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호 진 <제40회 공인회계사 시험합격>
<필 자 소 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제40회 공인회계사 시험합격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근무
TEL. 010-6286-8237
♠ 들어가며...
--------------------------------------------------------------------
우선, 얼마 전에 있었던 제41회 공인회계사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신 모든 분들께 축하의 말을 올립니다. 합격자 명단에 오르지 못하신 분들은 다음 기회에 꼭 합격의 영광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합격 수기라는 것을 내가 쓰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쓰게 되니 다시 수험생 시절이 새록새록 떠올라 감회가 새로워진다. 고된 수험생활이었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잊지 못할 추억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글을 통해서 수험 공부를 하고 있을 분들에게 고시생이라면 누구나 겪게 될 고충과 그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다.
♠ 1차 수험생활
-------------------------------------------------------------------
군대를 2003년 제대한 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나에게 수 없이 해 보았다. 나는 경영학과도 아니었고, 회계란 과목을 이전까지는 접해본 적도 없었기에 회계사라는 직업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먼저 회계사 준비를 한 친구에게 회계사란 직업에 대해 처음 듣게 되었고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질 만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슨 힘에 끌린 것처럼 조금의 망설임조차 없이 서울 종로의 W학원에 회계원리 과목을 접수하게 되었다.
처음 듣는 회계원리 수업은 생전 들어본 적 없는 말들의 연속이었다. 자산, 부채 등등 계정과목조차 익숙하지 않았다. 자칫하면 회계사의 길을 포기해 버릴 만큼의 부담감을 느낀 시기였을 것이다. 다행히 군대를 제대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는 몰라도 그런 부담감을 군기로서 아니면 일종의 오기로써 이겨내고 싶었다. 그런 부담감을 이기는 방법은 내가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은 수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배울 분량에 대한 선행 예습이었다. 나는 당시에는 군 휴학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시간적인 제약이 덜하였다. 시간적인 제약 없이 내가 모르는 것을 알 때까지 읽는 것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학원 수업은 내가 알게 된 것에 대한 복습, 그리고 내가 자세히 모르는 것에 대한 심화 과정으로 학습효과를 기대했던 것에 200%를 성취할 수 있었다. 가장 기초가 되는 회계원리에서 이렇게 자신감을 얻은 나는 중급회계에서도 회계원리때 공부한 방법과 학원 수업을 통해서 별 무리 없이 그리고 자신감 있게 회계사 수험공부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한 달에 한 과목 학원 수강을 하는 것에는 별 무리가 없었지만, 2004년의 시작을 원가관리회계와 경제학 수강을 충정로에 위치한 W학원에서 시작하게 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진도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였다. 내가 지금껏 고수해 온 예습이란 방법은 많은 투자시간을 필요로 하였지만, 그만한 시간을 두 강의 과목에 대해 모두 확보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 전략을 수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 방법이 수업시간 배운 것에 대해 그날 복습하여 복습시간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 시키고자 하는 방법이었다. 공부 방법 자체를 통으로 바꾸게 된 것이 때문에 처음에는 고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강의 시간에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졸기 일쑤 였고, 옆 사람들을 보니 다 잘하는 것 같아 보여서 위축되기도 하였다. 그래도 역시 꾸준한 복습을 한 결과 그 효과 또한 상당하였다. 예습의 장점이 효과성이라고 한다면, 복습의 장점은 효율성이라고 할 만하였다.
그렇게 2004년 두 달을 보내고, 시험삼아서 1차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다. 공부를 했던 과목인 경제학과 회계학 그리고 영어는 과락을 면할만한 점수를 얻어서 나름대로 만족을 하였다. 하지만, 시험장 분위기는 절대 만만히 볼 것이 아니며 이 시험을 준비해 온 사람들 역시 열심히 준비해 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대단해 보였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나를 추스릴 기회가 되었다.
2004년 1학기에는 복학을 하면서 학원 수업을 듣는 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경영학과가 아니었던 탓에 전공 강의를 듣는 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었으며 공부를 하기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했다. 1학기 동안은 학원 강의를 1개로 줄이고 학원 강의가 없는 날에는 꼭 복습을 하는 학습 방법을 선택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앞서 이야기한 방법들 보다는 효과성이나 효율적인 측면에서 모두 떨어지는 방법인 것 같다. 1학기 시작에 세법강의를 듣고 복습을 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수준을 달성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또한, 전공 강의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이루지 못하였다. 능력적인 한계를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다가 다 놓치느니 한 마리라도 잡자라는 생각으로 회계사 공부에 매진하기로 마음먹고, 시험 때를 제외한 평상시에는 회계사 수험공부를 하였다. 그러자 만족스럽지 못했던 세법 과목도 점점 이해되는 부분이 늘어났고, 그와 함께 회계사의 꿈도 다가오는 듯 했다. 축제 기간의 부산함을 뒤로 한 채 학원과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시기에는 재무관리를 수강하였다. 재무관리 수강 중에는 여러 유혹의 손길이 있었다. 따뜻해진 날씨, 축제 등이 수험생활의 고단함을 더욱 힘들게 하였다.
