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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절박함을 끊임없는 노력으로 극복하고/공인회계사

저자: 정성용 | 당월호가기:353 | 날짜:2006-07-05 | 조회수:3913

정 성 용
<제40회 공인회계사 시험합격>

<필 자 소 개>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재학중
제40회 공인회계사 시험합격
TEL. 010-3120-1538

♠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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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차 합격자 발표가 난지도 8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빅펌에서 파트타임으로 감사도 나가보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동차 합격이고 워낙 운도 좋았었기 때문에 남들 만큼 많은 수험 생활 경험도 해줄 수 있는 조언도 많지 않지만 나름대로 내 방법이 효율적이고 시행착오도 적었기에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래 친구들보다 한참 늦게 입대한 군대, 군입대전 정말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 그냥 별생각 없이 놀았던 것, 하지만 군입대전에 열심히 놀아두는 것도 전역 후 무엇인가 도전하려고 준비할 땐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이미 놀만큼 놀았다는 생각이 놀고 싶은 욕망을 제어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 공인회계사 시험을 처음으로 접한 건 군에 있을 때 외박을 나가기 위해 별 생각 없이 39회 공인회계사 시험을 응시한 것이었다. 전공이 경영이라는 거 외에는 회계와 별 상관없이 살아왔던 나에게 이 시험은 그냥 외박을 나가기 위한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경제학이랑 영어를 제외하고는 조금이라도 풀 수 있는 과목도 없었다. 하지만 그 해 유난히 쉬웠던 경제학과 영어에서 80점에 가까운 점수를 획득하고 나도 한번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부대로 복귀하면서 중급회계 책과 경영학 책을 구입해서 돌아왔다.

♠ 수험 준비하게 된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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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이 가까워 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이 밀려 왔다. 난 지금도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한 건 절박함이라고 생각한다. 절박함이 없는 수험생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믿고 있고 또 주위를 봐도 그러했다. 나는 그 무렵 실연이라는 것을 당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싶지만 그 당시에는 그 사건이 나에게 나름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초라해 보이기 싫다는 단순한 생각이 평생 별로 가져본 적 없는 절박함이라는걸 나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이 공부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최선에 선택이라고 굳게 믿었다. 전역 몇 개월 전부터 수험서 들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군대 갔다 온 사람은 알겠지만 군대에서 공부한다는 게 결코 만만하지가 않았다. 하루에 2, 3시간 틈내기도 힘들고 여러 방해요인들이 존재했다. 이러던 중 휴가 중 올드보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다. 15년간 감금 생활을 하는 오대수를 보면서 난 엉뚱하게도 오대수가 거기서 공부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런 식이면 합격 못할 시험이 없을 것 같았다. 결국 2004년 11월 23일 전역 후 내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 공부 프로그램과 공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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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차 준비
마지막 전역 휴가를 나와서 신림동에 방을 구했다. 나는 전역 직후가 수험생활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추천하고 싶다. 일반적인 사회 생활 도중에 수험생활을 시작하기에는 많은 장애가 있을 것이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 선후배를 갑자기 멀리하기도 힘들고 각가지 취미활동도 그만두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역 직후엔 자기만 놀고 싶다는 욕구를 억누를 수 있으면 훨씬 편하게 시작할 수가 있다. 전역일로부터 1차 시험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남짓, 난 좀 특이하게 남들처럼 독서실이나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고 자취방에서만 공부를 했다. 독서실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부담스럽고 아무래도 타인에 대해서도 전혀 신경쓰기 싫었기 때문에 철저히 방에서만 감금생활 비슷하게 생활했다.

외로움과 고립감은 절박함을 더욱 강화 시켜주었다. 주위에 친구나 가족이 있다면 정신적으로 위로도 받고 기댈 수도 있지만 이런 점이 의지를 약하게 하거나 나태해지는데 핑계를 제공할 수도 있다. 먹고 자고 공부만 하는 생활을 한달 쯤 하다 보니 절대적인 공부시간은 확보할 수 있었지만 14시간 이상 똑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건 아무래도 등과 허리에 심각하게 부담을 주었다. 그래서 자고 일어나서 스트레칭과 팔굽혀펴기 등 운동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영어는 솔직히 별도로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예전에 토익을 조금 공부했던 경험에 완전히 의지하고 경제학과 회계학은 군에 있을 때 조금씩 봐두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세법이었다. 개정 세법이 나오면 공부하려고 했으나 하필 그 해 세법이 개정이 연기되면서 2월까지 책이 나오질 않았다.

