 연결시킨다. 마인드맵 노트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에는 책의 목차를 복사하여 위의 방법대로 세부 목차와 주제어 및 핵심어를 연결시킨다. 이렇게 해서 작성한 한 쪽의 마인드맵 노트는 나만의 수십 쪽 학습분량의 엑기스이다. 다음날 공부시작 전에는 전날에 작성한 것을 먼저 빠르게 읽고 공부를 시작했으며 이것은 항상 휴대하고 다니면서 차안이든 어디서든 보았다. 이런 방식으로 학습량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어떤 주제가 주어지더라도 그에 관한 대목차, 소목차, 주제어와 핵심어가 회상되고 연결되어 세법학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회계학의 경우도 세법학과 공부방법은 유사하지만 문제풀이를 하는 경우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문제는 억지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체크한 다음 바로 스킵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갔으며 세 번 정도 반복하여 풀을 때까지 이해되지 않으면 스킵한 후 오답노트에 표시하고 네 번째부터는 주로 오답노트 위주로 문제풀이를 다시 하면 웬만하면 대부분 이해가 되었고 풀이시간도 많이 단축이 되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미리 계획한 학습분량을 집중하여 공부하고 나름대로 정리한 서브노트 등을 수시로 보고 연상결합 시키면서 이를 자연스럽게 손으로 풀어서 쓰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한편 실무에서는 예규와 판례가 상당히 중요하지만 수험목적으로는 어느 정도까지 참고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유명강사가 정리한 세법학연습 교재나 모의고사에 나오는 것 중 최근 것만 추가로 정리하는 정도면 될 것이다.
♠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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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파악한 위의 문제점을 하나씩 수정하면서 수험생활을 다시 시작하여 2년 반 만에 불혹이라는 나이에 합격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후배로부터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너무나 감격하여 나 뿐만 아니라 아내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정말 힘들고 외로운 수험생활을 견딜 수 있도록 항상 배려해준 가족들과 나를 믿고 항상 격려해준 친구들 및 직장동료들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합격하겠다는 강인한 의지력과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2차 시험이 종료되는 마지막 시간까지 잃지 않는다면 반드시 합격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부족한 이 글이 세무사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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