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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길고 긴 터널을 지나서.../세무사

저자: 전원영 | 당월호가기:331 | 날짜:2004-08-31 | 조회수:4295

전 원 영
<제40회 세무사시험합격>

<필 자 소 개>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제40회 세무사시험 합격
현재 개인사무실 개업 준비 중
TEL. 011-9588-2730

♠ 들어가며....
---------------------------------------------------------

합격자 발표일 전날 오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제 공부 그만해라＇
순간 나는 이 말이 무슨 의미인가 하고 한참을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오랫동안 공부한답시고 있으니 답답한 친구가 이제 그만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라는 말인 줄 알았다.
＇알았어＇하고 전화를 끊으려 하는데 갑자기 ＇고생했다＇는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합격이었다. 그런데, 합격하면 많이 기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 지면서 그렇게 기다리시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하고 먼저 가신 아버지의 얼굴이 스치듯 지나갔다.

♠이 글을 쓰려고 결심하기까지...
-------------------------------------------------------------

처음 출판사에서 전화가 와서 합격수기를 부탁해 왔다. 망설여졌다.
왜냐하면, 세무사시험 준비기간이 6개월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원하는 또는 길잡이로 삼을 수 있는 그런 노하우나 방법론을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처음부터 세무사시험을 준비 한 것은 아니었다. 꽤 오랜 기간동안 회계사시험을 준비했었다.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이 글은 처음부터 세무사 시험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에게는 맞지 않다는 것을 밝혀두며 오해 없기를 바란다.

♠ 수험준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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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세무사 시험을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또는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다만, 최근에 공인회계사 시험준비생들 중 상당수가 세무사시험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어떠한 점에 중점을 두고 공부할 것인지 또는 과목별 시간은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해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1차 시험>
세무사 1차 시험은 공인회계사 1차 시험과 거의 유사하다. 1차 시험의 재정학과 2차 시험의 세법 중 일부세목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하다. 따라서, 세무사시험은 1, 2차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재정학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공부가 되어 있는 과목이다. 따라서, 재정학에 집중 투자하여 어느 정도 수준에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1차 시험의 속성상 전략과목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세무사시험은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전략과목에서 목표한 점수만 획득한다면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시험 이다.항상 점수는 전략과목이라고 생각한 과목에서 까먹는 수가 많다.
또한, 시간 배분에도 주의해서 특정과목에서 과락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1) 재정학
정병열 저 재정학연습의 이론부분과 기본문제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재정학은 정략과목이었기에 비교적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재정학은 시간을 투입한 만큼의 점수는 나오는 것 같다. 출제경향은 공공선택이론과 조세이론에서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출제되고 있지만 조세이론 부분이 조금 더 많이 출제되고 있다. 경제학적 이론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경제원론의 재정정책 부분을 학습한 후 재정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2) 상법
상법은 중복되는 과목이기에 큼 부담은 없었다. 최소한의 시간을 투입해서 최대의 성과를 내기 위해 1차 시험 직전에 2회독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교재는 세무사 시험용으로 출간된 이상수 저 회사법을 택했다.
상법은 모든 수험생들이 전략과목으로 생각하고 공부하기 때문에 이 과목을 망치는 경우 시험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실제 시험에서 고득점하는 수험생들은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3) 영어
영어는 주로 시험의 전체적인 난이도 조절용으로 사용되는 과목이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가장 위험을 부담해야하는 과목이면서 단기간에 특별한 대책을 세우기도 힘든 과목인 것 같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매일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일 것이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투자한다면 시험이 쉬울때는 고득점으로, 시험이 어려울때는 면과락의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다.

