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공인회계사시험합격4> <필 자 소 개>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제41회 공인회계사 시험합격
한영회계법인 근무(현)
TEL. 011-523-5923
스물아홉의 적지 않은 나이. 네 번의 2차 시험과 세 번의 실패. 유예 실패 후에는 울기도 했었다. 먼저 어머니가 떠올랐다. 죄송한 마음에... 세 번째 2차 시험의 실패. 이번엔 어머니가 아닌 내가 먼저 떠올랐다. 많은 생각을 해봤다. 난 과연 무엇을 위해 회계사가 되려고 하는가... 이대로 나 자신에게 지고 말 것인가. 그렇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한다. 4년의 적지 않은 수험기간동안 마냥 비생산적이고 반복된 시간이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남들이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함으로써, 적어도 난 "겸손과 인내"라는 두 단어를 가슴속에 새기게 되었다.
♠ 들어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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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반기검토를 막 끝내고 꿀맛 같은 여름휴가의 첫날. 합격수기에 관한 원고 청탁을 받았다. 이상하리만큼 내가 합격수기를 쓴다는 것이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남들보다 길었던 수험생활이 부끄럽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괜히 겸연쩍은 기분이 먼저 들었다. 그 힘들고 길었던 수험기간 동안,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했던 그런 얘기들이, 지금은 아련한 옛날 얘기처럼만 느껴지는 건 누구나의 이기적인 마음일까... 도입부에서 언급했듯이, 수험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시간동안 누구보다도 할 얘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일, 2차 시험이 끝나고 무작정 혼자 유럽으로,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일, 수많은 아르바이트, 어설프게 취득한 자격증(공인중개사, 각종 금융자격증), 여자 친구... 돌이켜 보니 수험기간 동안인 20대 중,후반의 내 인생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요즘 같이 단기간에 합격하는 사람들도 많은 상황에서, 내 경험들이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들로 글을 써 내려가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아무튼 나의 짧은 합격수기가 이 글을 읽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특히, 이제 막 회계사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이나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나 같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조그만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공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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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험이 그렇겠지만,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절대적인 공부방법론이란 없다. 또한 시험에는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머리가 월등히 좋아서, 어떤 이는 남들보다 성실해서, 또 어떤 이는 엄청난 행운으로, 수험기간이 남들보다 적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저 보통의 사람인 내가 생각하는 수험기간의 결정 요소는... <자신에게 가장 맞는 공부 방법을 얼마나 빨리 깨우치고, 또 그대로 실천하느냐> 가 아닌가 싶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공부방법론이 아닌, 시험에 대한 전략에 관한 얘기이다. 돌이켜 보면, 적어도 난 회계사 시험에 있어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셈이다. 후술하겠지만, 4번의 2차 시험을 보는 동안 과목별로 시행착오란 시행착오는 모두 겪었다. 여담이지만, 2번째 2차 시험을 치루고 두어 달 정도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한 적이 있었다. 1/2차 객관식으로 이루어진 시험에서 난 최대한의 전략적인 측면에서 공부를 했었다. 솔직히 회계사 공부에 비하면 공부를 했다고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였지만, 1/2차 시험을 둘 다 컷 라인인 60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에 중개사 시험을 본다는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무모한 짓이었다. (회계사 유예를 실패하고 다시 1차 시험을 준비하는 상황 (2004년 10월) 에서... 사실 그때에도 회계사 시험에 대한 어설픈 자신감은 항상 있었다.) 아무튼...
시험에 있어서 자신에게 가장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몇 년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름대로 KICPA 시험에 대한 특징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첫 번째는, 사실 회계사 시험만큼이나 1,2차 구분이 모호한 시험도 없는 것 같다.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그만큼 동차합격이 어느 시험보다 쉬운 시험이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시기부터 2차 시험을 염두에 둔 전략을 세울 필요가 반드시 있다.
또 다른 KICPA 시험의 특징은, 그 어떤 시험보다 시험 과목들 간에 논리적이고 유기적인 관계로 연계된 시험이라는 사실이다. 약간의 과장을 하자면, 어느 순간엔가 2차 시험을 한 과목으로 출제해도 무리가 없을 것 이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었다. 재무회계-원가회계-세법-재무관리-회계감사. 실무를 하고 있는 지금도 그 때 생각과 마찬가지로, 모든 과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모두 한 가지 논리로 설명이 가능한 과목들이다.
