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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의 충실함이 결과를 좌우함을 깨닫고.../공인회계사

저자: 강문수 | 당월호가기:317 | 날짜:2003-07-01 | 조회수:4311

강 문 수
<제37회 공인회계사 시험합격>

<필 자 소 개>
충북대학교 회계학과 졸업
제37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미래회계법인 근무
TEL. 011-9814-0913

♠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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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활을 경험했던 사람 중 먼저 합격한 사람의 수기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막막하기만 했던 수험생활 초기에 도서관 한쪽 구석에서 합격 선배들의 수기를 읽으면서 희망을 갖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공부방법도 생각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지금부터 본인이 말하는 내용은 그저 한 사람의 수험시절을 기록한 것일 뿐, 수험생활을 단축해주는 방법을 기술한 것도 아니고, 수험생활의 모범이 되는 사례도 아님을 주지해 주길 바란다.

♠ 첫 도전의 패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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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들어가기 전부터 회계사에 대한 꿈은 갖고 있었으나 보통의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공부와는 관계없는 생활만을 했다. 군제대 후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IMF때문에 포기하는 과정에서 1년 가까이를 허송세월을 보냈다. 98년 가을부터 혼자서 회계원리를 시작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했다. 회계원리를 2번 본 후 중급회계를 시작했지만 실력도 잘 늘지 않았고, 복학 후 오랜만에 느끼는 학창생활에 빠져 무늬만 수험생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나마 98년 겨울에는 포기를 하고 술에 찌들어 살게 되었다. 시험을 포기하고 지내는 중 절친한 친구의 설득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99년 1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중급회계와 세법개론 학원강의를 들었다. 강의도 좋았고, 교재도 좋았지만 학원을 오가며 버리는 시간과 학원에서의 집중력이 떨어져 2월초에 학원을 그만 두게 되었다. 99년 1차 시험이 끝나기까지 여전히 무늬만 수험생인 생활을 하였다. 99년 1차 시험은 나에게 큰 좌절과 도전의식을 함께 느끼게 해주었다.

1차 시험에서 3과목 과락에 평균 40도 안 되는 점수를 받았다. 점수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시험이 어려웠다. 시험의 결과에 좌절도 했지만, 그만큼 어려운 시험이라는 생각에 도전의식이 더 크게 느껴졌다.

♠ 재도전에서 얻은 값진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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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부터 학교 수업은 수험공부와 학교생활의 이중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험과목과 관련된 것 위주로 수강신청을 했다. 먼저 회계와 세법을 정리하기로 하고 매일 중급회계와 세법을 번갈아 가며 여름까지 공부했다. 차츰 회계와 세법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학교수업과 수험생활을 모두 잘하려는 욕심에 스스로 지쳤고, 가을에는 또 한번의 슬럼프에 빠졌다.

11월말에 학교 고시원에 들어갔고, 겨울방학 이후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본격적인 수험생활에 돌입했다. 남은 시험기간동안 전과목 5회독을 목표로 2달 동안을 정말 열심히 했다. 물론 본인의 성격상 가끔 타인의 수기에 써있는 것처럼 밥 먹는 시간도 아끼고, 쓰러질 정도로 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다. 그 해 1차 시험에서 떨어지기는 했지만, 나는 자신감을 얻었다. 암기과목에서는 부진했지만, 세법과 회계학에서는 상당히 좋은 점수를 얻었다.

♠ 희망을 실현시켜준 3번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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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수험생활은 그 이전의 수험생활보다 상당히 계획적으로 진행했다. 여름까지는 회계학, 세법, 영어, 재무관리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이 과목들은 단시간에 성과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경제학, 경영학, 상법을 차례로 2회독 했다. 이 기간에도 세법과 회계학은 하루에 각2시간 정도씩 투자해서 감을 유지해 나갔다. 12월부터는 본격적인 1차 시험에 대비해 객관식과 암기에 들어갔다.

그 해 겨울 산 속에 있는 고시원에서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라는 각오로 시간을 보냈고, 2001년 1차 시험을 자신있게 치뤘고, 조금은 여유 있게 합격할 수 있었다. 3월부터 2차 준비를 시작했어야 했지만, 많은 수험생이 그러하듯이 발표를 기다리며 감사책을 1번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5월부터는 동차를 목표로 내 수험기간동안 가장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만큼 공부를 했다. 2차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아버지의 사고로 시험직전에 흔들렸고 답안지 작성도 미흡했다. 그래도 발표까지 합격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유예생활 동안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답안지 작성요령과 재무관리를 보완하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유예 생활동안 특별히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재무관리 정도이고, 동차 때보다 답안지 작성이 깔끔해졌다는 것뿐일 것이다. 2차 시험이 끝난 후부터 학원에서 강사를 했다.

대학을 졸업했기에 내 스스로 생활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려운 집안형편에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학원강사 생활은 2002년 4월까지 했다. 학원강사 생활은 시간을 빼앗겨 부담도 되었지만 그만큼 생활을 타이트하게 해주었던 것 같다. 2차 시험을 두달 남겨놓고 다시 산 속에 있는 고시원에 들어가서 마지막 정리를 했다. 마지막 2달은 차분한 마음으로 복습하고, 감을 유지하는데 주력을 하고, 시중에 떠도는 모의고사 혹은 정보 등은 무시했다. 가끔 정보에 수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수험생을 보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다. 2차 시험 보는 당일 나는 박호근 회계사님의 말씀처럼 " 난 합격할 권리가 있다"라고 속으로 외쳤고, 편한 마음으로 2차 시험을 치루었다. 합격자 발표일 어느 해 보다 늦게 합격자 명단이 공개됐다. 합격을 자신했지만, 발표가 늦어질수록 불안과 초조감이 증폭했다. 저녁 7시가 다되어서 합격을 확인했고 그 동안의 수험생활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처럼 정말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다.