그렇게 맞이한 여름방학은 또 한번의 기회였다. 워낙 더운 것을 싫어한 나는 시원한 독서실과 학원에서 여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무더운 7,8월에 에어컨을 추울 정도로 가동하는 학원에서 나는 상법강의를 수강하고, 가끔이지만 시원한 에어컨을 내 머리위에서 작동시킨 독서실에서 경영학을 Tape로 들었다. 학교를 다니다가 맞이한 방학이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다. 그러한 시간에는 그동안 공부해온 과목들을 미진한 부분부터 벌충해 나갈 수 있었다. 그 결과 기나긴 1차 과목에 대한 1회독이 이루어졌다. 회계원리 공부를 시작한지 11개월 만에 이루어진 조그마한 성과였지만, 어느 새 나도 내 꿈에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던 아주 큰 행복이었다.
1회독을 마친 상태에서 2학기를 맞이한 나는 하루에 5시간 정도씩 공부를 하였다. 공강시간이나 휴강시간 등을 잘 활용하면 그 이상의 시간이 나오기도 했지만, 평균적으로는 말이다. 1회독을 마친 상태에서 들어간 2회독은 1회독 보다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책을 여러 권 보는 공부 습관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그렇고, 아무래도 무엇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지 조금은 알게 되어서 그런 것이다. 2학기 동안 1차 과목 2회독을 마치고 나서 겨울방학을 맞이하게 되었다. 겨울방학 시작에서 1차 시험까지는 대략 2달 남짓이 남았다.
어쩌면 모든 과목에 대한 마무리를 짓기에는 짧은 시간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집중력과 꾸준함,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였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나는 매일 공부할 분량을 정해놓았다. 독서실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10분간 하루치 공부할 분량을 설정해 놓는 것이었다. 단지 딱 맞게 설정만 해 놓는 것이 아니라 시간 안배까지 고려해 버거울 분량만큼 설정해 놓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공부할 때는 집중력을 상당히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하나의 방법이 일주일에 하루 정도의 모의고사였다. 시중에 출간되어 있는 문제 풀이집이나 학교나 학원에서 이 시기에 시행하는 모의고사를 응시하면서 내가 부족한 과목이나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 알 수 있게끔 되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안다는 것은 수험 공부를 함에 있어서 힘으로 작용하였음은 너무나도 자명할 것이다. 꾸준함을 기르기 위해서 나는 취미생활을 병행하였다. 아무리 두 달이란 기간이 짧은 기간이라 해도 하루도 안 거르고 공부를 하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기간이다. 워낙 학창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하던 터라 일요일 오후 시간은 좋아하는 운동인 축구와 휴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의 운동은 오히려 일주일의 활력소로 작용하였다.
물론, 너무 고단할 정도의 운동은 무리가 가겠지만, 각자가 몸 상태를 고려해 적당히 운동해 주는 것은 힘든 수험생활의 긴장을 완화시켜주고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가짐이다. 혹시 이번에 불합격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시험을 보는 사람은 누구나 가지게 되는 생각이다. 나 역시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로 인해 집중력이 흔들렸던 경우도 있었고, 불안함에 펜과 계산기를 잡을 수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미래보다 회계사로서의 멋진 삶을 영위할 내 미래 모습을 그려보며 더욱 힘을 내려고 애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은 시작부터 지고 들어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1차 과목별 학습 전략>
회 계 - 각 단원별 핵심 내용에 대한 숙지 후 문제 풀이를 하였다. 시험 1달 전부터는 모 의고사 위주의 학습전략 수행하였다.(송상엽 교재, 객관식 재무회계)
경영학 - 우선, 재무관리에 대한 학습을 추천한다. 1차 과목에서는 과락을 면하는 게 중요 한 과목인 만큼 재무관리를 학습한 후 경영학 교재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정순진 교재, 김민환 교재)
세 법 - 무엇보다도 각 단락별 핵심사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후에는 조항에 대 한 숙지가 필요하며 문제를 많이 접하는 것이 유리하다.(이철재 교재,객관식 세법)
경제학 - 고득점이 필요한 과목이며, 기출문제 위주의 접근이 필요하다.(정병렬 교재)
상 법 - 역시 고득점이 필요하며, 사법시험처럼 조항을 외울 필요는 없지만, 기출 분야에 대한 암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김학묵 교재)
영 어 - 내년부터는 토익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토익 점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올해가 가기 전에 확보해 두어야 시험을 준비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듯 싶다.