1) 1차 시험
사실, 1차 시험에 대한 얘기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회계사 1차 시험은 그 과목 수에 비해 공부해야 할 양이 너무 많다. 지금 돌이켜봐도 1차 시험 과목 어느 하나 필요하지 않다고 할 과목은 없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1차 시험은 그야 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가깝다. 빠지는 물 속도보다 더 빨리 부어야 합격한다는.... 하지만, 1차 시험을 완벽히 준비하고 시험에 임하는 수험생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나름 완벽한(?) 자신이 있었던 2005년 1차 시험 (2차 시험을 두 번이나 떨어진 후였다.) 에서조차 불안한 심정으로 시험에 들어갔다. 1차 시험은 실력은 물론이지만, 시간이라는 전략 변수가 오히려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험문제를 접하기에 앞서 내가 아는 문제, 내가 풀 수 있는 문제, 내가 맞출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2) 재무회계
2차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재무회계만은 다들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항상 재무회계만큼은, 그저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만큼만 하자는 전략이었다. 아마도 그러한 인식은 대부분의 수험생이 처음 시작하는 과목이기도 하고 누구나 비슷한 공부 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기인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남들만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재무회계는 실력 차이에 비하여 점수 차이가 의외로 크게 벌어진다. (물론 그런 점수 차이가 실력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나 역시 네 번의 2차 시험동안 점수 편차가 가장 컸던 과목이 재무회계였다.
재무회계는 논리도 중요하지만, 손으로 이해하는 과목이다. 특히, 최근의 출제 경향에서 알 수 있듯이, 1차 시험과 마찬가지로 시간 제약마저 큰 과목이다. 다른 과목과는 달리 재무회계만큼은 요령이 통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이상하리만큼이나, 공부 방법에 있어서만큼은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회계처리에 대한 완벽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빠르게 푸는 연습은 절대적이다. 머리가 푸는 것이 아닌, 손이 풀 수 있도록 평소에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알고 있다는 것과 문제를 푼다는 것,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과 맞출 수 있다는 것은 분명이 다른 개념이다.
2) 원가회계
네 번의 2차 시험을 보면서도 끝까지 자신이 없었던 과목이 원가회계였다. 자신이 없다는 표현은 원가회계라는 과목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시험 점수에 관한 문제였다. 건방진 얘기지만, 수험기간 내내 원가회계라는 과목이 어렵거나 까다롭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문제는 내가 수험기간 동안의 평소 스터디/모의고사 점수와는 달리 유독 실제 시험에 약한 것이었다. 우려했던 이 징크스는 합격을 할 때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무려 네 번의 2차점수가 모두 50점대 초반이었다.)
원가회계는 재무관리와 마찬가지로 논리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목이다. 또한, 그와 더불어 2차 과목 중에 정답의 정확성을 가장 요구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특히 내 경우에는 아무래도 정답의 정확성에 대한 실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원가회계는 처음 공부를 시작 할 때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누구나가 2차를 대비하여 고급 원가 책을 보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지만, 실제로 원가회계 실력의 대부분은 처음 기본서를 접할 때 결정된다. 기초가 흔들릴 때 가장 불안하고 만회하기가 힘든 과목이다. 나 역시 그랬지만, 실제로 2차 공부를 하다보면 많은 이들이 원가흐름이나 관리회계의 의사결정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조차 흔들릴 때가 많다. 적어도 1차를 공부할 때 기본에만 좀 더 충실했다면, 사실 2차 공부는 그다지 많은 분량이 필요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원가회계를 전략과목으로 삼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3) 세법
부끄러운 얘기지만, 첫 유예시절(2004년) 세법에서 과락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유예를 하면서 과락이라는 점수가 나왔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더우기 그 당시 나의 세법 답안지는 당당히도 10장을 채웠었다. 그 후로 3,4차를 하면서 세법은 재무관리과 더불어 전략과목이 되었다. 물론 유예라는 기회를 단번에 날리게 되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세법은 2차 과목 중에 가장 정직한 과목인 동시에, 가장 휘발성이 강한 과목이다. 처음 세법을 공부할 때는 그 방대한 내용에 질리긴 하지만, 막상 1~2회독 정도 각론을 이해한 후, 바로 종합문제를 통하여 세법의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법의 큰 구조를 이해한 다음에는, 이제야 비로서 반복과 꾸준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세법이라는 과목의 특성상, 논리보다는 법 내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빠른 계산 실력이 중요하다. 오히려 매일 세무회계 각론을 기계적으로 푸는 연습보다는, 의외로 법조문이나 개론을 꾸준히 읽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가 있다. 물론, 그러한 전략은 최소한의 공부 량이 이루어진 후이다. 세무회계 각론을 공부하면서 자신이 자주 틀리는 문제에 대한 명확한 구별을 해두는 습관을 해 둬야, 시험에 임박해서 방대한 세법의 정리 량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시험 막바지에는 자신이 자주 틀리는 부분만을 눈으로만 훝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세법은 하루라도 손을 놓지 않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이 가장 중요하다.
