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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내부고발자 보호제도에 대한 기대

저자: 정 대 | 당월호가기:350 | 날짜:2006-04-01 | 조회수:3850

미국의 전 재무부장관 로버트 루빈은 최근 출판된 그의 책 󰡒글로벌 경제의 위기와 미국󰡓에서 󰡒탐욕과 두려움과 안일함은 달라질 줄 모르는 인간의 본성이다󰡓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곧 자본주의의 속성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자본시장에서의 기업의 불법행위는 언제나 있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불법행위의 대표적인 것이 기업의 분식회계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유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도 발생하는 보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벌기업의 하나인 두산그룹의 경영진이 분식회계혐의로 기소되어 유죄가 선고되었고, 일본에서는 각광받던 벤처기업 󰡒라이브도어󰡓의 사장이 분식회계혐의로 체포되었으며, 미국에서는 분식회계 등 회계부정행위를 저지른 엔론 스캔들 관련자에 대한 재판이 개시되어 그 귀추가 세계적인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자보호제도가 확립되어 있어야 하고,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이 제도적으로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의 속성상 기업의 경영진이 회계부정행위를 시도하고자 하는 유혹이 강한 환경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회계부정행위를 예방하고 방지하려고 하는 각국의 입법적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가 기업의 회계통제제도의 확립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회계통제제도와 관련하여 중요한 제도 중의 하나가 기업의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기업의 경영진에 의해 시도되는 회계부정행위를 가장 먼저 인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는 경영진을 제외하고는 그 실무책임자인 종업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종업원이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익차원에서 기업의 회계부정행위를 사전에 금융감독당국에 신고 내지 고발할 수 있는 제도가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종업원이 기업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으면서 안심하고 신고 내지 고발할 수 있는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기업회계개혁법(Sarbanes-Oxley Act of 2002)은 감사위원회에 내부고발절차를 도입하도록 하였고, 종업원이 내부고발을 한 경우 그로 인해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를 마련하였다. 즉 기업회계개혁법은 경영진이 아닌 독립성이 확보된 감사위원회에 대해 회계, 감사 등에 관해 발행회사가 수령한 항의 등에 대처하는 절차 및 의심스러운 회계 내지 감사사항에 관한 종업원으로부터의 비밀 혹은 익명의 고발에 관한 절차, 즉 내부고발절차를 정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내부고발절차가 유효하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종업원 등이 위축되지 않고, 내부고발 등을 할 수 있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제도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경우 2004년 6월 18일 공익통보자보호법이 제정되었는데, 동법은 기업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내부고발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를 금지함으로써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 부정행위신고자 보호제도를 도입하였다. 즉 회사의 회계정보와 관련한 부정행위를 알게 된 자는 증권선물위원회에 신고하거나 당해 회사의 감사인,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고지하도록 하였고, 부정행위의 신고자 및 고지자에 대해서는 그 신분에 관한 비밀을 유지하고, 나아가 신고자 및 고지자에게 불이익한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다만, 이러한 부정행위신고자 보호제도가 제도적으로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선 부정행위의 신고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둘째 신고 내지 고지의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셋째 부정행위신고자 내지 고지자의 보호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모쪼록 부정행위신고자 보호제도가 주식회사의 경영진의 회계부정행위의 시도를 차단하는 효과를 갖도록 유도함으로써 자본시장이 보다 성숙되고 건전하게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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