♠ 수험생활에서 느꼈던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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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자신에 충실해라
나는 타인이 나에 대해 평가하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술 마시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서 시험 직전 두달을 제외하고는 주4회 정도 술을 마셨다. 이런 생활만 보았던 친구들은 내가 시험에 합격한 것을 운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계획을 세우고, 그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서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를 했다. 새벽 2~3시까지 술을 마셔도 다음날 도서관에 8시까지 나가서 계획한대로 공부를 했다.

시간 때우기 식의 공부는 효과가 없다. 자신이 원하는 회계사라는 직업을 위해서 할 때는 열심히, 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하면 되는 것이다.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자신에게 진실로 충실하게 한다면 그것이 최선인 것이다.

둘째. 체력유지를 해라
수험기간 내내 꾸준히 운동을 했다. 나는 주로 달리기와 팔굽혀펴기 등을 했다. 공부가 안되고 정신이 산만 할 때도 달리기를 하면 분위기 전환이 됐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정작 전력질주해서 공부해야 할 시기에 쓰러지고, 집중도 잘 안 된다.

셋째. 자신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찾아라
나는 학원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학원을 거의 다니지 않고, 혼자서 공부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주변에서 함께 공부하는 사람에게 묻거나 나름대로 이해의 방법을 찾곤 했다. 책을 볼 때도 정독 스타일보다는 다독 스타일을 좋아했다. 암기도 앞글자만 따서 하는 식은 잘 하지 못했다. 하나의 기준을 정해놓고 서로 연관시켜서 연상해서 떠오르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나는 이렇게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학원을 다니는게 효율적일 수도 있고, 정독스타일이 맞을 수 있는 것이다. 스터디도 꼭 필요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지에 따라 효과도 다른 것 같다. 그러므로 자신에 맞는 스타일을 찾아서 공부하는게 효율적이다.

넷째. 전략을 세워라
1차 시험 직전에 각 과목별 목표점수를 세웠다. 경영학은 60점을 목표로 했고 그만큼 시간투자도 적게 했다. 경영학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사람이 적다고 들었는데, 그만큼 점수 따기가 어렵지만 기본점수는 의외로 쉽게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세법, 회계학, 상법, 경제학 등은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오기 때문에 80점 이상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객관식에서는 보통 답이 2개중에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어떻게 선택할지도 미리 기준을 마련했다. 2차 시험공부 중 선물이나 옵션 등에서 난해한 부분은 기본적인 것만 이해했다. 실제 어렵게 출제된다면 틀리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고 그 문제 때문에 다른 문제에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스킵할 생각이었다. 그 문제를 푸는 시간을 아껴서 다른 문제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물론 이런 부분이 많으면 안 된다.

실제 시험에서도 이런 전략이 크게 도움이 됐다. 또한 모의고사가 합격을 보장하지 않는다. 모의고사 성적에 연연하여 실망하기도 하는데, 우리의 최종전략은 시험당일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모의고사를 잘 보기 위한 전략을 세우지 말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전략을 세워라.

다섯째. 좋은 책은 한 두권이면 충분하다.
과목당 여러 권의 책을 볼 필요는 없다. 시중에 있는 책 중에서 자신이 보기 편한 책을 과목별로 한 권만 봐도 충분하다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나는 책이 잘 맞지 않아 도중에 책을 바꾼 적은 있지만 수험직전에 과목당 여러 권의 책을 보지는 않았다. 가끔 어느 책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이 시험에 출제된 적이 있기도 하지만, 그것이 시험에 미치는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권의 책을 보는 것에 따른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다른 책을 참조하는 수준이면 적당하고, 시험직전에는 반드시 단권화 시켜야 한다.

수험생활은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회계사는 그런 시간을 겪지 않고서는 될 수도 없고,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을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다.
본인도 수험기간 중 슬럼프 속에 빠지기도 하고, 방황도 했다. 그때마다 결론은 "가지 않으면 길은 없다"는 것이다. 회계사시험을 타인의 강요에 의해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희생도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이 원해서 하는 만큼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하기보다는 즐길줄도 알아야 한다.

♠ 맺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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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수험기간 동안 나에게 힘이 되 주었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 드린다. 너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일일이 이름을 열거하지 못하지만, 수험기간 동안 나를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분들이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오늘에 내가 있었음을 안다. 또한 합격 후 만났던 14기 연수생들과의 만남도 즐거웠고, 앞으로 내 인생을 함께 할 그녀에게 더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아무리 성실하고,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도 가끔은 포기하고 싶고, 슬럼프도 찾아온다. 그리고 실망하고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합격한 후의 모습과 이제껏 걸어온 수험생활을 돌이키며, 시험이 끝나는 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수험생 모두 꼭 시험에 합격하여 항상 최선을 다하는 전문인이 되길 바란다.

<참고서적>
재무회계: 박호근 중급회계, 박호근 고급회계, 박호근 파이널재무회계
원가회계: 이광우 원가관리회계, 임명호 고급원가관리회계
세 법: 임상엽 세법개론, 신도현 세무회계(동차때까지), 최태규 세무회계(유예시)
재무관리: 이의경 재무관리, 김세현 재무관리
회계감사: 노준화 회계감사
경 영 학: 정순진 경영학
상 법: 오수철 상법
경 제 학: 정병렬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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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택스 매거진에 게재된 글 입니다 택스 매거진는 매월 발행되는 정기 간행물 입니다 "새로운 세무·자세한 회계"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30주년간 경리인들과 함께 해온 최고의 경리인 실무 길잡이 입니다 매월 1회 발행, 4X6배판, 매월180쪽 월 15,000원, 연18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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