4) 재무관리
처음 2차 시험을 치루던 (2003년) 첫날의 둘째시간... 아직도 그날은 생생히 기억난다. 재무관리 답안지를 새하얀 백지로 내고 나왔다. (물론, 성적 역시 깨끗하게(?) 0점이었다.) 동차합격에 대한 욕심이 없기도 했지만, 재무관리 시험지를 받아든 순간 도무지 과락을 넘길 자신이 없었다. (이후 재무관리는, 세 번의 시험에서 70점을 넘나드는 전략 과목이었다.)
재무관리는 자기만의 논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교재에 관한 언급을 하진 않았다. 사실 강사님이나 교수님께서 쓰신 교재는 어떤 책을 선택 하던지 합격의 당락을 결정지을 만큼 리스크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수험생들이 많이 보는 책을 선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책이나 강사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된다. 물론 많은 이들이 말하는 단권화에 대한 중요성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재무관리만큼은 교재를 몇 권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자신만의 논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논리가 어떤지, 또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하나의 교재만을 보다보면 어느 순간엔가 자신의 논리가 아닌, 저자의 논리에 휩싸이고 마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평소 공부할 때 다른 사람의 논리와 이론에 대해 자기 스스로 깊이 있게 생각해 보고, 문제를 풀 때에는 항상 자기만의 동일한 논리로 푸는 연습을 계속하다보면 낯선 문제에도 충분히 적응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5) 회계감사
수험생으로서 회계감사에 대한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회계감사는 철저히 실무적인 과목의 특성상, 사례를 통하여 문제를 구성하는 것과 획일적인 정답을 요구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준칙 위주의 수험 전략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또한 그러한 이유로 회계감사는 암기 과목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사례문제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예전과는 달리 준칙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는 수험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출제경향일 수록 감사준칙에 대한 철저한 암기는 기본이다. 암기를 싫어하고 암기력이 남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나조차도 준칙의 암기는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암기에 있어 처음부터 준칙 그대로를 암기하려는 욕심보다는, 회계 감사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 개략적인 의미파악에서, 점진적으로 회독수를 늘이면서 준칙 그대로의 원문을 쓰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문제는 기본서의 예제에 대한 이해과 검토만으로 충분하다. 적어도 수험 전략적인 측면에서..
♠ 맺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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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합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생각해본 적 없었던 5년이란 시간동안, 단지 회계사가 되는 것이 마치 인생의 목표인 적이 있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나에게도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회계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부단한 고민의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매 순간에다 난 회계사를 선택했고, 지금도 그러한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오히려 지금도 나는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었던 20대의 그 열정이 자랑스럽고, 시간이 지난 먼 훗날에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수험기간동안은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불확성으로 인하여, 다른 한편으론 내가 선택하지 못한 길에 대한 막연한 미련으로 인하여 지금의 생활들을 “희생”이라는 단어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단조롭고 반복되는 생활을 무작정 희생이란 단어의 비관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수험생활을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선택한 길이며, 내가 스스로 결정한 일이기에...
끝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갖길 바라며,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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