(4) 세법개론
세무사 시험에서 세법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1,2차 합쳐 900점의 배점 중 400점을 차지하고 있고, 400점의 배점 중 세법학2부의 일부세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세법개론이 커버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세법개론은 노다지를 캐는 심정으로 공부하면 될 것이다.
교재는 장보원 저 세법개론과 최태규 저 세무회계연습을 같이 보았다.
세법개론은 개별세법의 규정을 정확히 이해한 다음 다른 세법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반드시 체크하는 것이 2차 시험을 같이 준비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5) 회계학
회계학의 경우 1차 시험이 2차의 회계학1부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또한 시간배분에 실패할 경우 과락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과목이다. 따라서 회계학의 경우 많은 문제를 풀기보다는 정확하게 풀어 정답율을 놓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교재로 특별히 정한 것은 없고 객관식 문제집에서 문제를 발췌해서 풀면서 틀린 부분은 기본서를 찾아 보완하는 방법으로 공부했다. 계산문제의 비중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2차 시험>

1차 시험 후 2차 시험까지는 2달의 시간이 주어진다. 가끔 유예가 있다고 2차준비를 게을리 하는 아주 위험한 생각을 가진 수험생들을 종종 보았다. 나 자신도 회계사 1차 시험에 처음 합격했을 때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험기간 중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2달이라는 시간이 2차 시험을 제대로 준비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1차 시험을 통과할 정도의 수험생이라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 볼 수도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세무사 2차 시험은 회계학문제가 매우 쉽게 출제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시간을 투입하면서도 고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을 세법학에 투자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합격자 점수분포를 보면 회계학1, 2부 점수가 세법학 1, 2부 점수보다 10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 회계학1부
아무리 문제가 쉬워도 전부분을 정리하려면 기본적인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에 가장 분량이 적은 교재를 찾던 중 세무사 시험대비용으로 출간된 박호근.이배식 공저로 정리했다. 시간은 일주일이 채 안 걸린 것 같다. 원가관리회계는 배점은 그리 놓지만 고득점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리해야 할 부분이다.
출제경향은 점차 관리회계 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2) 회계학2부
세무회계는 회계사 2차 시험을 4번치는 동안 연습이 어느 정도 되어 있었기에 감을 되찾는 수준에서 종합문제를 한 문제씩 풀었다. 개별세법의 내용이 1차 공부하는 과정에서 숙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감을 살리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배점이 늘어나 주요세법에서 골고루 출제되고 있다.

(3) 세법학
세무사 수험생들에게 가장 부담되는 과목일 것이다.
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1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서점으로 가 세법학 교재를 구입했다. 정 정운 저 세법학이었다. 그러나, 처음 공부하는 논술세법이라 공부를 하면 할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방대한 양에 지쳐가고 있었다. 처음 세법공부 시작할 때 세법개론을 읽으며 느꼈던 암호 해독하는 기분이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그 느낌이었던 것 같다. 하루 공부시간의 대부분을 투입하고 있었지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한계상황이었다.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양을 줄이기로 했다.
서브노트를 만들 시간도 능력도 없었다. 그래서, 변천수 저 응용논제 120선으로 단권화 하기로 했다.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이 책은 5회독 정도 한 것 같다. 중간 중간 부족한 부분은 개론책을 참고했지만 거의 전적으로 이 한권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정리라기 보다는 무작정 읽었던 것 같다. 다행히 시험문제는 이 책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과는 세법학 1부가 40점, 2부가 60점 정도 받은 것으로 기억된다.

결국 2차 시험의 관건은 세법학에서 선방하면서 회계학에서 고득점하느냐하는 것이다. 일부 수험생들은 논술에 대한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세법학 시험은 논술의 형식을 빌리고는 있지만 사실은 서술에 가깝다. 알고 있는 내용을 정확히 서술하기만 해도 합격하기에 충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나오며.....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평소 공부는 마지막 일주일을 위해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일주일 동안 전과목을 정리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다. 막판 몰아치기의 효과는 시험 공부를 해 본 수험생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공부의 량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자식걱정만 하고 계신 어머니, 공부하는 동안 내내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가족, 선후배께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아버지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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