이때까지 작년 세법개론 대충 한번 읽어 본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2월 한 달은 세법에만 치중해야 했다. 그리고 경영학과 상법은 세법이나 회계학을 풀다가 머리 아프거나 지칠 때 머리 식히는 마음으로 공부했다. 이 당시만 해도 스터디나 학원강의는 있는지도 잘 몰랐고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다행히 집 근처에 우리경영학원이 있었는데 모의고사를 3번 볼 수 있었고 모의고사를 통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2) 1차 당일
1차 당일 컨디션도 좋고 고사장으로 향할 때 자신감도 넘쳤다. 첫 시간 회계학과 경영학, 이해 경영학은 정말 소위 말하는 폭탄이었다. 1차 준비생들은 재무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 경영학이라는 게 워낙 범위도 방대하고 포괄적이라 문제가 어떻게 출제될지 예상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재무관리 개념을 일차 준비 때부터 확실히 잡아 두면 1차 객관식 문제에서 별로 틀릴 여지가 없다.

나 역시 일반 경영학문제에서 정확히 알고 푼 문제가 별로 없었지만 재무관리 부분에서 선전하여 무사히 넘어갔다. 그리고 수험생들에게 경영과 회계, 세법과 경제처럼 두 과목을 같이 볼 때 비교적 계산량이 적은 경제나 경영일반을 먼저 풀 것을 추천하고 싶다. 틀리거나 모르더라도 상대적으로 잃게 되는 시간이 적고 회계나 세법에 강한 수험생들도 과락을 조심해야 하기에 이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세법도 많이 어렵게 나왔지만 경제학이 역시 상대적으로 쉬웠고 상법과 영어도 무난했다. 가채점 전부터 합격을 자신했고 2차 준비에 정신을 쏟을 수 있었다.

(3) 2차 준비
1차가 끝나고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가 이틀간의 휴식을 가졌다. 이차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먼저 학원에서 동차 종합반 강의를 수강했다. 일차 이후에 불안한 마음이나 지쳐서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동차 합격을 하기 위해서 4개월은 정말 부족한 시간이다.

책도 철저히 과목당 한 권씩만 정해서 몇 번이고 완벽하게 본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달간 빡빡하게 진행된 종합반 강의를 듣고 복습만 해도 하루하루가 정말 벅차게 느껴졌다. 특히 세무회계 종합문제를 다루는 건 반복적인 연습이 아니면 정말 불가능하다. 1차도 마찬가지지만 2차 공부는 철저히 손이 해야 하는 것 같다. 4개월간 손에서 물집이 사라진 날이 없었다. 하지만 1차 준비 때와는 달리 매일 헬스클럽도 다니고 학원에서 친구들과 잡담도 조금씩하고 지냈다.

2차 준비는 남들이 하는 것처럼 비교적 정상적인 수험생의 생활이었다.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너무 뼈저리게 느꼈고 그래도 1차는 통과 했다는 것이 마음에 여유를 가지게 했던 탓인 것 같다. 시험 한달 전에 처음 모의고사를 봤을 땐 유예생들과 점수 차이가 꽤 컸다. 동차는 힘들겠단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모의고사를 볼수록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마지막 모의고사점수를 받고 재무회계를 가르쳐 주셨던 강경보 선생님이 "이만하면 실수 좀 해도 붙기는 하겠다" 라고 말해 주셨을 때 정말 올해 끝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차생들 중엔 시간이 부족해 모의고사를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막상 실전에서 중요한 건 하나 두 개 더 아는 것보다 시간 배분과 자신감인 것 같다.

모의고사를 많이 볼수록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할 수 있다. 최소 3번 이상은 모의고사를 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동차생이라 준비기간이 짧아서 안될 거라는 생각을 버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공부로 임한다면 유예준비의 고통은 남의 애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동차생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미리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2차 합격에 꼭 필요한 공부량은 생각만큼 많지 않고 공부기간이 길면 많이 보는 만큼 잊어버리는 것도 많다.

