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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이룬 소박한 꿈/세무사

저자: 임미선 | 당월호가기:354 | 날짜:2006-08-08 | 조회수:4211

<필 자 소 개>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제42회 세무사시험 합격
온누리 세무회계사무소 개업중
☎ 010-2599-6478

♠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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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합격수기를 쓰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상상해 보았는데, 이런 기회를 갖게 되니 쑥스럽기도 하고 감사하는 마음도 든다. 돌이켜보면 3년간의 수험생활은 어려웠던 기억보다는 즐거운 추억이 많았던 것 같다. 나도 준비기간 동안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고 나의 방법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 글이 지금 열심히 꿈을 준비하며 자신과의 싸움에 한참이실 여러 수험생 분들에게 작으나마 위로와 도전이 되길 바란다.

나는 결혼 후 남편과 함께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에서 4년간 NGO 소속으로 봉사활동을 한 후 귀국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육아를 담당하면서, 아이들이 다 자라면 나는 사회에 진출할 수 있을까, 전업주부로 가정을 지키는 것만이 최선인가 하는 생각들을 하였고, 막연히 자격증을 취득하여 전문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던 중 10년 전 쯤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셨던 선배님을 만나서, 조세전문가에 대한 동경하는 마음이 생겼던 것이 시험을 준비하는 동기가 되었다. 나는 영어강사는 오랫동안 해보았지만 세법이니 회계학에 대해서는 기초적인 지식도 없고 전혀 생소한 분야를 서른이 넘어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주변에서 보기에도 무모한 도전으로 보여 졌을 것이다. 남편은 제 마음을 생각보다 쉽게 이해해 주었지만, 친정이나 시댁 식구들에게는 무슨 시험을 준비하는지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합격하는 날까지 비밀 아닌 비밀인 시험공부를 하였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후 막연한 기대와 동경 속에 본격적인 세무사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1차 시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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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정보가 없던 탓에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공부방법과 합격수기를 읽으며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회계 원리와 미시경제학을 학원에서 수강하였다. 경제학은 교양과목으로 조금 접해본 과목이어서 이해가 비교적 쉬웠지만, 회계 원리는 처음 접해보는 과목이었기 때문에 습득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기본원리 위주로 몇 번 씩 반복학습을 하였습니다.

상법과 세법개론은 테입을 들으면서 공부를 했다. 집이 학원가와 많이 떨어져있었고, 아이를 보면서 공부하는 중이었으므로 매일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계 원리와 재정학 외의 모든 과목은 집에서 동영상 강의와 테입에 의존하였다. 처음 본 일차시험, 결과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불합격이란 것은 늘 기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일 년 가량을 1차 시험을 위해서 준비했다.

회계학은 처음 접해보는 입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과목이었다. 문제를 풀 때마다 새로운 답이 나오고, 며칠 공부를 게을리 하면 손이 무뎌지는 것이 느껴지는 과목인 것 같았다. 회계 원리를 철저히 이해위주로 공부하고, 어느 정도 숙달이 된 후에 중급회계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시험을 볼 때는 세법, 재정학과 같은 일 교시에 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시간 안배가 중요했다. 2차 시험 위주로 공부하다가 시험 2달 전부터 객관식을 많이 풀어보았다. 풀어야 할 문제와 스킵 해야 할 문제를 구분하여 최대한 점수를 많이 낼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익히고 시간을 아껴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세법개론은 분량이 많지만 내내 재미있게 공부한 과목이었다. 외우려는 마음보다 입법취지를 이해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한 후에는 서브노트를 작성하여 계속 되풀이하고 기본 사항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개정세법을 빨리 정리하고, 이 역시 2달 전부터는 객관식을 많이 풀어보길 권한다. 학원 모의고사는 한두 번 보았지만 난이도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자칫 점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슬럼프에 빠지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접근하길 권한다.

재정학은 점수 내기가 쉬운 과목은 아니지만 중요한 부분 위주로 반복학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 같다. 나는 모든 과목의 스케줄을 잡아놓고, 일주일에 테잎 네 개쯤 듣고 반복을 거듭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다. 석 달에 한 번 정도 모든 과목을 한 번 씩 일 회독하는 방식이었다. 차를 탈 때나 가사 일을 하면서 주로 재정학, 세법, 상법 테잎을 들었다.

