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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공인회계사

저자: 정광수 | 당월호가기:342 | 날짜:2005-08-02 | 조회수:3874

<필자소개>
정 광 수
숭실대학교 수학과 졸업
제39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일품회계법인 근무(현)
TEL : 011-9089-1646

♠ 들어가며..

작년 9월 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과전산실에서 컴퓨터 모니터만 3~4시간 동안 계속 보았던 때가 생각난다. 전날까지만 해도 합격에 대한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막상 발표날이 되니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에 컴퓨터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합격자 명단이 5시에 나오고, 내 이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컴퓨터 앞을 떠나게 됐다.
수험 기간 중에서 가장 중요한 때가 7,8월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내년에 합격할 수도 있고 1년 뒤에 합격할 수도 있다. 현재 주어진 시간에 충실해서 내년에는 합격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 수험동기

내가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2000년 2학년이 되면서 복수전공으로 회계학을 선택하면서였다. 처음 입학할 때는 수학과를 졸업해서 교사를 할 생각이었지만, 내가 고3이었을 때를 생각하면 교사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면서 다른 길을 찾던 중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선배의 권유를 받았다. 1학기에 회계원리를 들으면서 회계학이 내 적성에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해 여름방학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준비하게 되었다.

♠ 공부방법

고시 생활은 단기간에 끝내는 것이 좋다. 수험기간이 점점 길어지다 보면 주위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많고 몸도 많이 지치게 된다. 단기간에 끝내기 위해서는 시간 관리와 효율적인 공부방법이 필요하다. 처음 1년간은 휴학을 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보냈는데 혼자 공부하다 보니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도 했다. 혼자서 공부하다 보면 정보가 부족하고, 어떻게 공부해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다 2002년에 학교 고시반에 들어가면서부터 실력이 많이 늘게 되었다. 주위에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경쟁심이 생기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서로 물어보면서 실력을 키워 나갔다.

<1차 시험>
1차는 객관식이고 과목 수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2004년부터 40문항이 되면서 25문항일 때 보다는 출제부분이 다양해졌고, 최근 몇 년간 커트라인이 60점으로 되면서 60점만 넘으면 합격이 가능하다. 그래서 과목별로 목표 점수를 정해 놓고 공부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목표 점수보다 부족한 과목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초과하는 과목은 점수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만 투입하면 시간활용을 잘 할 수 있다. 목표는 커트라인 보다 항상 높게 잡아야 한다. 그래야 목표에 미달하더라도 합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03년도에 영어 한 문제 차이로 불합격했다. 다른 과목은 많은 준비를 했지만, 영어는 과락만 면하자는 식으로 공부를 해서 그랬던거 같다. 그래서 3월엔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해서 좀 쉬면서 보냈다. 그러다 4월에 스터디팀을 구성해서 2차 과목 위주로 공부를 해 나갔다. 시험은 2차까지 붙어야 끝나기 때문에 다음해에 동차를 하겠다는 목표로 공부를 했다. 2차 과목 중에 회계감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1차 시험하고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2차 위주로 공부한 것이 나중엔 많은 도움이 되었다. 11월까지는 회계, 세법, 재무관리 위주로 공부를 하고 12월부터는 경제학, 경영학, 상법을 공부했다. 영어는 과락을 맞았기 때문에 8월부터 3시간씩 매일 공부했다. 과락이나 1~2개 차이로 떨어진 사람들은 동차를 목표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그 정도의 실력이면 다음해에는 1차 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차도 미리 준비한다면 동차합격도 가능하다.

1차에서 회계학과 세법은 제한된 시간동안 모든 문제를 정확히 풀어 나가는 것은 좀 힘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산형 문제 보다는 서술형 문제를 먼저 풀고 나서 계산형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계산형 문제에서도 알고 있으면서 시간이 적게 걸리는 문제를 먼저 풀고 나서 나머지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스킵을 해야 시간 관리를 잘 할 수 있다. 시험 끝나기 10분 전에는 항상 답안지에 마킹을 해야 한다. 시간에 쫒기면서 마킹을 하다보면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한 문제를 더 푸는 것보다는 풀었던 문제를 정확히 마킹을 하는게 좋다.