♠ 2차 수험생활
--------------------------------------------------------------------
제40회 1차 시험을 보고 난 후, 합격이라는 확신이 들자마자 나는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신촌의 W학원에 종합반 강의를 등록하였다. 1차 시험 준비기간이 길었던 탓에 2차를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두 번의 기회 중 어느 한 번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먼저 종합반을 수강하게 되면서 2차 시험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 수 있었다. 답안지 작성요령이나, 기출문제에 대한 평가 및 출제 경향 등 이전까지 알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예측들이 집중적으로 공부해야할 부분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2차 종합반에서의 생활은 말 그대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오전, 오후 빡빡한 수업이 있었고 집에 도착하게 되면 엄청나게 쌓여있는 복습 분량이 나를 짓누르기 일쑤였다. 2주 가량 그렇게 진도 쫓아나가기에 급급했던 시기에 나는 나름대로의 계획을 다시 세웠다. 복습하기 버거울 정도의 엄청난 양을 제공했던 세무회계나 회계감사는 수업을 쫓아가기 위해서 학습한 날 복습을 반드시 하였으며, 아무래도 소홀해 지기 쉬운 원가회계나 재무회계는 주말을 이용해서 두 단원씩 종합반 기간까지 1회독을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재무관리는 학원에서의 수업위주로 전략을 정하고 나서야 수험 공부가 체계적으로 맞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두달 반 가량을 종합반 생활을 마치고 다시 나는 집 앞 독서실로 돌아왔다. 한달 가량 남은 2차 시험 직전까지 나는 무엇보다도 전 과목 1회독을 목표로 공부하였다. 합격하기 위해서는 과락이 없어야 했기 때문에 동차 준비생인 나는 어느 과목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회독을 마치고 1주일 후로 2차 시험이 다가왔고, 나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힘썼다. 1차시험 이후로 종합반 강의 등으로 지친 몸을 추스르고 나에게 주어진 첫 번 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섰다.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라고 볼 만큼의 동차생 도전이었지만 다행히도 좋은 결과를 받아 유예생활 없이 제40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이라는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합격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발견하는 그 기쁨은 1년이 지난 아직도 전율을 느끼게끔 해준다.
<2차 시험 과목별 중점사항>
․ 재 무 회 계 - 1교시인 만큼 가장 긴장되는 과목이다. 하지만, 익숙한 문제부터 풀게 되면 가장 익숙한 과목이라 긴장도 점점 완화된다.
․ 원가관리 회계 - 정형화 된 것이 없는 관리회계에서 출제 빈도가 높아진다. 정형화 된 것이 없기 때문에 논리를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고득점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 회 계 감 사 - 동차생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과목이다. 그렇지만, 암기할 준칙들이 많기 때문에 암기력으로 승부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동차생들이 유예생들과 같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 또한 존재한다.
․ 세 무 회 계 - 법인세 문제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법인세 분야는 장별로 나누어 공부하여 심화 시켜 나간다면 높은 점수를 기대할 수리라 생각한다.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는 심화시켜 공부하기 보다는 전체적 많이 알아야 한다.
․ 재 무 관 리 - 가장 걱정했던 과목이다. 과락을 염려할 만큼 실력이 없었는데, 40회 시험에는 굉장히 평이하게 출제되어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검토를 여러 번 하였다. 기본적인 논리가 갈수록 중요해져 가는 추세인 만큼 핵심 내용에 대한 숙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 맺으며...
---------------------------------------------------------------------
합격의 단 맛을 보게 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당시를 생각하면 짜릿함을 느낀다. 수험생활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과연 내가 합격이란 것을 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만 하던 내게 형이 따뜻한 말로 그리고 어머니는 단 한 번의 포옹으로 용기를 북 돋아 주었다. 그러한 믿음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나에 대한 믿음으로 바뀌었고, 나에 대한 믿음은 나와의 약속을 지켜내려는 신념으로 바뀌었다. 가장 중요한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신념이 긍정적인 미래상을 현실화 시켜준다. 각자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념을 지켜낸다면,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
TAX 매거진
주간 조세저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