(4) 2차 당일
1차 시험 때와는 달리 엄청난 긴장감에 잠조차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이틀간 치러지는 시험은 심리적으로 체력적으로 많이 부담스러웠다. 첫 교시 재무회계, 결합문제를 포함한 몇 문제에 많이 당황했지만 무난했다. 두 번째 원가관리, 정말 큰 위기였다. 솔직히 문제를 풀다가 울뻔했다. 그리 생소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도저히 그 많은 계산을 시간 내에 다룬다는 게 불가능했다. 정말 과락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2교시가 끝나고 포기해 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정말 수험생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 내가 쉬우면 남들도 쉽다. 문제가 어렵다고, 반도 풀지 못했다고 포기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조금 쉽다고 해서 방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난 실제로 과락이라고 믿었던 원가관리에서 5과목 중에서 제일 고득점을 올렸고 조금 쉽다고 믿은 과목에선 예상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 문제가 아무리 어렵던 아니면 쉽던 중요한 건 남들보다 잘하면 된다는 거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솔직히 시험을 보던 당시에는 나 역시 다른 과목 시험을 보는 중에도 앞에서 망친 것 같은 원가관리 때문에 많이 흔들렸었다. 아무튼 마음을 다잡고 회계감사를 겨우 끝내고 나왔을 때 사실 엄청 절망했었다.

지금까지 보냈던 혹독한 생활이 떠오르면서 이 짓을 일년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 동차생이 유예생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과목은 재무관리랑 원가관리회계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세무회계나 회계감사 같은 과목은 역시 많이 읽어보고 많이 풀어본 사람이 확실히 실력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재무관리나 원가관리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고 그렇기에 원가관리에서의 실패가 더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어차피 내년을 위한 경험이란 생각으로 다음날 시험에 임했다. 세무회계 역시 예상했던 되로 내가 버거웠고 상대적으로 남들이 쉽다고 했던 재무관리도 내게는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더구나 어처구니 없는 것은 재무관리 문제가 내 뜻 되로 풀어지지 않자 답안지에다 문제가 잘못되었다고 적어 버린 것이다. 합격했으니까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정말 바보 같은 짓이었다.

♠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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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전역 후 2004년 6월 2차 시험까지 7개월 남짓,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똑 같은 의미를 주지는 않는다. 어떤 이에게는 7일 같은 7개월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이에겐 7년 같은 7일이 있을 수 있다. 나에게 그 7개월이 7년보다 길었다. 이제 회계사 시험 합격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이 합격으로 많은 게 달라지지 않지만 그래도 나태하게 살아온 내 인생에서 이 경험만은 떳떳하고 자랑스러울 것 같다. 시험 때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오셔서 챙겨주시고 아들 뒷바라지에 모든걸 희생하셨던 부모님과 성질 나쁜 동생 투정 다 받아준 형에게 정말 감사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작할 수 있는 계기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오기를 만들어준 옛 여자친구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요즘 회계사란 직업에 대해 많은 이들이 회의를 가지고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엔 전문직으로서 삶을 살던 아님 보다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한 카드로 이용하던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교재 추천>
솔직히 남들에 비해서 많은 교재를 격어 보지 못해서 좋은 추천은 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1차 준비 때는 객관식 문제를 최대한 다양하게 다루어 보고 2차 준비 중에는 단권화시켜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동차생의 경우 어차피 60%만 맞추자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실제로 해보면 4개월 동안 할 수 있는 양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상법이나 회계감사 같은 약간의 암기성 과목은 딱히 시간을 정해 두지 말고 틈틈이 보는 게 효율적인 것 같다. 암기과목의 특성상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솔직히 시간이 부족하다면 이런 과목을 보는 게 머리 식히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회계학 - 웅지 회계원리, 웅지 중급회계, 강경태 오경수 원가관리회계, 웅지 고급회계, 그 외 다수의 객관식 문제집 경영학 - 정순진 경영학, 김민환 재무관리, 김민환 개관식 재무관리 세법 – 이철제 세법개론, 이철제 객관식 세법 경제학 – 정병렬 경제학 상법 - 오수철 상법 영어 – 별도 교재 없음

재무회계 – 강경보 TOSS 원가회계 – 웅지 원가회계연습 회계감사 - 노준화 회계감사의 이해세무회계 – 최태규 세무회계연습 재무관리 – 김민환 재무관리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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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과 절박함을 끊임없는 노력으로 극복하고/공인회계사	200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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