<회계감사>
회계감사는 1차 시험 과목에 없기 때문에 1차 시험이 끝나고 합격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할 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 또한 1차 시험이 끝나고 학교 특강을 들으면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처음 접하다 보니 암기할 것도 많고, 한번 들어도 잘 모르는 내용도 많았다. 2차까지 4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부를 하려고 하니 무조건 외우고 나서 이해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특강이 끝나고 집에 와서 그날 암기하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워드로 서브노트를 만들어 나갔다. 워드로 서브노트를 만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내가 손으로 쓰면서 만드는 것 보다는 워드로 치는 것이 빨랐고, 감사는 다른 과목에 비해 그림이나, 표, 수식 같은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암기과목 같은 경우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외우기 때문에 A4로 3장 정도 뽑아서 가지고 다니면 하루 동안 보는데 충분했다. 특강이 다 끝나고 나서 테이프를 들으면서 특강 때 들었던 내용 중에서 빠진 부분을 채워 나갔다. 처음 들을 때 몰랐던 부분이나 무심코 지나갔던 부분이 두 번째 들을 때는 좀 더 잘 이해가 되기 때문에 테이프를 두 번이나 세 번 정도는 더 듣는 것이 좋다.
2차 스터디 중에서 회계감사를 제일 많이 했었다. 스터디 인원 구성이 1차 준비 때부터 같이 해 왔기 때문에 2차 때 처음 접하는 감사가 아무래도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처음 스터디를 할 때에는 범위를 정해서 그 부분에서 나오는 암기사항을 외우는 것 위주로 했고, 두 번째 할 때는 사례문제 풀이를 중심으로 했다. 요즘 회계감사 문제가 단순히 감사준칙을 묻는 경우와 주어진 지문에서 감사인이 취해야 할 행동이나 잘못된 점을 찾는 사례문제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준칙에 대한 암기와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재무관리>
재무관리는 개념 잡기가 가장 어려운 과목 같다. 그래서 처음 접하는 수험생들 중에서는 중간에 많이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려워도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재무관리를 공부할 때 학원에서 처음 듣고, 대학특강을 매년 들어 세번을 들었다. 강의를 많이 듣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책으로만 봐서는 이해가 잘 가지도 않고, 테이프를 들으면 그래프나 수식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서 강의를 많이 듣게 되었다. 그리고 자주 듣다 보면 예전에 들을 때는 몰랐던 것을 하나씩 이해 해 가면서 실력이 쌓이기 마련이다.
1차에서는 선물이나 옵션 같은 파생상품에 대한 문제가 기본적인 내용을 물어보거나 간단한 계산 문제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2차에서는 파생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가끔은 책에서 보지 못한 문제가 나오기도 한다. 최소한 기출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고, 문제를 풀 때도 생각을 많이 해봐야 새로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답을 쓸 수 있다. 특히 내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풀이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무회계>
세무회계는 세법개론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그리 어렵지가 않다. 세무회계는 법인세 40%, 소득세 25%, 부가가치세 20%, 상증세 10%, 약술 5% 정도로 문제가 나오고 있다. 법인세는 각론 위주로 공부를 하면서 종합문제를 1~2번 정도는 풀어봐야 한다. 출제경향이 각론과 같은 형태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각론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종합문제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풀어 보는 것이 좋다. 각론만 풀어 보다 보면 상호 관련 있는 부분을 놓치기가 쉽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종합문제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전체적인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세액 계산 흐름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세무회계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를 풀 때 시간을 정해 놓고 풀거나 문제 옆에 시간을 기록하면서 점차 줄여 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논리 보다는 빠른 계산 실력과 법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틀린 부분에 대해서는 체크를 하면서 개론서를 다시 한번 찾아보는 것이 좋다. 개론서를 찾다보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문제 이외에 관련된 부분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원가관리회계>
원가관리회계는 전통적 원가 부분 보다는 관리회계 부분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 원가는 복잡한 문제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실수 없이 한번에 풀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보통 틀리는 이유가 단순한 계산 실수나 문제에서 어떤 한 자료를 빠트리고 풀기 때문이다. 원가는 지문이 길기 때문에 자료 정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 주어진 자료가 문제를 풀 때 모두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자료를 빨리 찾아내야 한다.
관리회계 부분은 의사결정과 관련된 문제가 많다. 예를들면 서로 다른 사업부간의 대체가격 결정이나 특별주문 수락 여부, 성과평가 등 계산형 문제와 서술형 문제가 혼합된 형태가 많이 있다. 계산형 문제는 문제 유형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많이 풀다 보면 익숙해지지만 서술형 문제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생각을 하면서 풀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급원가관리 교재가 원서를 번역한 문제와 기출문제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1~2권 정도만 반복적으로 풀어보아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 글을 마치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으면 새로운 시작이 있다. 수험생활이란 긴 터널을 빠져 나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합격증을 손에 들고 터널 끝으로 나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간에 비상문을 이용해서 빠져 나오는 것이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무척 힘들지만 터널 끝으로 나오면 힘든 만큼이나 그 기쁨도 크다. 누구나 공부를 시작할 때는 몇 년 동안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 기간이 길어져서 중간에 비상문을 이용해서 터널을 빠져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터널 끝에서 새로운 출발점이 여러분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수험기간 동안 뒷바라지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고시반에서 함께 생활 했던 반원들 모두가 9월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옆에서 많은 격려를 해 주었던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수험교재>
* 재무회계 : 중급회계 <박호근>, 고급회계 <박호근>, TOSS 재무회계연습 <강경보>
* 경 제 학 : 경제학연습 <정병열>
* 상 법 : 오수철상법 <오수철>
* 경 영 학 : 경영학연습 <정순진>
* 원가관리회계 : 고급원가관리회계 <임명호> <이동욱>
* 세무회계 : 세무회계연습 <최태규>
* 재무관리 : 재무관리 <이의경> <김세현>, 재무관리연습 <김종길>
* 회계감사 : 회계감사 <노준화> <권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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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택스 매거진에 게재된 글 입니다 택스 매거진는 매월 발행되는 정기 간행물 입니다 "새로운 세무·자세한 회계"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30주년간 경리인들과 함께 해온 최고의 경리인 실무 길잡이 입니다 매월 1회 발행, 4X6배판, 매월180쪽 월 15,000원, 연18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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