자투리 시간 활용 방편이었다. 유일한 효자과목은 영어였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영어성경을 보고 문법과 문맥의 감을 이해하는 정도로 공부했고, 단어를 꾸준히 외우면서 시험에 대비했다. 끈기를 요구하며, 단번에 성적이 오르는 과목이 아니므로 영어에 어려움을 느끼는 수험생들은 고득점보다는 과락 넘기기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상법은 다독이 중요하다. 한 20회독이상 한 것 같고, 마지막엔 문제를 많이 풀어보았다. 고득점이 용이한 과목이므로 여기서 다른 과목의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기본서 한 권을 정해서 잘 마스터하고 다른 저자의 문제도 많이 풀어보면 실전감각을 익힐 수 있다.

그렇게 준비하고 본 일차시험, 하필이면 회계학에서 자신 있게 푼 문제 몇 개를 답안 체크할 때 밀려 써서 합격자 발표 때까지 합격을 확신할 수 없었다. 채점을 해보니 평균점수가 넉넉했는데, 밀려 쓴 문항의 개수가 몇 개인지 몰라서 회계학에서 과락이 나면 어쩌나 발표 나기까지 한 달 내내 불안했다. 몇 문제 더 풀어보려다 십분 정도 걸리는 답안 작성 시간이 모자라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꼭 그런 상황이었다. 감사하게도 회계학 45점에 평균 65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일차는 각 과목 과락 없이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하므로 과락에 대한 대비와 적절한 시간안배를 통해 효율적으로 접근하면 좋을 듯하다.

♠ 2차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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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차 때 2차 시험도 염두에 두고 공부를 했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유예의 기간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동차를 꼭 도전해보길 권한다. 운 좋게 동차에 성공할 수도 있으며 비록 동차에는 떨어져도 2차를 공부해본 경험이 1차 시험 점수에도 영향을 주고, 시험기간을 단축시켜줄 수도 있다. 공부시작 이 년차, 첫 2차 시험을 보았지만 세법학 2부에서 과락이 나와 떨어졌다. 공부 량의 부족을 느꼈다. 시험공부는 많은 시간, 많은 기간을 투자한다고 합격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짧은 시간을 해도 집중력을 가지고 단기간에 끝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지막 2차 시험 준비기에는 서른 중반의 나이와 비전공이라는 핸디캡, 아이를 키우는 주부라는 입장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어떨 때는 정말 힘들기도 했다. 어린아이 둘을 유치원에 보내고 10 시부터 아이들이 집에 오는 3시까지 점심도 잊고 책을 보았다. 아이들이 오면 밀린 집안일을 하고 저녁 시간에 두, 세 시간의 공부를 더했다. 하루 6, 7시간이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이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야 했으므로 책을 잡지 못했고, 학원이나 도서관을 갈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여름을 지내고 일산으로 이사 온 10월부터 다시 책을 잡았고, 매일 한 과목당 두 시간 정도를 할애하여 늘 같은 시간에 같은 분량의 공부를 하였다. 9개월 정도 집중해서 공부한 것 같다.

회계학 1부는 기본원리의 충분한 습득과 매일 매일의 반복만이 득점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재무회계는 김영덕 씨의 강의가 1차 시험 때 미진했던 부분의 이해를 돕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원가회계는 시험 보기 4, 5달 전부터 준비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2, 3달 남겨놓고는 총 정리하는 기분으로 기출문제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실전에서의 감각을 익힐 수 있다. 꼭 자기 손으로 직접 문제를 풀어보아야 실력이 향상된다. 회계학 1, 2부에서 고득점을 해야 세법학에서의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세무회계는 줄곧 최태규씨의 책만 보았다. 수험기간에 이 책 저책 뒤지는 것은 좋은 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원가의 저서들은 거의 내용이 비슷하고 저자들 모두 검증받은 실력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여러 권의 책을 보는 것보다는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한권이라도 확실히 마스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2차 시험을 3, 4달 남겨놓고는 종합문제를 하루에 세 문제 정도는 꾸준히 풀어보았다. 답을 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힘으로만 풀어보고, 자주 틀리는 부분을 체크하여 다음 번에는 그 부분에서 틀리지 않도록 대비했다. 기본서는 꼭 한 사람의 교재만 보고, 단권으로 나온 최종정리용 모의고사문제집을 병행하여 한 사람의 틀에만 익숙해지는 것을 방지하였다.

세법학은 정정운씨의 강의가 내용에 충실하고 버릴 내용이 없는 것 같아서 3년 동안 들었다. 진도를 정해놓고 3개월에 1회독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처음에 한 번 정리할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다음 번부터는 그 속도가 많이 줄어든다. 서브노트는 만드는 데 노력이 많이 들어서 그 시간에 오히려 논술 연습을 하였다. 마지막 달에 글씨를 너무 많이 써서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갈 정도가 되면 합격한다는 말이 있다. 침 맞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도 세법학 논술 준비를 하다가 피곤에 지친 적이 많았다. 2차 시험을 2번 경험해보았지만, 세법학 2부는 어디서 무슨 문제가 나올지 모르는 과목이다. 기본적이고 중요한 부분뿐만 아니라 할 수 있으면 지엽적인 부분도 잘 준비가 되어야하고, 기본적인 부분이 나오면 남들이 쓰는 정도는 자신 있게 쓸 수 있을 정도로 대비가 되는 것이 좋은 듯하다. 그래야 남들도 똑같이 못 쓰는 지엽적인 부분에서 떨어지는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남들 다 쓰는 부분에서까지 점수를 못 받으면 합격의 길은 멀어진다. 나는 모의고사반이나 스터디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시험 준비기간 내내 아쉬웠다.

할 수 있으면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스터디에 참가하여 동료들로부터 자극을 받고 자신의 수준을 점검하고 끝없이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 상황을 고려하면 참 열심히 한 수험준비였지만, 시험이 다가올수록 초조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1차 때와 같은 어이없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과, 이번은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이 앞섰는지, 시험 당일 회계학 1부 시험지를 앞에 놓고 십분 여간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이러다 정말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돌았지만, 옆 사람들이 시험지를 넘기며 계산기를 누르는 소리를 들으며 첫 문제를 풀어갈 용기가 생겼다.

내가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날 내리는 비를 보며 신중하게 답안을 작성했다. 점심시간이 되어 다른 수험생들이 시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지만, 나는 일부러 그 대화를 피했습니다. 1, 2교시에 실수했다는 걸 알게 되면 3, 4교시 시험에도 영향을 줄 것 같아서이다. 오후 시험은 체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좀 더 집중해서 한 글자 한 글자 성의 있게 답안을 대하길 권한다.

♠ 맺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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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던 두 달은 초조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두 달이 이년처럼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믿고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합격 소식을 알려줄 수 있었던 그날은 아직 돌이켜보아도 기쁘기만 합니다. 무슨 시험을 준비했는지도 모르는 남편 외의 가족들은 그동안 제가 육아나 살림에 다소 소홀했던 이유를 그제서야 알게 되며 미안한 마음과 축하의 인사를 전해주었습니다. 딸아이가 집에서 아이나 돌보는 것에 대해 늘 마음 아파하셨던 친정 아버지께서 가장 기뻐하시고 축하해주셨습니다. 저도 부모님께 효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년 간의 수험생활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어려운 자신과의 싸움이란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삶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준비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이제 저는 다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있습니다.

세무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이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새로운 마음가짐이 드는 것 같습니다.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시험 기간 중 좋아하게 된 문구입니다. 제 동기 합격자 분들 중에는 늦은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꿈 하나만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신 분들이 많습니다. 초조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여유를 가지시고 앞으로 나가시길 기도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꿈을 믿어주고 도와준 사랑하는 남편과 두 딸 다희와 주영에게 감사의 마음과 사랑을 전해드립니다.

<참고 도서>
중급회계 : 김영덕 재무회계, 객관식 재무회계
원가관리 : 오경수 원가관리회계, 임세진 기출문제집
세법개론: 임상엽, 정정운 세법개론, 이철재 객관식 세법
세무회계 : 최태규 세무회계, 강경태 종합문제집
상 법 : 오수철 상법
재정학 : 정병렬 재정학
세법학 : 정정운 세법학 1, 2부, 변천수 홍재봉 응용논제 12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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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택스 매거진에 게재된 글 입니다 택스 매거진는 매월 발행되는 정기 간행물 입니다 "새로운 세무·자세한 회계"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30주년간 경리인들과 함께 해온 최고의 경리인 실무 길잡이 입니다 매월 1회 발행, 4X6배판, 매월180쪽 월 15,000원, 연18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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